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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 청년들 성명서 발표, 한국교회 새로운 희망을 위해 묵은 땅을 갈아엎자

기사승인 2020.09.21  16: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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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단 총대들에 권력을 내려놓고 안전한 교회 만들라 한 목소리로 요구

▲ 기독청년들이 각 교단 총회를 앞두고 한국교회 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신효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하성웅 총무)가 21일(월) 오전 11시 ‘한국교회의 개혁과 갱신을 바라는 기독청년’이라는 주제로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청년들은 작금의 한국교회의 위기가 이기적인 권력을 내려놓지 않은 교회 권력층에 있다고 비판하며,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해 민주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먼저 이날 기자회견의 여는 발언을 맡은 EYCK 하성웅 총무는 “왜곡되고 맹목적인 극우 개신교의 탄생에 한국교회 모두가 책임이 있다.”며 “한국교회는 오염된 토양을 갈아엎고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 기독청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강조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백현빈 총무(기독교대한감리회 청년회전국연합회 ) 또한 “최근 청년이 교회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며, “이제는 ‘청년이 교회를 떠난다’가 아니라 ‘청년이 교회를 떠났다’로 느껴진다”고 허탈해했다.

청년들은 이미 교회에 없다

백 총무는 계속해서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개신교인이라는 이유로 직장이나 영업장에서 출입이 거부당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교회에 대한 비난과 조롱이 더해가는데, 기성세대는 대면예배를 강행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혐오을 부추기지 않는 사람들을 힐난한다.”며 “교회 내 기성세대가 작금의 실태를 안일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코로나 이전부터도 교회는 정년들이 안전하게 교회를 다닐 수 없게 만들었다”며, “청년이 교회의 미래”라고 하는 말 속엔 중년 남성의 교단 권력자들의 정치적 도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백 총무는 “한국교회가 이후에도 살기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돌이켜야한다. 교회가 혐오와 차별의 장이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고 포용하는 참되고 안전한 공동체가 되기를 위하여 우리(청년)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라는 말로 발언을 마치며 교회 내 폐쇄적인 구조에 존재하는 기독청년들을 대변했다.

김유미 총무(감리교신학대학교 총여학생회)는 지난 7월 21일 전준구 목사 성폭력 처벌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전 목사를 ”우리 목사님”이라 비호하는 신자들의 폭력성을 고발하며 그의 말을 이어갔다.

김 총무는 “한국교회에서 ‘우리 목사님’은 성폭력을 저지른 후 이것은 하느님이 하신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이고, 홀로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을 노려서 성폭력을 행한 사람이며,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에게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비난하고 안하무인하는 사람”이라며, 최근에 연이어 터지는 목회자 성폭력 문제에 대해 토로했다.

이어 “이것이 전준구 목사 뿐이겠는가? 누가 이런 목사를 만들었는가? 우리 모두가 만들었고 잘못했다”며, 미비한 성폭력 법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교회에 대해 반성을 촉구했다.

김 총무는 마지막으로 “사회의 본이 되기는 커녕 사회의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집단이 되어버린 교회”를 만든 우리 모두의 책임을 말하며, 향후 있을 교단 총회에 “교회가 모두에게 보다 안전한 교회가 되도록 만들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대의성을 잃어버린 교단 총회들에 희망이 없다

임준형 간사(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그동안 한국교회의 권력자들은 고통당하는 이들과 함께 고통을 당하기는 커녕 이웃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놓은 적도, 암울하고 고통시대의 역사 앞에서 그리스도교적 신앙으로 말을 하고 정의를 외친 적도 없으며, 지금은 돈의 노예가 되었고. 언제든 권력 앞에서 생존을 도모했을 뿐”이라며 ”이미 이익집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현재의 한국교회 지도자들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임 간사는 교회가 “곳곳의 고통당하는 사람들은 외면한 채 감염병을 막고자 대면예배를 자제하라는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원인으로 60대 남성 중심의 교단내 의사 결정구조를 꼽았다.

“여성과 청년이 배제된 채, 하나의 권력으로 점철된 교단 총회는 대의성을 잃어버렸다”며 새로운 개혁을 위해서라도 “교회 내의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임 간사는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교회를 망치는 사람들로 인해 브레이크 없이 위기를 향해 달려가는 한국교회를 멈추기 위해서”는 새로움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규칙과 법도 새로운 정치를 말해야 한다”며, 기존 교회 지도자들의 회개와 새로운 교회 개혁을 촉구했다.

주최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 날 발표된 성명서는 각 교단에 공식적으로 보내어, 교단 홈페이지와 교단 신문에 개재를 공식적으로 요구할 예정이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는 1971년 창립되었으며, 현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유관기관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 기독교대한감리회 청년회전국연합회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청년회전국연합회 기독교한국루터회 청년연합회가 연대단체로 있다.

다음은 EYCK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한국교회의 갱신과 개혁을 바라는 기독청년 성명서

한 달 전, 우리 모두는 한국교회의 민낯을 보았습니다. 전광훈과 극우개신교인들의 행태를 말입니다. 이들은 정부와 여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극우정치세력과 결탁하여 광화문집회를 강행했고, 결국 코로나19 재확산의 통로가 되어, 사회적 비난과 질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방역당국의 조치를 방해하고, 정치적 탄압이라 선동하는 등의 반사회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들의 행태는 고스란히 한국사회 안에 전시되었고, 한국교회 전체가 이기적이 고 몰상식한 집단으로 낙인찍혔습니다.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간 한국교회는 뒤늦게 일부집단의 일탈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이것은 무의미한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들을 막무가내 집단으로 만들어낸 것은 한국교회 전체 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는 이들이 극우정치세력과 결탁하여 힘을 키우는 동안, 아 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내뱉는 비이성적이고, 맹목적인 메시지에도 침묵했 습니다.

