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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더 근원적인 인권 담론으로 돌아가라

기사승인 2020.05.23  17: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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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인식 NCCK인권센터 이사장을 만나다

박정희 정권이 쿠데타에 성공하며 시작된 지리한 한국사회의 군사독재정권은 표면적으로 1993년에 막이 내렸다. 박정희 정권 이전 이승만·윤보선 정권 또한 부정부패로 얼룩져 국민들의 저항을 불러 일으켰고 급기야 4·19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은 비참하게 끝이 났다. 이어진 윤보선 정권의 지리멸렬함이 결국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에게 길을 터준 셈이었다.

인권, 한국교회의 여전한 화두

하지만 87년 6월 민중항쟁이라는 제도적 민주화를 성취하는 거대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통해 급격한 시민사회의 성장을 이루어냈고, 그 한계가 명확했지만 93년 민주화운동의 큰 인물이었던 김영삼 씨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본격적인 민주정부가 들어서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야말로 한국사회는 곳곳에서 민주화 담론이 꽃피고 인권의 신장을 위해 전력을 다해갔다.

이를 계기로 한국교회 진보진영은 이를 계기로 점차 쇠락의 길로 접어든 것으로 회자된다. 시민사회의 급격한 성장은 역설적으로 더 이상 교회의 역할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고 그들 스스로가 담론을 개발하고 역량을 키우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동어반복적인 이야기이지만 교회는 그렇게 그 자리에서 멈추는 것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한국교회 진보진영의 인권 담론은 여전히 한국사회가 인지하지 못한 부분들을 지적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제국주의 시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여성들의 이야기를 복원시키고 이들의 인권을 위해 동분서주 했고 그 당시 정대협, 지금의 정의연을 출범시키게 되었다. 또한 외국인노동자들의 인권문제를 직시하고 1992년 11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중심으로 ‘한국교회 외국인 노동자선교위원회’를 설립해 의료지원팀을 구성하고 매주일 각 교회에서 무료 진료와 상담을 시작했다.

여타 다른 부분에서는 교회의 역할의 축소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지만 인권 분야에서의 역할은 여전히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에 기여한 가장 큰 부분이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바로 이 중심에 지금의 NCCK인권센터(소장 박승렬 목사)가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이름과 규모를 한정되었지만 그 역사와 전통은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인권담론, 더 근원적인 것을 추구해야

이러한 NCCK인권센터가 또 한 번 변화의 기운을 보이고 있다. 그간 NCCK인권센터 3대 이사장으로 활동해 왔던 김성복 목사(기감)에 이어 4대 이사장으로 홍인식 목사(예장 통합)가 취임했다. 에큐메니안 지면을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되기도 했던 홍인식 목사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 NCCK인권센터 4대 이사장을 맡게 된 예장 통합 소속 순천중앙교회 홍인식 목사 ⓒ이정훈

홍 목사는 그 자신을 부모님을 따라 라틴아메리카로 이민 가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한 이민 1.5세대라고 소개했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해방신학의 본고장에서 신학을 마무리하고 여러 대학에서 해방신학을 가르치기도 한 해방신학 전문가이기도 하다. 아직도 해방신학이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면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중대형 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는 그야말로 특수한 경우이다.

이런 홍 목사가 바라보는 인권은 무엇일까 그리고 한국교회가 여전히 인권 분야에서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해 홍 목사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시민사회가 인권에 대해서 제도적이고 구조적인 면과 사회정치경제적인 면에서 접근이 이루어진다고 한다면 교회에서는 인권에 대한 신학적 접근을 강화함으로서 시민사회가 간과할 수 있는 보다 근원적인 차원에서 공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갖고 있는 천부적 그리고 신적인 존엄성에 대한 신학적 접근은 보다 새롭고 본질적인 의미에서의 인권을 강조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인권사역은 시민 사회가 볼 수 없는 신학적인 해석과 접근 방법을 제공해 주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봅니다.

