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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끝에서 다시 부르는 희망가

기사승인 2020.10.23  17: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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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다시 희망 준비위원회’ 개신교 죄책고백과 희망선포의 날 기자회견 개최

▲ ‘2020 다시 희망 준비위원회’가 10월22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개신교 죄책운동과 개혁운동에 박차라를 가하기 시작했다. ⓒ‘2020 다시 희망 준비위원회’ 제공

‘2020 다시 희망 준비위원회’가 10월22일(목) 오전 11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개신교 죄책고백과 희망선포의 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되었다.

‘2020 다시 희망 준비위원회’는 이정배 전 감신대 교수가 제안해 출범한 것으로 이미 지난 10월12일 ‘교회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버리자, 바꾸자, 품자’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진행하기도 했다. 종교개혁주일 503주년을 앞두고 개신교 죄책고백과 희망선포의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먼저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윤인중 목사는 ‘2020 다시 희망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를 소개했다. 박종선 장로(생명평화마당), 정혜민 목사(성교육상담센터 숲), 박성철 교수(교회와사회연구소 대표, 하나세교회), 류장현 교수(한신대), 박제우(기윤실 이사,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 기독직장인), 조헌정 목사(예수살기), 권혁률 장로(NCC언론위원회), 홍성국 목사(목정평 상임의장), 정금교 목사(누가교회) 등으로 공동대표가 구성되었음을 알렸다.

공동대표 소개에 이어 장병기 목사(지금여기교회 목사)가 선언문을 낭독했다. 다시 희망을 찾기 위한 20개의 항목이 담긴 “2020 ‘다시 희망!’ - 절망의 끝에서 다시 ‘신뢰의 그루터기’가 되리라”는 제목의 선언서를 발표하며 개신교 개혁을 촉구했다.

낭독된 선포문에서 ‘2020 다시 희망 준비위원회’는 ‘자연 파괴’, ‘교회세습’, ‘여성안수 거부’ 등의 개신교 병폐와 현실을 비판하며, 개신교가 다시 “‘신뢰의 그루터기’가 되는 그날까지” 20개 항목으로 개신교 개혁을 이루자고 제안했다.

이어 ‘2020 다시 희망 준비위원회’ 준비위원장인 이정배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부끄러운 기독교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사람보다 종교를 강조하고 사람의 생명보다 예배를 강조하는 기독교의 모순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예수 정신마저 왜곡하며 자신들의 제도적인 실상을 유지하고 긍정하는 오늘의 교회의 모습”이며 이러한 기독교의 민낯에 “사람들은 등을 돌렸고 뜻있는 기독교인들은 얼굴을 들 수는 지경이 되었다.”고 개탄했다. 이러한 “기독교는 또 다른 100년을 시작 조차할 수 없는 위기감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새로운 가능성 없이 다시 10년, 20년을 지속하고 끝까지 제도 속에 안주하며 이렇게 갈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언급하며, “이 선언이 작은 운동으로 변화의 물꼬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약속하며 “이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2020 다시 희망 준비위원회’의 출범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마지막으로 김디모데 목사는 “최근 (극우 교회의) 광복절 집회를 통해서 코로나 집단 확산과 같은 반사회적 행태까지 이르게 되었다.”며 “기존 노회, 총회, 지방 회에서 그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제자리였고, 문제해결조차 안 되고 법정에서는 가차 없이 형벌을 받는 목회자들이 교단 재판국에서 솜방망이 처벌을 받거나 무죄를 받거나 아무 이상 없이 목회를 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라고 언급하며 교계 현실을 비판했다.

또한 “기존 개신교계 생태가 이미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잠정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한 것을 그냥 침묵으로 이 시기를 일관하는 것이 아니라 개신교의 잘못을 고백하고, 각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대안을 마련하고 실천해 나가겠다는 뜻에서 2020 다시 희망에 참여하게 되었다.”며 “기독교 정신이 발현될 때까지 함께 참여해 이 운동이 끝까지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다음은 ‘2020 다시 희망 준비위원회’가 발표한 선언서 전문이다.

