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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다시 니느웨로

기사승인 2020.07.12  16: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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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그때 내가 말했습니다. 나는 당신 눈 앞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래도 나는 또 당신의 성전을 바라보겠습니다.(요나 2,4)

요나는 단지 하나님의 명령을 피해 도망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하나님 앞에서 도망쳤습니다. 그는 그 뜻이 실현되는 것을 견딜 수 없이 싫어서 이를 막기 위해 숨으려고 했습니다. 바다에 자신을 던지라고 한 것도 거센 파도를 잠잠케 하려는 시도이지만 동시에 그것은 죽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막으려는 항거행위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놓아주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그 앞에서 도망치는 그를 찾아내셨고 죽으려는 그를 살게 하셨습니다. 두 의지가 이렇게 충돌했습니다.

그는 지금 물고기 뱃속에 있습니다. 죽음에 직면한 그는 거기서 비로서 야훼를 부릅니다. 그런데 그의 기도는 참회의 기도가 아니고, 그의 실제와 표면적으로 일치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자기를 바다에 던진 자가 하나님이라고 하며 야훼의 눈 앞에서 자신이 쫓겨났다고 합니다. 원치 않는 일을 그에게 맡기고 거센 풍랑을 일으켜 바다에 던져지도록 하신 분이 하나님이기에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그는 자신에게 잘못이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도 잘못을 추궁하는 모습은 아닙니다.

그와 같은 그의 태도를 보면 지금 그의 기도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가 지금 물고기 뱃속에 갇힌 상태를  하나님 눈 앞에서 쫓겨난 것으로 여긴다 해도 그는 이 사태의 원인이었던 니느웨 심판 선언 거부를 취소할 마음이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서도 이럴 수 있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는 자신이 하나님을 버린 것이 아님을 보이기 위해 계속 하나님의 성전을 사모한다고 말할 뿐입니다. 그 옛날 성전이 완성되었을 때 솔로몬이 하나님께 드린 기도의 내용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든 성전을 향해 기도하면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 들어달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성소가 마치 기도를 중보하는 듯이 보입니다.

요나가 솔로몬의 이 기도를 기억한 것일까요? 성전을 바라보며 기도했던 요나는 그의 부르짖음이 하나님께 도달했고 하나님의 성전에 이르렀다고 고백합니다(7절). 하나님께서 죽음의 자리인 스올의 뱃속에서 요나를 끌어올리셨고, 그가 도망치려 했던 그 자리에 그를 다시 세우시고 또 명령하십니다. 니느웨로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라.

요나는 달라지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갑니다. 하나님은 그의 뜻을 거부한 요나도 죄로 물든 니느웨도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신 것도 조금은 이해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그와 같은 은총 가운데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얻는 오늘이기를. 하나님의 뜻에 우리의 뜻을 일치시킴으로써 행복해지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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