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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원과 목사고시 사이, 블랙홀에 빠진 장애인신학생들

기사승인 2021.03.01  16: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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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회 장애인 신학생들의 현주소를 묻다 ⑵

▲ 한국교회의 장애인신학생에 대한 인식은 평신도와 교역자 사이 어디쯤이지 않을까 ⓒ권이민수/일러스트

휠체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목회자의 꿈을 포기해야 했던 유진우 씨(관련 기사)의 사례는 장애인이 맞닥뜨려야 하는 목회자의 높은 장벽을 실감하게 했다. 그런데 이는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만의 문제일까? 장애인 목회자후보생은 기장에만 있지 않다. 이미 다른 교단 내에도 장애인 목회자후보생은 존재한다. 또 앞으로도 얼마든지 장애인 목회자후보생이 목회자의 꿈을 안고 교단에 지원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른 교단의 상황은 어떨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내 속한 다른 교단들의 목사 안수 과정과 장애인 목회자후보생들에 대한 지원체계가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는지 등을 19일 알아봤다. 한마디로 신학대학원과 목사고시 사이, 거대한 블랙홀에 갇혀 있는, 또한 평신도와 사역자 사이 어디쯤 방황하는 존재가 장애인신학생들의 신분이었다.

예장통합, 목사고시 응시에는 별무리 없지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이하 예장통합)의 교육훈련 정호영 실장은 에큐메니안과의 통화에서 “고시는 장애인 목회자 후보생의 등급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통합측 고시위원회에서는 장애인 목회자후보생들에게 목사시험 신청 시 장애인증명서를 내게 해서 장애 등급에 따라 시험과 면접을 보는 부분에 미리 준비해서 협조를 하고 있다. 예전에 수어통역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 목회자후보생을 초청해 수어통역사와 함께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한 적이 있다. 또 이번에 지원하시는 한 분이 면접을 컴퓨터를 활용해 진행해야 된다고 해서 그 분을 도울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기장교단의 사례와 같은 경우는 각 노회별로 담당해야 할 부분이다. 목사 안수권은 노회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서로 상이한 각 노회에 장애인 목회자후보생의 수련 과정을 맡기는 것으로 충분한 것일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장로회 통합의 총회헌법 제2장 정치 제16조의 4 목사의 자격과 안수에 따르면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은 목사고시 자격이 주어진다. 목사고시는 교육전도사나 준전임전도사, 전임전도사 이수 기간 중에 통과하면 된다. 이수 기간은 각 교육전도사 4년, 준전임전도사는 3년, 전임전도사는 2년이다. 이수 기간 이후에 목사고시 통과자는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게 된다. 장 실장에 따르면 장애인 목회자후보생은 목사고시를 치르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어도 이수 기간 동안 사역지를 정하는데 있어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제2의 유진우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감리교, 수련목 과정 교회 찾기 어려운 현실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감리교, 감독회장 이철 목사) 선교국 유홍근 목사는 질의응답대신 에큐메니안에 관련 자료를 보냈다. ‘2018 장애인선교주일 자료집’, ‘장애인 등록현황’, ‘감리교 서울연회 마포지방 너와나의교회 자료집’, ‘하나비전교회 장애인선교주일 자료집’, ‘감리교 장애인 선교의 역사와 현황’ 등이었다. 

2018 장애인선교주일 자료집의 경우 4월 셋째 주일을 장애인 선교주일로 정해서 지키고 있는 감리교회들을 위한 자료집이었다. 1989년 NCCK 제38회 총회에서 결의한 장애인주일을 따르기 위한 것이었다. 자료집 안에는 감독회장의 목회서신, 모범설교문, 장애인정책 자료, 장애인선교정책과 자료, 장애인교회와 선교 이야기 등이 담겨있었다. 

2018 장애인선교주일 자료집은 장애인 비하 표현에 대한 주의나 보건복지부의 정책 자료, 비판지점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장애인선교주일을 지키는 교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자료집이 당시 서울연회 감독이던 강승진 목사의 ‘장애를 극복하는 인생’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모범설교문으로 소개하고 있는 점 등에서는 뚜렷한 한계도 보였다. 장애인은 장애를 극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장애를 만드는 것은 장애인이 아닌 장애인을 구분하고,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회다. 그 구조에 대한 이야기가 없이 장애인에게 장애를 극복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엄연한 차별이다. 또한 장애인 평신도 대상 선교 정책과 해외의 현지인 사역자 양성에 대한 이야기는 있어도 장애인 목회자후보생을 위한 제도나 사역은 찾기 어려웠다. 여기서 장애인은 선교적 대상일 수 있지만 목회자는 아니었다.

이는 다른 자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장애인 평신도 대상 특수 교회인 ‘너와나의교회’나 ‘하나비전교회’에 대한 정보가 담긴 자료집의 경우 장애인 목회자후보생에게 하나의 목회적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물론, 장애인 목회자후보생이라고 해서 이 같은 특수 목회만 해야 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차별이 될 수 있다.