2020년 “다시 희망!”
- 절망의 끝에서 다시 ‘신뢰의 그루터기’가 되리라 -

3.1 선언을 주도한 지난 100년 역사의 주역, 한국 개신교회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크게 기념했으나 오늘의 험한 모습으로 2020년을 맞을 줄 전혀 상상치 못했다. 인류 역사를 앞뒤로 가른다는 코로나 사태로 이 땅 개신교의 숨겨진 민낯이 온전히 드러난 까닭이다. 자연 파괴의 징조로서 창궐한 바이러스에 책임 질 생각 않고 고작 피해자로 인식하며 정부와 시민, 성도들과 각 세우며 제 살길 찾는 개신교 성직자들 모습이 구차했고 가련했다. 더더욱 전광훈에게 면죄부를 주었고 교회세습을 허용했으며 여성 안수를 거부한 몇몇 개신교단의 총회를 지켜보며 개신교도인 우리는 한국교회에서 미래를 기대할 수 없어 절망하였다.

지금껏 개신교는 2-3백만의 가나안 교인들을 양산했고 신천지를 비롯한 이단의 온상이 되었음에도 죄책고백 전혀 없이 성장과 축복을 강조해왔다. 기후붕괴에 무심한 채 천국신앙만을 전했고 차별과 혐오를 조장했으며 가짜 뉴스의 진원지가 되었고 돈으로 교권을 장악하여 교회 세습까지 성사시켰다. 그렇기에 예배가 목숨보다 중하다 강변하며 ‘교회 밖에 구원 없다’는 교회의 배타적 주장이 참으로 허망하고 공허할 수밖에 없다. 누가 과연 이런 교회가 주는 물에 목말라 하겠는가? 하나님과 교회 그리고 목사를 동체로 여긴 이단(異端)적 구조가 교회의 공공성과 민주주의를 붕괴시켰다. 교파 막론 교회의 70-80%에 이르는 뭇 미자립 ‘작은 교회’와 수백, 수천억을 휘두르는 대형교회가 공존하는 현실은 단연코 반 성서적이다. 복음이 아니라 자본이 지배하는 교회 현실, 곧 공교회성을 망각한 결과라 할 것이다. 따라서 기업화되었으며 정치세력화를 꾀하는 대형교회는 이제 주저앉을 바벨탑이자 허물어 질 성전이 되고 말았다.

이렇듯 개신교의 온갖 병폐로 중증에 처한 교회는 신학 부재, 그 오남용의 썩은 열매를 맺었다. 로마서는 ‘칭의’를 강조했으나 본래 ‘화해’의 책이기도 하다. 하느님의 의(義)로 유대인/이방인, 유대인/기독교인, 이방적 기독교인/유대적 기독교인들 모두가 하나로 엮어지길 꿈꿨던 책이었다. 이를 위해 ‘칭의’도 필요했던 바, ‘그리스도 안의 존재’(Sein in Christo)는 제국 안에 살지만 그와 다른 삶을 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하지만 자본과 짝한 개신교는 세 개의 오직(only) 교리를 크게 오용했다. ‘오직 믿음’이 용서를 빌미로 자본주의 병폐를 묵인했으며 ‘오직 은총’이 욕망 확대와 뜻을 같이 했고 ‘오직 성서’가 이런 행위를 합리화하는 절대적 근거로 사용된 까닭이다. 대면예배 강행 속에서 드러난 성전 절대주의, 성직자 중심주의는 성서 절대주의와 더불어 이런 오남용의 산물이다.

미국 의존적인 정신적 사대주의 역시 오늘날 이런 개신교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라 하겠다. 자칭 보수라 칭하되 극우 기독교를 편들며 인종, 문화 차별을 부추기고 스스로 가짜뉴스 신봉자가 된 트럼프, 그에게 이 땅의 개신교와 보수 정치세력이 편승하고 있다. 자신의 정치입지를 위해 미국을 분열시켰고 세계를 신 냉전체제로 몰아가는 트럼프의 광기를 학습하여 맹종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다. 한국개신교가 키운 정신적 사대주의자들의 실상을 우리는 성조기 휘날리는 광화문 광장에서 여실히 경험했다. 독립을 위해 좌우가 함께 했던 지난한 우리 역사를 부정하고 있으니 통탄스럽다. 교회라는 게토, 한국전쟁으로 야기된 트라우마에 갇혀 북쪽 이념을 악마시한 결과였다. 70년 분단선을 남북 정상이 손잡고 넘나들었던 4.27 사건조차 거부하는 개신교에게 반공주의가 신앙의 다른 이름이 된 것이다. 이렇듯 화해 대신 혐오의 종교가 된 개신교에게 ‘영적 파산’이 선고 되었으니 미래세대에게 개신교는 역사책에서나 발견 될 이름이 될까 두렵다.

