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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발린 영악한 회피성 고백(요나 2:1-10)

기사승인 2020.01.21  17: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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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천히 걷자

요나의 기도는 고난 가운데에서 드리는 감사기도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끝장이 난 것 같은 상황인데, 이상하게 하나님께서 도우시리라는 믿음이 영혼 밑바닥에서부터 뭉글뭉글 올라옴을 느끼게 된 기도자가 그 상황을 하나님의 응답하심으로 고백하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상황이 되겠습니다.

요나가 겪고 있는 고난은 영혼마저 무너뜨리는 혹독한 고난이었지만(7절), 인생의 고난이 우리에게 할 수 있는 일은 딱 거기까지입니다. 환난이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아가고 육체와 영혼을 무너뜨리게 할 수는 있지만,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자에게 임하시는 구원의 손길까지 가로막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자신의 죄(불순종) 때문에 고난을 겪게 되었으나,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자에게는 그 고난이 스올과 같은 권세를 가질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고통 가운데에서 부르짖는 자기 백성의 목소리에 응답하시는 신실하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 Alma Sheppard-Matsuo, 「JONAH AT THE SHORE」

그런데 우리가 우리의 믿음의 성장과 성숙을 위하여 여기에서 꼭 한 가지 덧붙여 묵상해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자비로우심으로 인하여 소망을 품고 기도하는 사람은 회개하며 주님께 돌아오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입니다.

요나가 자신이 겪는 고난이 하나님이 주신 고난이라고 고백한 부분은(3절) 그저 입에 발린 영악한 회피성 고백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이 겪게 된 고난이 자신들의 불순종 때문이라는 분명한 죄의 고백을 바탕에 둔 회개의 기도입니다. 1장에서 본대로 요나는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바다에 던지라고 요청하는 참된 회개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고 그 잘못 때문에 고난을 겪게 되었다면, 이 사람이 먼저 할 일은 당연히 그 잘못에 대한 자각과 회개입니다. 그 상황에서 자기 잘못은 빼버리고 고난을 겪게 된 것만 강조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기도는 믿음의 기도라고 할 수 없습니다.

군대에서 사병을 노예처럼 부려먹고 갑질을 부린 것 때문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고발당한 장군 장로님이, 자신이 겪고 있는 고난이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고 하면서 ‘하나님이 이루어가고 계시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이 장군 장로님의 간증은 얼핏 보면 요나의 기도와 비슷해 보이지만, 중요한 부분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자신이 잘못한 부분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회개 없이 그 잘못을 떠들어댄 일부 언론과 인권단체 때문에 억울하게 당했다는 사실만을 강조하며 분노를 표출했기 때문입니다.

고난은 믿음의 적이 아니라 오히려 연단의 도구입니다. 믿음의 적은 불순종이고 회개할 줄 모르는 교만함입니다. 재산이나 권력이나 명예보다 하나님이 주실 복을 더 사모하는 사람이라면 거짓말하고 핑계 대고 남 탓할 힘으로 자복하며 하나님께 엎드려야 합니다. 그럴 때 요나가 받은 참된 구원의 기쁨을 받을 수 있고, 요나가 드리고 있는 것과 같은 진정한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 있습니다.

“구원은 여호와께 속하였나이다”라는 고백은 우리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드러내는 고백입니다. 어떤 의로운 행실과 어떤 철저한 회개도 그 자체만으로 구원을 보장할 수 없고,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만이 구원의 보증이 된다는 것을 표현하는 고백이기 때문입니다. 이 고백이 심장 깊숙이 새겨지도록 기도하며 나아갑시다.

여상범 목사(제주노회) uptiger@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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