감리교 교리와장정 제3장 교역자 제1절 연회회원에 따르면 신학대학원, 혹은 교단에서 인정한 교육을 마친 목회자후보생의 경우 수련목회자 과정을 밟을 수 있다. 수련목회자는 연회준회원이자 전도사를 의미한다. 그렇게 2년의 이수 기간을 완료한 목회자후보생은 드디어 목사고시를 치를 자격을 얻는다. 그 모든 과정을 통과해야 목회자후보생은 파송지를 정해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때 특별히 파송지가 필요한 이유는 감리교의 전통 때문이다. 원래 감리교는 파송제로 감독이 각 교회로 목회자를 파송하는 형태였다. 물론 현재는 각 교회에서 목회자를 구하는 형편이기에 옛날 관습 정도로 남았다. 파송지는 수련목회자로 사역한 교회나 목사 안수를 받고 일할 교회 중 한 곳이 되어 목회자후보생의 목사안수를 담당한다. 여기서 감리교의 목사 안수 과정 역시 다른 교단의 경우처럼 장애인 목회자후보생은 수련목회자 과정이나 파송지를 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수지방회의 한 교회를 추천했을 것”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이하 기하성) 행정부 정경화 팀장은 “현재는 저희 교단에 장애인 목회자나 목회자후보생이 안 계시다. 그렇다보니 구체적인 지원 체계가 있지는 않다“고 했다. 추후라도 목회자를 꿈꾸는 장애인은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그에 맞춰 대안을 만들어주려고 노력은 할 것이다. 하지만 몇 년 동안 그런 분들이 없었다“고 했다. 정 팀장에 따르면 원래 기하성내에 특수지방회라는 지방회가 있었다. 장애인 목회를 하는 목사들이 모인 특수한 지방회였다. 그러나 교단이 분열되면서 특수지방회는 기하성을 빠져나갔다. 정 팀장은 “만약 그런 사례가 있다면 그 분에게는 그 특수지방회의 한 교회를 추천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장애인 목회자나 목사후보생이 나갈 수 있는 사역지는 오직 장애인 목회를 담당하는 교회와 같은 특수하게 분류되는 교회뿐일 걸까? 정 팀장은 “일반 교회에서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다. 장애인 목회자가 개척하는 거면 모를까 일반 성도도 아니고 교역자로 사역하려면 활동도 해야 하니 어렵다. 안 된 말이지만 그런 게(장애인 목회자가 사역하기 어려운 점) 있다.”라고 답했다.

교단의 준비가 없는 것은 아닐지

이번 취재는 다른 취재에 비해 많은 수고가 들었다. 기장 외의 각 교단 총회에 연락을 넣으면 담당 부서가 따로 있다며 담당자를 찾아 이리저리 떠 돌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재미있는 현상을 목격하기도 했다. 재인터뷰가 필요해 며칠 뒤 다시 각 교단 총회에 담당자 연결을 부탁했더니 이번엔 다른 부서, 다른 사람으로 연결된 것이다.

혹시 이는 각 교단이 장애인 목회자후보생이 겪는 어려움들을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만약 기자가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 목회자후보생이었다면 마찬가지로 이 부서 저 부서 떠 돌아다가 매번 다른 부서, 다른 담당자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 않았을까?

또한 기장의 사례처럼 장애인 목회자후보생이 목사안수를 위한 교회를 찾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장애인 특수교회만이 선택지로 주어지는 구조로 보였다. 장애인 목회자후보생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어려움에 대한 문제의식을 교단들의 제도나 정책에서 발견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더 정확하게는 개교회에게 철저하게 맡겨진 목사안수제도는 제도로는 불가능한 개교회 담임목사의 인정에 기대야 하는 난점이 존재한다. 실제 장애인신학생에 관해 편견 없이 부교역자로 청빙하고 싶은 담임목사들이 있지만, 교회 구조, 특히 예배당이 장애인을 위한 편의서실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가 건물에 있거나이나 건축한지 오래된 예배당이나 장애인 특히 휠체어 장애인 사역자의 접근이 불가능해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반면 모든 시설이 갖추어졌음에도 장애인신학생을 청빙하지 않는 교회가 대부분이라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부분이다.

오늘날 교회는 여성, 성소수자, 인종, 장애 등 다양한 인권 문제에 있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인의 특수성에 대한 인정은 물론 동등한 지위를 보장하는 부분에서도 많은 실패를 보였기 때문이다. 유진우 씨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이 사례는 기장의 실패를 보여주는 것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취재를 하며 기자는 각 교단에서 장애인을 어떻게 여기는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개신교에서 장애인은 ‘평신도’이며 ‘선교대상’일 뿐이었다. 각 교단 안에 장애인도 동등한 목회자이자 동료일 수 있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지 않으니 장애인 목회자나 장애인 목회자 후보생은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다.

유진우 씨의 사례는 분명 개신교 전체의 실패다. 이를 기억하며 모든 교단은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장애인 목회자와 장애인 목회자후보생들을 위한 제도와 정책을 넘어 기존 목회자의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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