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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배제되지 않은 재난지원금이 되기를

기사승인 2020.09.13  17: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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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색한 정부, 쪼잔한 여당

▲ 2차 재난지원금이 추석 전에 지급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하지만 지급 범위에 있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1차 때와는 달리 범위가 한정되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우리사회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비대면 생활방식이다. 학교도 교실이 아닌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고, 회의도 온라인으로 하는 등 그동안 대면방식이 당연시 되었던 것들이 비대면 방식으로 바뀌면서 지금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새로운 생활방식에 적응해 가느라 애쓰고 있다. 이런 생활방식의 변화와 함께 우리는 또 한 가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국가의 혜택을 경험하기도 했다. 바로 전 국민 재난지원금(재난기본소득)이다.

우리사회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은 그리 길지 않다. 처음 사회당을 비롯한 소수 정당에서 기본소득제 도입을 주장할 때만 하더라도 보편적 복지국가 실현을 위해서는 이상적인 주장이지만 천문학적인 재원마련 등으로 인해 누구도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저 세상물정 모르는 무책임한 이상주의자들의 주장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의 청년수당,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청년배당 등으로 선택적, 실험적으로 실시되다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에서 지난해부터 기본소득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정치적, 대중적 담론으로 형성 되어가고 있다. 여기에다 기본소득 운동을 꾸준히 펼쳐온 기본소득네트워크가 지난 21대 총선에서 기본소득당을 창당하여 1명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당선시키면서 사회 정치적 이슈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소득제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 진보진영에서도 기본소득제가 자칫 국가의 기능을 축소시키고, 복지제도를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는 일부 기본소득제 주장이 소위 시장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국가의 기능을 축소하자는 경찰국가론을 주장하는 보수주의자들이 기본소득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아직은 우리사회에서 기본소득제가 어떤 형태로 실험되고, 실현될지 모른다. 다만 처음 기본소득이란 말을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뜬금없는 소리처럼 들렸지만 지금은 어쩌면 실현가능한 사회정책으로 여겨지는 것은 그만큼 기본소득에 대한 이해와 재난지원금을 통한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처음으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란 재난기본소득을 경험했다. 그것이 정부 여당의 총선용 정책이었을지라도 우리사회가 처음 경험한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지급한 최초의 국가 지원금이었던 것이다. 비록 기본소득의 원칙인 개인지급, 현금지급, 보편적 지급, 무차별적 지급에서 개인지급이 아닌 가구별 지급이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번 2차 재난지원금은 1차 때와는 달리 전 국민이 아닌 선별적으로 지급하겠다고 한다. 이유는 단 한 가지 1차 따와 같이 전 국민에게 지급하면 국가부채가 많이 늘어나기에 국가채무를 줄이기 위해서란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피해가 가장 큰 계층과 업종에 맞춤형으로 두텁게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쪼잔하고 인색하기 짝이 없는 정부와 여당이란 말인가? 기왕지사 모두에게 주면 주고도 욕은 먹지 않을텐데... 당장 어느 업종이 더 큰 피해를 보았고, 어느 계층이 더 힘들다는 것인가? 정부의 2차 지급 발표가 나오자마자 여기저기에서 잡음이 들린다.

사회복지에서 공정성(형평성)을 이야기 할 때 종종 등장하는 이야기의 종류 중 하나가 한 달 굶은 나이가 많은 어르신, 열흘 굶은 젊은 청년, 일주일 굶은 장애를 가진 사람, 삼일 굶은 어린아이 등 네 사람이 있는데, 여덟 쪽 짜리 피자 한판을 어떻게 나누는 것이 공정하냐, 형평성이 맞느냐는 것이다. 모두에게 2쪽씩 똑같이 나눠준다면 정말 공평한 것일까? 그렇지 않고 상황과 처지에 따라 차등을 둔다면 그것은 공평할까? 이는 우리가 쉽게 빠지는 공정성, 형평성의 딜레마이다.

그러기에 우선 누구도 소외됨이 없이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그래도 형평성의 딜레마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완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재명지사도 이번 정부의 2차 재난지원금 선별지급에 대해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백성은 가난보다 불공정에 분노한다.”는 말로 우회적으로 전 국민에게 지급할 것을 원했다.

국가부채가 늘어나면 증세를 하면 된다. 세금이 국민 정서에 맞게 제대로 쓰인다면 증세를 하더라도 크게 저항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사회는 세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는다는 정서가 팽배하다. 그렇다보니 증세에 대한 저항이 거센 것이다. 세금이 공정한 사회, 보편적 복지국가를 위해 잘 쓰인다고 수긍되면 증세를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쪼잔하게 찔끔 주고 생색내기 보다는 통 크게 지급하고 국민에게 증세를 설득하는 것이 훨씬 쉬울 것이다. 다시 한 번 촉구한다. 당장 2차 재난지원금을 1차 때와 같이 전 국민에게 지급하길 바란다.

원용철 목사(대전 벧엘의집) bethelhouse5255@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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