교회 밖 세상은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탄식소리(롬8:18-25)로 가득 차 있다. 진실을 밝히려는 세월호 유족들의 외침, 얼굴 달리한 뭇 김용균의 절규, 죽음을 담보한 비정규직, 일용직 노동자의 한숨, 몇 만원 더 벌고자 질주하는 오토바이 인생들의 고통이 우리들 일상이 되었다. 미래를 기대할 수 없는 청년 세대의 좌절, 값싼 노동력으로 내몰리는 여성들의 눈물, 환경을 살려내라 소리치는 차세대 주역들인 청소년의 외침도 우리가 들어야 할 탄식이다. 그러나 지금 교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안식일 (예배)지켜 천국가라는 소리 내뱉는 것이 결코 답일 수 없다. 일(노동)이 없으면 안식도 없는 법이다. 안식일을 지키라 하기 전에 교회는 일(노동)이 있는가를 묻고 염려해야 옳다. 그것이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다는 성서말씀의 본뜻일 것이다.

이제 이런 절망 속에서도 ‘다시 희망’을 찾고자 한다. 소금 맛을 잃었고 빛 됨을 저버렸으나 그래도 우리는 진솔한 죄책고백과 함께 폐허 속에서 새 길을 찾아 걷고 싶다. 2020년 코로나는 문명의 교정자로서 우리 삶을 결코 과거로 되돌리지 않을 것이다. 1990년 JPIC 서울대회가 ‘정의, 평화, 창조질서 보전을 이룰 수 없는 경우 기독교 구원(정신)은 결코 실현된 것이 아니라’ 했던 말도 소환한다. 남북 간 평화체제를 이룰 수 없다면 바울처럼 그렇게 기독교적 구원마저 포기할 생각도 해본다. 개혁을 부정하는 교회, 교단과의 단절내지 결별 역시 우리가 감수해야 될 고통일 것이다. 이제 ‘다른 기독교’를 위해 내쳐졌던 300만 명 가나안 신자들 그리고 수동적 존재였던 평신도- 특히 여성들이 개혁의 동반자이자 주체로 나설 것을 소망한다. 개신교가 다시 ‘신뢰의 그루터기’가 되는 그날까지 이들과 함께 다음 20개 항목으로 개신교 개혁을 제안하고 선포 한다.

1. 교회 건물 줄여 사회적 약자를 구제한다.
2. 세습 불허와 함께 전광훈 류의 개신교와 단절한다.
3. 거짓을 증언하는 일체 행위를 중단한다.
4. 반공주의, 맘몬주의, 성직주의로부터 복음을 해방한다.
5. 목회자들의 영적, 도덕적 불감증에 단호히 대처한다.
6. 포용과 사랑의 힘으로 모든 차별에 저항한다.
7. 분단신학 사죄하고 남북 평화체제를 주도한다.
8. 신학 사대주의 해체하고 주체적 신학교육을 실시한다.
9. 폐쇄적 배타성 허물고 역사, 문화 및 사회와 공존한다.
10. 생활신앙을 위해 ‘흩어지는 교회’ 상을 정립한다.
11. ‘공교회성’을 위해 초교파적으로 연대한다.
12. 기후붕괴 시대를 위한 범 개신교적 비상체제를 가동한다.
13. 성직절대주의 철폐하고 평신도 주체성(지도력)을 인정한다.
14. 남녀동수로 교회와 교단을 민주적으로 운영한다.
15. 교역자 간 임금격차 줄여 계급 차별 해소한다.
16. 미래 세대, 청년들을 위한 교육에 적극 투자한다.
17. 교회 예산의 십일조를 사회에 환원 한다
18. 상속유산의 십일조를 공유경제 위해 기부한다.
19. K-방역에 협조하되 코로나 이후시대를 대비한다.
20. 교회가 개혁을 거부할 시 교회 불복종운동을 시작한다.

이상과 같이 2020년 ‘다시 희망’을 위해 뜻 모아 하나가 된 개신교인들, 그리고 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이름으로 다시 ‘신뢰의 그루터기’ 되고자 개혁의지를 다지며 변화의 능동적 주체가 될 것을 교회와 사회에 천명한다.

2020년 10월 22일
2020 ‘다시희망’ 준비위원회

이채영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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