시민사회 인권 담론을 더 깊은 차원에서 보완해 줄 수 있다는 언급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인권 활동가들과 지속적인 대화와 성찰이 필요하다.”고 홍 목사는 역설했다. 교회와 시민사회 인권 운동과 담론과의 보완을 지적한 것이다.

성소수자 인권 옹호를 빨갱이로 몰아부치는 것은 무의미

이와 더불어 현재 한국사회와 한국교회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여전히 한국교회가 뒤쳐져 있는 부분이었고 언급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렇기에 홍 목사의 답변이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홍 목사의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답변은 놀라웠다.

홍 목사는 한국사회와 한국교회가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 있어 대립 양상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세 가지 점을 지적했다. ▲ 교회의 방어적인 태도, ▲ 한국 교회의 총체적인 신학적 전문성의 결여, ▲ 정치적 이해 등을 꼽았다. 특히 한국교회가 성소수자 인권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소위 빨갱이로 비난하는 점에 대해 홍 목사의 경험담은 생소한 것이었다.

즉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에서의 경험이었다. “의외로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에서는 성소수자들의 인권이 전혀 보장 받지 못하고 있었고 오히려 성소수자들을 타락한 자본주의의 결과라고 비난하면서 박해하는 모습을 직접 경험”했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교회 주류가 성소수자 인권을 외치는 진보적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색깔론적 공세는 전혀 의미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한 부분이었다.

현장 목회자들과 간극 좁히기가 관건

그럼에도 여전히 인권 부분에서는 한국교회 주류와는 간격이 크다. 이러한 간극을 좁히는 것이 NCCK인권센터의 역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러한 간극 메우기에 대해 홍 목사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간단하게 말씀 드릴 수는 없겠지만 일단은 현장 목회자들과의 꾸준한 대화의 광장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인권센터가 세미나 혹은 강좌를 마련해 놓고 와달라는 형식이 아니라 찾아가는 형식의 대화와 토론 학습의 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인력과 재정 투입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연구하고 신속하세 실천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성소수자 인권과 차별금지법등 한국 보수 교회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분야에서 인권센터는 방어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서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현장 교회와 그리고 교인들과 만남을 시도해 보아야 합니다. 특히 성소수자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의학적, 사회학적, 신학적, 성서적 그리고 목회적 접근과 해석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야 할 것입니다.

길고도 지난한 길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가 갖추어야 할 인권의식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홍 목사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의 실천적 행위에 대하여 보다 더 깊은 관심을 가질 것을 제안합니다. 사회적 편견, 전통 그리고 교회 내에서 형성된 폐쇄적인 문화에만 경도되어 그것만을 의지하지 말고 진짜 성경으로 돌아올 것을 제안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성경이 근본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하나님의 사랑의 측면에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기도하며 묵상해 볼 것을 강력히 제안합니다. 두 번째는 사회과학을 비롯한 과학적 전문가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라고 제안합니다, 과학적 전문 지식은 분명히 하나님이 인간에게 허락하신 신적인 능력인 이성에 의하여 이룩한 성과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과학전문지식을 존중할 것을 제의합니다. 몇몇 극단적인 전문가들의 의견만 듣지 말고 일반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과학의 소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성소수자의 인권 문제에 있어서도 전향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홍인식 NCCK인권센터 이사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홍인식 NCCK인권센터 이사장은 한국교회 주류가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을 옹호하는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공산주의자로 매도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정훈

▲ 먼저 NCCK인권센터 이사장에 취임하신 걸 축하드립니다. 저희 에큐메니안 지면을 통해 몇 차례 목사님의 목회 활동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지만 자기소개, NCCK인권센터 이사장에 취임하신 소감과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순천 중앙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는 홍인식 목사입니다. 청소년 시절 라틴아메리카 파라과이로 부모님을 따라 이민 가서 그곳에서 고등학교와 대학 공부를 하고 한국으로 일시 귀국하여 장로회 신학대학원에서  신학 공부를 하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에서 안수 받은 이민 1.5세대 목사입니다.

