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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의미

기사승인 2020.01.10  1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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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화 한 묵상 1

브루노 수사는 어느 날 밤기도를 하고 있다가 개구리 한 마리가 개굴개굴 울어 대는 소리에 분심이 되었다. 그 소리를 무시하려고 애를 써 보았으나 모두 헛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창문을 열고 외쳤습니다. “조용히 해라! 기도 중이다.” 브루노 수사는 성인이기에 그의 명령은 즉각 시행되었습니다. 기도하기에 좋은 고요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삼라만상이 잠자코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또 다른 소리가 브루노 수사의 기도를 방해했습니다-내심의 목소리가 말했습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는 네가 시편 노래하는 것을 기뻐하시듯이 저 개구리가 개굴개굴 우는 소리를 기뻐하실지도 모르지.” “개구리 우는 소리가 하나님 귀에 듣기 좋을실 게 뭐야.” 하고 브루노 수사는 비웃으며 대꾸했습니다. 그러자 그 목소리는 포기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왜 그 소리를 만들어 내셨다고 생각하느냐?”

브루노 수사는 이유를 찾아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고 명령했습니다. “노래해라!” 그러자 그 개구리가 박자에 맞춰 개굴개굴 우는 소리가 밤하늘을 매우더니 근처에 있던 모든 개구리들의 우스꽝스러운 반주에 맞추어 울려 퍼졌습니다. 그리고 브루노 수사가 그 소리를 주의 깊게 들었을 때, 그 소리들이 이제는 방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안 들으려고 애쓰지 않는다면, 그 소리들은 오히려 밤의 고요를 짙게 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알고 나자 브루노 수사의 마음은 삼라만상의 조화를 이루게 되었고, 난생 처음으로 기도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해했습니다.(앤소니 드 멜로, “개구리의 기도1” 중에서)

▲ Max Mitenkov, 「in silence」

개구리는 개구리이기에 개굴거릴 뿐입니다.
고요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은 고요한 마음엔
개구리 소리도 고요하게 들릴 뿐입니다.

칭찬에 대한 집착과 상처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으면
비난도 그저 두렵다는, 사랑해 달라는 소리일 뿐입니다.
비난에 낙심할 것도 칭찬에 우쭐할 것도 없습니다.

나무 그림자 흰 눈을 더럽히지 못하고
먼지가 꽃잎을 더럽히지 못하듯
고요한 기도는 오염될 수 없습니다.

기도는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려는 노력만이 아니라
세상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눈뜸입니다.
이미 충분한 아름다움이 꽃피고 열매 맺도록

그대로를 허락해주고 믿고 기다려주는 사랑입니다.
기도는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려는 노력이 아니라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품어 안는 비움입니다.

하태혁 목사(단해감리교회) devi3@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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