무책임한 선긋기와 ‘우리 교회는 다르다’라는 비겁한 구호를 멈추십시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성급한 반성도 그만두십시오. 지금 필요한 것은 전광훈과 극우개신교세력을 만들어낸 한국교회의 묵은 땅을 갈아엎는 것입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교회는 위기였습니다. 개인 구원과 자기성장에만 몰두했던 한국교회는 사회적 책임에 관해서는 무감각했습니다. 소수의 집단이 독점한 의사결정구조는 교회와 교단의 부패와 고착화를 낳았고, 덕분에 교회는 세습 과 성추행, 불투명한 재정운용 등 의 도덕적 문제들을 걸러내지 못하는 비상식적인 시스템 으로 전락했습니다.

한국교회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한국교회의 비상식적이고, 왜곡된 신앙이 한국사회 안에 깊이 각인된 지금, 성도들의 이탈은 가속화될 것이며, 세상의 외면을 받을 것입니다. 우리는 결정해야 합니다. 이대로 외면 받고 도태된 채 사그라질 것인지, 진솔한 반성과 함께 묵은 땅을 갈아엎어 다시 이 땅의 희망이 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9월과 10월, 한국교회의 많은 교단들이 향후 교단의 정책과 방향을 결정하는 총회를 개최합니다. 한국교회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교단 총회에 임해야 합니다. 아무런 위기의식 없이 유야무야 넘어서가는 안됩니다. 철저한 자기성찰과 함께, 묵은 땅을 갈 아엎는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행보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에 우리 기독청년들은 한국교회의 갱신과 개혁을 바라는 목소리를 담아 한국교회가 나아 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1. 중장년•남성 중심의 폐쇄적 의사결정구조를 바꾸십시오. 소수의 집단이 독점하는 비민주 적 의사결정구조는 부패를 낳습니다. 여성, 청년, 청장년등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민 주적 의사결정구조를 만드십시오. 이를 위해, 구성원 비율을 법제화 하십시오.

2. 경쟁하는 교회가 아닌 공존하는 교회를 만드십시오. ‘자영업자’라는 비아냥을 받을 정도로 개교회 성장에만 몰두한 것을 회개하십시오. 이제라도 교회 안의 양극화를 극복하고 거룩 한 공교회성을 회복하십시오.

3. 극우세력과 결별하십시오. 이들은 극우적인 메시지로 성도들을 선동하여 맹목적이고 왜곡 된 신앙으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전광훈을 위시한 극우세력과의 관계를 청산하는 총회 결 의문을 채택하십시오.

4. 교회재정을 투명하게 운용하십시오. 성도들의 헌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며, 불투명한 방식으로 남용되고 있습니다. 재정사용 정관을 마련하고, 교회재정 예결 산을 성도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십시오.

5. 환대와 사랑의 교회 공동체를 만드십시오. 교회는 차별과 혐오의 공간이 아닙니다. 차별 과 혐오의 설교를 멈추고, 환대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십시오. 그래서 누구도 불편해하 지 않는 교회 공동체를 만드십시오.

6. 교회 안 성폭력 문제에 침묵하지 마십시오. 성폭력을 저지른 목회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 하십시오. 교회 안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전문단체와 협약을 맺고, 자문을 구 하십시오.

7. 세습하지 마십시오. 교회는 사유화할 수 없습니다. 세습방지법이 없는 교단은 시급히 법 을 제정하십시오. 법이 있다 하더라도, 꼼수를 써서 세습하는 일도 그만두십시오. 이미 세 습했다면 이제라도 회개하고 돌이키십시오.

8. 무분별한 교회건축을 멈추십시오. 교회는 건물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 랑하는 성도들의 모임이 교회입니다. 교회건축에 몰두하지 말고, 가까이 있는 이웃을 사 랑하는 일에 더 힘쓰십시오.

9. 기복신앙에서 탈피하십시오. 기독교신앙의 목표는 성공이 아닙니다. 부를 축적하는 것도 아닙니다. 조건 없는 사랑의 실천과 봉사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이루며, 생명과 평화를 이루는 참 신앙을 추구하십시오.

10. 녹색교회가 되십시오. 온 피조세계가 기후재앙이라는 커다란 낭떠러지로 내달리고 있습 니다. 기후위기를 초래한 욕망의 삶을 회개하고, 환경실천에 앞장서 창조세계를 온전히 돌보는 사명을 감당하십시오.

한국교회는 존망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부디 개혁과 갱신을 바라는 기독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으십시오. 실질적인 대안을 만드십시오. 구체적인 행보를 보여주십시오. 우리 기독청년들 은 한국교회가 묵은 땅을 갈아엎고, 다시 이 땅의 희망으로 바로 설 때까지, 지속적으로 목 소리를 낼 것이며,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2020년 9월 21일
한국교회의 개혁과 갱신을 바라는 기독청년 단체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
기독교대한감리회 청년회전 국연합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
기독교한국루터회 청년연합회

이신효 shinhyo1005@gmail.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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