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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이 대북전단지에 분노하는 이유

기사승인 2020.06.12  17: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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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급투고> 대북전단지 살포 무엇이 문제일까

대북 전단 공격, 무엇이 문제인가요?_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공격은 북한 전체 인민에 대한 공격

최근 남한 탈북자 단체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대북 전단 공격을 감행하는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여기서 ‘공격’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대북 전단을 통한 공격을 대북 확성기 등을 통한 공격과 함께 현대 심리전의 일환으로 간주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 남과 북이 공히 인정하고 있다는 것은 남북 군사합의문에 상호 비방에 관한 조항이 있다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번 공격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공격이라는 것은 대북 전단에 실려 있는 비방의 내용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나는 원래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그것을 못 본 척 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는 내용이 담긴 담화문을 발표하며 대남 관계를 적대 관계로 전환하는 조치를 예고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남과 북의 모든 통신연락선이 끊어진 상태이며, 개성의 남북 연락사무소 폐쇄를 시작으로 ‘적대 조치’가 진행될 것이 예상됩니다. 지난 4.27 남북공동선언의 감격을 돌이켜 볼 때, 참으로 참담한 심정입니다.

그런데, 남의 한 국회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로써 기분 나쁜 건 대북 삐라 가지고 화를 버럭버럭 내면서 저러나”라며, “종이떼기 몇 개 날아간다고 북한 체제가 흔들리면 그 체제를 반성하셔야 된다. 오히려 북한 내부에 대해 반성해야 할 타임 아니냐”라고 언급하였습니다. 현재 북에서는 각 시 도에서 대규모 규탄집회가 속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남과 북의 이 극명한 인식의 차이가 오늘의 위기를 불러오고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 며칠 전 한 대북단체에서 살포 대북전단지

그러면 오늘의 위기를 초래하고 내일의 파국을 불러올 수도 있는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어디에서부터 비롯된 것일까요? 그리고, 어디에서부터 우리가 이해를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상대와의 오해와 적대를 해소하고 평화와 통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저는 남의 ‘시민’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지위’를 제대로 이해해야 북의 전체 ‘인민’들의 분노를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상대의 분노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제대로 사과하기 위한 필수 전제가 됩니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지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북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공식 ‘직함’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조선로동당 위원장, 둘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셋째,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입니다. 즉, 김정은 위원장은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 수반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직함은 김정은 위원장의 세 가지 ‘직책’을 말해주는 이름일 뿐, 김정은 위원장의 진정한 ‘지위’는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수령’이라는 지위입니다.

북의 김정은 위원장은 북의 ‘전체 인민’의 ‘수령’입니다. 북의 김정은 위원장이 ‘전체 인민의 수령’이 된 것은 당과 국가, 군대의 ‘수반’이 되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의 전체 인민의 ‘수령’으로 추대되었기에, 당과 국가, 군대의 ‘수반’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남과 북의 체제의 차이 중 가장 많은 차이가 나는 지점에 북의 수령제도입니다. 북의 수령제도와 유사한 제도는 남에는 아예 없기에, 비교해서 이해하는 것이 어려우며, 쉬운 대로 남의 정치제도를 유추해서 넘겨 짚다보면 반드시 오해가 생깁니다. 앞에서 언급한 한 국회의원의 인터뷰 발언이 이러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러면, 왜 ‘수령’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개인적인 모독’에 대해, 북의 ‘전체 인민’들은 이리도 격분하면서 마치 자신들이 모독당한 것처럼 부글거리고 있는 것일까요? 이 분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남의 ‘시민’들이 북의 ‘인민’들이 생각하는 전체 인민의 ‘수령’이라는 ‘지위’를 이해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북 체제에서의 ‘수령’과 ‘인민’은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령’ 김정은 위원장은 ‘개인’이 아닙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수령’은 ‘개인’이 아닙니다. 그러하기에, 북의 ‘인민’들은 ‘수령’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모독을 김정은 위원장 일 개인에 대한 모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전체 조선인민’들에 대한 모독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확히 표현하면, 전체 조선인민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모독에 대해, ‘자신들의 일처럼’ 분노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일이라서’ 분노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의 인민들은 자신들을 ‘역사의 주체’인 ‘인민대중’으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수령’에 대해서는, 인민대중의 한 성원인 개인이 아니라, 인민을 역사의 자주적인 주체로 만드는 특수한 부분, 인민대중의 ‘최고뇌수’의 지위를 차지하고 인민대중의 자주적이며 창조적인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부분으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수령이 인민대중과 혈연적으로 결합되어 있으며, 인민대중을 떠난 수령을 생각할 수 없듯이, 수령을 떠난 인민대중도 생각할 수 없다는 ‘수령이해’ 혹은 ‘수령고백’을 남의 ‘시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한, 북의 ‘인민’들의 분노를 헤아리기는 힘들 것입니다.

남의 대통령은 개인입니다. 동시에 공인이기도 합니다. 그가 공인이 되는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책을 맡고 있어서입니다. 그가 공인이라고 해서 그가 개인이라는 사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며, 그 직책을 그만두면 더 이상 공인이 아니게 됩니다. 그리고 개인이 맡고 있는 공인의 자리는 그 탄핵과 같은 유고 발생 시에 다른 개인으로 교체될 수 있습니다. 우리 남의 촛불시민들은 그 역사를 만들어온 증인들입니다. 남의 대통령은 개인이지만, 그가 공인이기도 하기에, 재임 시에 국가원수를 모독하는 것은 일정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게 됩니다. 개인주의에 기초하여 국가수반을 개인으로 간주하는 남에서도 그럴진대, 집단주의에 기초하여 ‘수령’을 ‘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뇌수’이자, ‘자주적인 생명력의 중심’으로 고백하며, 자기 수령을 자기 목숨보다 소중하게 믿고 따르는 북의 인민들의 마음에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대북 전단 공격 사건’이 어떠한 파장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 사태가 어떠한 파국으로 치닫게 될 지에 대해서는 반드시 역지사지의 입장으로 진중하게 되새겨보고, 당국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여야 할 것입니다.

정대일 연구실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jungsc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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