이번에 NCCK인권센터 이사장으로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한국 사회에서 헌신한 인권센터의 이사장을 맡게 되어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무엇보다도 헌신하신 수많은 분들의 노고와 희생이 제대로 조명 받을 수 있고 또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회에서 NCCK인권센터가 교회의 사역의 인권 분야에 있어서 중심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센터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승렬 소장님과 김민지 목사님을 잘 도와서 활동가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 제도적 그리고 재정적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소위 1987년 이전의 인권 담론과 그 이후 인권 담론이 많이 변화되었다고들 합니다. 그리고 시민사회의 역량이 커지기도 해서 더 이상 교회라는 울타리가 필요없어졌다고 합니다. 이러한 담론 지형의 변화에 대한 목사님의 시각을 듣고 싶습니다.

1987년 이후 한국 사회가 점차 시민사회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그 이후 시민사회에서의  교회의 역할과 기능은 어찌 보면 당연하게 축소되어 왔음은 이미 주지의 사실입니다. 인권 분야뿐만 아니라 교육, 복지 등의 분야에서도 교회의 위상은 축소되어 왔습니다. 저는 더 이상 한국 사회가 교회의 역할을 필요로 하지도 않고 기대도 하지 않는 것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에서  교회 무용론은 더욱 더 힘을 받고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위기 상황에서 위기극복을 위한 과정에서 교회가 한 일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향 속에서 인권분야 사역에 있어서도 교회 무용론은 당연히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분명히 교회가 기능을 발휘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사회가 인권에 대해서 제도적이고 구조적인 면과 사회정치경제적인 면에서 접근이 이루어진다고 한다면 교회에서는 인권에 대한 신학적 접근을 강화함으로서 시민사회가 간과할 수 있는 보다 근원적인 차원에서 공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갖고 있는 천부적 그리고 신적인 존엄성에 대한 신학적 접근은 보다 새롭고 본질적인 의미에서의 인권을 강조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인권사역은 시민 사회가 볼 수 없는 신학적인 해석과 접근 방법을 제공해 주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앞으로 인권 활동가들과 지속적인 대화와 성찰이 필요합니다. 

