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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단은 성소수자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재판대에 세울 수 없다”

기사승인 2020.07.07  1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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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제일교회 호소문 발표, 이동환 목사 죄 없다 강조

“사회적 재난으로 불안과 혐오가 넘실대는 이 때에, 사랑과 축복으로 연결된 교회 공동체마저 파괴하려는 종교재판은 우리를 더욱 두렵게 합니다. 성소수자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이동환 목사에게 정직, 면직, 출교 조치를 한다면 우리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합니까?”

지난해 8월 인천에서 열렸던 퀴어축제에서 성소수자들을 위해 축복기도를 베풀었다는 이유로 기독교대한감리회 경기연회 재판위원회에 기소되어 재판에 회부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이동환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수원 영광제일교회가 호소문을 발표한 이유이다.

영광제일교회는 이어 “성소수자를 축복한 이동환 목사와 우리는 죄가 없다.”며 “그와 우리가 한 일은 마땅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성소수자를 축복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라며 “성소수자를 하나님의 축복에서 제외하는  교단이 죄를 범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영광제일교회는 계속해서 “(감리)교단은 성소수자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재판대에 세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동환 목사의 재판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처를 받은 성소수자들을 향해 “당신의 존재가 축복의 걸림돌이 될 수 없다고. 축복은 모든 이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하나님은 당신에게 충만한 복을 빌어주실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영광제일교회가 발표한 호소문 전문이다.

▲ 수원 영광제일교회 교우들이 주일 공동식사를 함께 하고 있다. ⓒ영광제일교회 제공

영광제일교회는 안전하고 평등한 축복의 공동체입니다

영광제일교회(이동환 담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있습니다. 20대 청년부터 60대 집사님까지. 연령만큼이나 교회에 다니는 사연도 다양합니다. 전도를 통해서 교회에 나오는 사람,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교회에 나오는 사람, 교회를 전전하다 정착한 사람, 이전 교회에서 상처를 받고 떠나온 사람. 여느 교회와 다름없는 평범한 교회입니다.

이 중에는 성소수자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그가 성소수자임을 알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지난 뒤에 그가 한명 한명에게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도 교인들이 이해해주고 감싸줄 거라는 관계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낯설어하는 사람은 있었지만, 비난하거나 정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가 성소수자라고 해서 우리가 원래 알던 사람과 달라지는 것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거룩한 친교의 공간입니다. 거룩한 친교는 두려움 없이 자신을 드러낼 수 있고 한명의 인간으로 존중받을 수 있을 때 가능합니다. 안전함과 존엄함 없이는 공동체에서 거룩한 친교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영광제일교회는 누구나 안전하고 존엄한 공동체를 추구하고 일궈가고자 했습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의 몸된 거룩한 성체인 교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동환 목사의 재판 회부 소식을 듣고 암담함을 느꼈습니다. 성소수자에게 축복기도를 한 것이 죄가 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매주 교회에서 서로를 향해 축복합니다.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축복에서 제외될 수 없습니다. 축복은 차별 없는 하나님의 사랑이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모든 존재가 축복의 대상입니다. 축복의 대상을 구분 짓고 경계하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우리에게 영광제일교회는 안전하고 평등한 교회 공동체입니다. 성소수자 교인이 가장 안전하게 느끼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교단은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목사를 내쫓고, 교회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재난으로 불안과 혐오가 넘실대는 이 때에, 사랑과 축복으로 연결된 교회 공동체마저 파괴하려는 종교재판은 우리를 더욱 두렵게 합니다. 성소수자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이동환 목사에게 정직, 면직, 출교 조치를 한다면 우리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합니까?

만약에 지금 예수님이 오신다면 어떻게 하실까요? 가장 연약한 이들의 손을 잡아주시고 그들이 옷자락을 잡으면 외면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가장 소외된 곳에 있는 이들을 외면한다면 교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마 25:40)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교회는 세상 모든 약한 이들을 향해 축복할 의무가 있습니다. 소수자들이 하나님과 맺고 있는 관계를 교회가 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그들과 함께 예배하며 서로를 위해 축복할 것입니다.

성소수자를 축복한 이동환 목사와 우리는 죄가 없습니다. 그와 우리가 한 일은 마땅한 일입니다. 성소수자를 축복하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성소수자를 하나님의 축복에서 제외하는  교단이 죄를 범하는 것입니다. 교단은 성소수자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재판대에 세울 수 없습니다. 더불어 이 일로 존재를 부정당하는 상처와 아픔을 느꼈을 성소수자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존재가 축복의 걸림돌이 될 수 없다고. 축복은 모든 이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하나님은 당신에게 충만한 복을 빌어주실 것이라고!

2020년 7월 4일
기독교대한감리회 영광제일교회 성도 일동

이정훈 typology@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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