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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이란 무엇인가?

기사승인 2021.01.19  14: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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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수일 목사와 함께 하는 주제로 읽는 성경 ⑶

이단(異端/Heresy)이라는 말은 헬라어 ‘하이레시스’(Hairesis)에서 유래하는데, 본래 ‘선택된 것’, ‘선택한 행위’ 등을 가리키는 것이었으나, 점차 사상적인 혹은 종교적인 분파, 파당, 집단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본래 중립적인 개념의 성격이 점차 경멸이나 부정의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특히 기독교 신학이 정립되면서 기독교 사상을 파괴하거나 정통에 반대되는 것을 주장하는 사람이나 학파를 지칭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단은 전혀 다른 종교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안에서 정통에 반대되는 다른 신학적 입장을 주장하는 집단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역사적으로 그리스도교는 초대교회 시대의 ‘영지주의(Gnostismus)’, 고대교회 시대의 ‘아리우스파’와 ‘몬타누스파’,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몰몬교)’, ‘여호와의 증인’ 등을 이단으로 규정했는데, 한국교회도 문선명의 통일교, 박태선의 전도관, 귀신론으로 알려진 김기동의 ‘성락침례교회’, 김기동의 영향을 받은 한만영의 ‘부활의 교회’, 이초석의 ‘예수 중심교회’, 최근 코비드-19 확산의 주범으로 찍힌 이만희의 ‘신천지’ 등을 이단종파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단 집단들은 공통의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성경의 교훈과 교회의 교리에 배치되는 것을 진리라고 가르치거나 성경의 권위에 도전하여 새로운 계시를 주장하거나(예를 들면 고대 교회의 몬타누스 파나 현대의 몰몬교 등), 교회가 인정하는 일부 교리를 부정하거나 그 반대로 과도하게 강조합니다(고대의 아리우스주의와 현대의 유니테리언파, 고대의 에비온주의나 현대의 여호와의 증인 등). 그리고 교주를 메시아나 재림주로 신격화하고(몰몬교는 교주 스미스를 멜기세덱의 제사장직을 받은 자로, 통일교나 신천지는 교주 문성명이나 이만희를 재림주로, 천부교는 교주 박태선을 참 하나님으로 믿습니다), 제도적인 교회를 부정하거나 교회의 단일성을 파괴합니다(고대의 도나투스파나 종교개혁 시대의 재세례파, 현대의 몰몬교 등).

이런 이단종파들이 발흥하는 배경에는 여러 사회적 요인들이 작용합니다. 무엇보다 오래된 전통적인 종교들이 부패하고 타락하여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때, 사회적 혼란이 지속될 때, 각종 이단들이 신흥종교형태로 등장한 것이지요. 특별히 급격한 사회 변동과 불안정한 사회 구조로 개인적 불안감이 고조될 때, 이런 분위기에 편승한 임박한 종말의 위기의식을 부추기면서 카리스마적 인물이 등장하여 조직화된 것입니다.

▲ 사도 요한(사진 왼쪽)과 마르시온(오른쪽) ⓒWikipedia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이단들로부터 교회를 지킬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먼저 지성적 신앙을 갖추어야 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이단이 다른 나라보다 더 흥한 것은 일제의 탄압, 분단, 한국전쟁, 근대화, 민주화 등 압축적인 성장과 발전을 빠르게 경험한데서 오는 사회적 불안과 양극화가 그 배경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의 반지성주의도 한 몫 했습니다. ‘오직 믿음’은 공부하지 않는 것을 정당화하면서 지성적 신앙을 경멸하게 했고, ‘오직 은혜’는 비윤리적 삶을 정당화하면서 신앙을 값싼 은혜로 전락시켰고, ‘오직 성서’는 성서문자주의에 빠지게 하고 학문적 신학을 폄훼하게 했습니다.

그러므로 이단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공부와 기도가 같이 가는 지성적인 신앙공동체를 만들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도 주님을 믿는 일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고 온전한 사람이 되어야 우리의 신앙과 인격과 삶이 그리스도에게까지 다다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일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고, 온전한 사람이 되어서, 그리스도의 충만하심의 경지에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우리는 이 이상 더 어린아이로 있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인간의 속임수나, 간교한 술수에 빠져서, 온갖 교훈의 풍조에 흔들리거나, 이리저리 밀려다니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고 살면서, 모든 면에서 자라나서, 머리가 되시는 그리스도에게까지 다다라야 합니다.”(엡 4,13-15).

채수일 목사(경동교회) sooilchai@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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