▲ 2000년대 들어 또 한 번 인권담론이 크게 확장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 담론이 한국 사회에 급격하게 대두되었습니다. 사회적으로는 당연한 현상이지만 한국교회는 여전히 대결 국면에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성소수자 인권 담론에 인색한 이유를 무엇으로 보시는지요.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포용과 자비, 너그러움 그리고 품어줌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기독교가 혐오중심적인 배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말 슬픈 일입니다. 보잘 것 없는 낮은 사람들과 그리고 주류사회로부터 죄인(?)으로 취급받고 있었던 사람들과 한 식탁에서 먹고 마셨던 예수님의 삶을 무의미하고 무색하게 만드는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배타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저는 목회 현장을 통하여 볼 수 있었던 경험으로부터 생각한 이유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는 교회의 방어적인 태도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저는 시민사회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교회의 역할과 기능 그리고 위상이 점차 약회되어지는 것은 사회발전의 당연한 과정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하여 교회의 성장세는 둔화되었습니다. 교회의 대 사회적 영향력도 상당부분 감소됩니다. 이에 반하여 사회의 교회에 대한 비판의 소리는 높아져 갑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교회 지도자들은 방어적 태도를 보이게 됩니다. 자신들의 과거의 위상을 지켜내기 위함입니다. 내부의 문제를 성찰하기 이전에 외부 세력에 대한 방어와 공격적 태도로 자신들을 지켜나가려고 합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이러한 모습은 강화되었고 따라서 교회를 공격하는 외부의 세력들을 상정하기 시작합니다. 외부의 적은 여러 대상들이 선정되었는데 최근에는 지금까지 상정되었던 모든 외부의 적들을 종합하는 개념으로 ‘동성애를 비롯한 성소수자’가 대두되었다고 봅니다. ‘성소수자’는 지금까지 등장하였던 공산주의, 좌파, 친북, 마르크스 등이 총망라되어 상정된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한국 교회의 총체적인 신학적 전문성의 결여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에서 우리는 전문인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배웠습니다. 결국 코로나19 위기를 상당부분 벗어나게 하였던 것은 무엇보다도 전문적인 접근과 대체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한 정부의 적절한 정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교회는 어떻습니까? 한국 교회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전문적인 신학의 부재라고 특징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신학을 한다고 하면서도 일반 사회의 과학적인 발전과 전체적인 학문과의 연결선 상에서 고려되는 신학이 아니라 문자적이고 교회내부적인 측면에 함몰되어 있는 폐쇄적인 신학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교회의 상황에서 목회에서 전문 신학에 의한 해석과 적용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신학과 목회의 분리 현상은 일반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모양의 인권적 사항에 대하여 전반적인 무지함을 양산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성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이야기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에 대한 전문적인 접근이 전혀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방적인, 그리고 과학적으로도 전혀 입증이 되지 않고 과학계에서 전반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이론과 예들을 들고 나와 교인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학부인주의와 인지편향주의는 기독교로 하여금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과학적 접근도 허용하지 않는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는 정치적 이해와 관련되어 있기도 합니다. 소위 보수파가 정권을 잡았을 때 교회는 성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진보적인 정치인과 정파에서 성소수자 인권을 포함하는 차별금지에 대한 법을 제정하려고 하자 강력한 반대를 하면서 목소리를 높입니다. 더욱이 공산주의와 성소수자 인권을 인결시키는 정책을 구사합니다. 사실 제가 공산주의 정권인 쿠바에서 상당기간 신학대학 교수로 활동하면서 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에서는 성소수자들의 인권이 전혀 보장 받지 못하고 있었고 오히려 성소수자들을 타락한 자본주의의 결과라고 비난하면서 박해하는 모습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보니 보수우파 기독교에서 성소수자와 공산주의를 연결하고 있었습니다. 황당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현 정권과 진보정치를 반대하는 도구로서 성소수자 인권에 대하여 극렬한 반대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홍인식 NCCK인권센터 이사장과 박승렬 소장은 한국교회가 인권 분야에 있어 더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인권에 대한 근원적인 고찰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정훈

▲ NCCK인권센터가 그간 한국 사회 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해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내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극우 시각을 지닌 교회로부터 비난을 들어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NCCK 가입 교단들로부터도 여러 제재가 가해진 것도 익히 알려진 바입니다. 이러한 간극을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요?

예수님은 현장에서 간음하다 붙잡힌 여인에게도 세심한 존중의 태도를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지금 말로 하면 사회-경제-정치적 소수자들(해방신학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합니다)을 존중하셨습니다. 그것이 성경이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는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낮은 자들, 그리고 사회로부터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들을 존중한 예수님은 기득권자들로부터 박해를 받았습니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현상은 NCCK에 가입 교단들도 예수님의 이러한 삶의 태도를 이해 못하고 인권의식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연유로 인권에 대한 신학적 접근과 토론 그리고 학습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NCCK 인권센터는 가입교단을 위한 인권 교육에 대한 사역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인권센터와 현장 교회들과의 간격을 좁힐 수 있을까요? 간단하게 말씀 드릴 수는 없겠지만 일단은 현장 목회자들과의 꾸준한 대화의 광장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인권센터가 세미나 혹은 강좌를 마련해 놓고 와달라는 형식이 아니라 찾아가는 형식의 대화와 토론 학습의 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인력과 재정 투입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연구하고 신속하세 실천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성소수자 인권과 차별금지법등 한국 보수 교회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분야에서 인권센터는 방어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서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현장 교회와 그리고 교인들과 만남을 시도해 보아야 합니다. 특히 성소수자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의학적, 사회학적, 신학적, 성서적 그리고 목회적 접근과 해석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야 할 것입니다.

