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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시설은 없지만 유튜브를 통해 예배를 생중계합니다”

기사승인 2020.02.27  17: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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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인식 순천중앙교회 담임목사가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는 방법

1907년 4월15일, 첫 예배를 드렸던, 한국인에 의해 자발적으로 세워진 유서 깊은 교회. 올해로 창립 113주년을 맞이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소속 순천중앙교회. 통합측 교단의 대표적인 교회 중의 하나이다.

예장 통합측 순천중앙교회의 COVID-19 사태를 맞은 “제2차 대응방안”

이러한 유서 깊고 중대형 교회가 뜻하지 않은 결정을 내려 화제가 되고 있다. 순천중앙교회 담임목사인 홍인식 목사가 자신의 SNS에 COVID-19 사태를 맞이해 “제2차 대응방안”을 게시했기 때문이다. 이 대응방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주일예배(3월 1일, 3월 8일)는 주일 오전 9시 30분에 본당에서 당회원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그 실황을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하며 교우들은 가정에서 예배를 드린다, ▲ 수요기도회(3월 4일)는 수요일 오후 7시 30분에 교역자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그 실황을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한다, ▲ 새벽기도회는 예배당에 모이지 않고 녹음된 파일을 홈페이지에 올려서 개인적으로 기도할 수 있도록 한다, ▲ 교회학교에서는 어린이들과 학생들을 위하여 예배자료 및 교육자료들을 준비하여, 3월 1일(주일)과 8일(주일)에 제공한다 등이다.

또한 이렇게 주일 예배는 모이지 않지만 “목회자들의 목양은 계속” 되고, “방문 심방보다는 전화나 문자로 심방“을 하게 되며 “경조사에는 목회자들이 참석”한다고 명시해 놓았다. 어느 것 하나 빼거나 더할 것도 없이 꼼꼼히 교회 안팎으로 준비를 다 해놓은 상황이다.

▲ 순천중앙교회 홍인식 담임목사가 자신의 SNS에 게시한 코로나19 제2차 대응방안 ⓒ화면 캡쳐

온라인 예배, 당회의 선제적인 결정이 큰 힘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 이후 생겨난 교회의 역사와 더불어 공동체성은 교회의 표상이다. 주의 살과 피를 나누기 위해 모이는 교회로서의 정체성은 예배로 특징지어진다. 이러한 예배를 쉰다는 것은, 특히 담임목사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지 않았을까.

이에 홍인식 목사와 인터뷰를 나누어 보았다. 기자의 머리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이번 COVID-19 사태가 하루 이틀로 끝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까지 예배를 쉬기로 결정했을까 하는 궁금함이었다.

이에 대해 홍 목사는 “일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지침에 따라서 3월 1일 그리고 8일 주일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합니다. 지금은 일시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황을 봐 가면서 3월 8일 이후를 대비하려고 합니다. 내 생각으로는 3월 3째주까지도 이런 문제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역시 COVID-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렇게 장기화될 것을 생각하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다음 결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소속 순천중앙교회 전경 ⓒ홍인식 목사 제공

그렇다면 이러한 온라인 예배는 언제부터 생각하고 있었을까.

홍 목사는 “온라인 예배는 그리 오래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사태가 심각해 지면서 한 장소에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걱정이 생겼고 또 교회가 사회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을 수도 있으니까 모임을 어떻게 자제 할까를 생각”했고, “그러다가 총회의 지침들이 나오고 온라인 예배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하는 과정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논의 과정에 대해 홍 목사는 “당회원들 하고 논의는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특히 “전남동부는 아직은 확진자가 없는 청정구역이기는 하지만 몇몇 장로님들이 청정지역이니까 더욱 더 선제적 조치를 취하자고 제안들을 하셨다.”며 당회원들의 제안이 오히려 결정에 큰 힘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시적인 온라인 예배로의 전환에 대한 교우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며, “이미 교인들은 예배출석을 코로나 사태 이후 덜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지난 주 2월23일 예배는 출석 인원이 글자 그대로 반토막이 났다.”“그런 의미에서 온라인 예배에 대하여 부정적인 반응은 크게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미 교우들은 COVID-19 사태를 맞이해 대규모의 모임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예배로의 전환, 대형교회가 오히려 어려울 것

하지만 온라인 예배를 결정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여전히 대형교회들은 아직 이렇다가 할 결정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이에 대해 일부 매체에서는 헌금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 순천중앙교회 예배 모습 ⓒ홍인식 목사 제공

홍 목사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헌금에 대한 문제... 그렇게 볼수도 있다지만 대형교회가 아닌 이상은 헌금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라며 비판을 수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바닥 민심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교단이 나서서 예배에 대해 가타부타 하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하기도 하고 반발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러한 반발의 밑바닥에는 “성공회나 가톨릭처럼 중앙집중적인 교단도 아닌데 왜 그러냐는 반발”이다. 개교회주의가 강한 개신교 목사들의 반론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홍 목사는 “총회도 우리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당회의 결정으로 할수도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강제성은 없지만 교단 소속 교회로서 총회의 가르침과 지침을 자신의 상황 속에서 충분히 토의한 후 따를 수 있으면 되도록이면 따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피력했다.

그럼에도 “물론 그 결정은 개교회 당회가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남미에서 해방신학을 전공하고 선교사와 교수로 활동하다가 순천중앙교회를 담임하게 된 홍인식 목사 ⓒ홍인식 목사 제공

장비와 규모의 문제가 아니다, 방법은 있다

하지만 온라인 예배로의 전환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작은교회들은 방송시설도 미비해서 생중계도 어려운 상황이 많다. 이러한 상황과 질문에 홍 목사에게서 의외의 대답이 등장했다.

“저희도 생방송 방송시설은 없습니다. 그런데 교역자들이 유투브를 통하여 실방송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그런 시설이 없다고 한다면 목회자들끼리 예배를 드리고 그것을 녹화해서 인터넷 상에 올려서 녹화 중계 형식으로 방송해도 되지 않을까요?”

예배에 참석하는 수로 따지면 결코 작지 않은 교회인 순천중앙교회에 생방송 시설이 없다는 언급 속에서 홍 목사와 순천중앙교회가 지향하고 있는 바가 무엇인지 살짝 엿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를 맞이해 방송 설비를 보강할 기회이기도 하지만 이에 대한 생각없이 오히려 다른 방법을 찾은 홍 목사와 순천중앙교회.

기자도 사실 홍 목사가 언급한 방법을 생각해 보지 못해 깜짝 놀라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크건 작건 COVID-19 사태를 맞이해 위험성을 안고 모이는 대신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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