▲ 한국교회, 특히 보수적인 시각을 가진 교회들에게 교회가 갖춰어야 할 인권 의식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의 실천적 행위에 대하여 보다 더 깊은 관심을 가질 것을 제안합니다. 사회적 편견, 전통 그리고 교회 내에서 형성된 폐쇄적인 문화에만 경도되어 그것만을 의지하지 말고 진짜 성경으로 돌아올 것을 제안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성경이 근본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하나님의 사랑의 측면에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기도하며 묵상해 볼 것을 강력히 제안합니다.

두 번째는 사회과학을 비롯한 과학적 전문가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라고 제안합니다, 과학적 전문 지식은 분명히 하나님이 인간에게 허락하신 신적인 능력인 이성에 의하여 이룩한 성과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과학전문지식을 존중할 것을 제의합니다. 몇몇 극단적인 전문가들의 의견만 듣지 말고 일반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과학의 소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성소수자의 인권 문제에 있어서도 전향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앞서 언급한 바이지만 시민사회의 역량이 커지고 각 분야의 인권단체들이 성장하면서, 약간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지만 NCCK인권센터의 자리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NCCK인권센터가 여전히 존재해야 하고 꼭 있어야 할 이유를 강변하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인간을 창조하시는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창세기 1장에서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집니다. 인간 안에 하나님의 형상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창세기 2장은 하나님의 생기로 만들어졌다고 기록합니다. 창세기 1장과 2 장이 전하는 인간창조 이야기는 우리 안에 하나님의 형상(形象)과 영(靈)이 계시다고 말합니다. 이것을 천도교에서는 시천주(侍天主), 양천주(養天主) 인내천(人乃天)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우리 안에 하늘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을 사랑하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인간을 존중하는 것은 하나님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회에서 인간을 말한다는 것은 하나님에 대하여 말하는 것입니다. 성경이 주장하는 인권의 독특성이라는 측면에서 NCCK 의 인권센터의 역할과 기능을 독보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교회 내부적으로 말한다면 인권 사역은 교회의 사역의 기본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과 생기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NCCK 인권센터의 존재의 정당성은 성경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 홍인식 이사장은 인권의식의 성장을 위해 현장 목회자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이정훈

▲ 그간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운동 자체가 해외 지원에 의해 이루어졌고 한국 내부 문제에 집중해 내부적 역량을 키우는데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이것은 인권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한국 민주화 운동 시기 해외 교회의 지원으로 한국 교회의 인권 운동과 담론이 성장했던 것이 역사적인 사실입니다. 이제 NCCK인권센터가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요?

요즘 시대를 신유목민 시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신자유주의 이후 급증한 빈부격차의 문제는 가난으로 인한 이주민들을 양산해 놓았습니다. 난민들이 세계 각국으로 살길을 찾아 떠도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권센터가 해외로 눈을 돌린다고 하는 것은 지리적인 의미를 벗어나서 이러한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제 국내문제와 해외 문제가 확실하게 구별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런 면에서 인권센터는 외국 난민 문제, 식량 문제, 시장중심의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필연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는 가난의 문제들에 대해서 국제적인 연대를 통하여 인권 사역의 한계를 전 세계로 넓혀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면에서 한국 교회는 선교를 생각할 때 지리적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사회인문학적인 의미에서 선교를 폭넓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국내에서의 인권사역이 주로 해외 교회로부터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제는 한국 교회가 선교적 차원에서 인권 사역을 이해하고 인권센터를 지원하는 구조가 형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저를 비롯하여 이사님들 그리고 인권세터 소장과 간사 등 활동가와 연대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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