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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사상의 남한 진보신학 비판

기사승인 2019.12.26  03: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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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선교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주체사상 100문 100답(66)

Q: 주체사상의 종교 인식은 어떻게 변하여 왔나요?(3)_반종교 운동 심화기(1970~1980)의 종교 인식(2)

A: 이번 연재에서는 지난 연재에 이어, 북에서 반종교 운동이 심도 있게 진행되던 ‘반종교 운동 심화기’에 있어서 주체사상의 종교 인식 변화과정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지난 연재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시기의 특성은 주체사상의 반종교 담론이 기존의 맑스-레닌주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체사상에 입각하여 전개된다는 것입니다. 주체사상에 입각한 반종교 담론의 특징은 맑스-레닌주의 유물론 철학의 입장에 따른 도식적 관념론 비판에서 벗어나, 해당 종교의 교리나 상황에 대한 상당한 이해를 전제로 매우 구체적인 비판을 전개한다는 것입니다.

1975년에 북의 사회과학출판사는 「철학연구소」가 집필한 『남조선에 대한 미제의 사상적 침투의 반동적 본질』이라는 제목의 종교관련 이론서를 출판하였습니다. 이 이론서는 주로 당시 남의 그리스도교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비판이 단지 일반적인 그리스도교의 교리적 측면의 허구성을 지적하거나, 역사적으로 그리스도교 교회에 의해 자행되어온 실천적 반동성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이 이론서는 동시대 ‘남조선’ 그리스도교의 신학적 흐름을 인지한 바탕 위에서 매우 구체적인 비판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으로 비추어 볼 때, 당시 「철학연구소」 소속 연구원들이 상당한 정도로 남의 그리스도교에 대한 학습을 진행한 이론가 집단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비록 대결적 입장을 고수하였지만, 북의 주체사상에 입각하여 나름대로의 ‘그리스도교-주체사상’ 간 대화를 시도한 집단이었다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 경북 상주 천주교 신앙고백비

「철학연구소」는 이 이론서를 통하여 남의 그리스도교의 ‘토착화 신학’과 ‘종교간 대화의 신학’, ‘에큐메니칼 운동’, ‘세속화 신학’, ‘평신도 운동’ 등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는 「철학연구소」의 이론가 집단이 당시 남의 그리스도교계의 신학적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들은 비록 남의 그리스도교계의 신학적 동향에 대해 대결적인 논조로 일관하고 있지만, 상당한 정도의 사전지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철학연구소」는 이 책에서 남의 그리스도교의 ‘토착화 신학’에 대해 “기독교의 <토착화>란 <서양화된 기독교>를 남조선이라는 지역과 풍토, 그리고 주민의 감정에 맞게, 말하자면 이른바 <한국화>된 기독교로 고쳐만든다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당시 남의 그리스도교계에서 토착화에 대한 논의가 일어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남조선 인민들 속에서 민족자주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인민들 속에서 기독교를 통한 미제의 사상문화적 침략에 대한 반항 기세가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토착화’의 주요 내용에 대해서는 “<한국적 신학>의 수립과 기독교와 토착종교와의 <대화>”라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철학연구소」는 ‘한국적 신학의 수립’에 대해서는, “놈들은 까다로운 외래어들과 고어들로 엮어진 종래의 <성서>를 현대적인 조선말로 번역하는 것과 함께 <종교의식의 한국화>에 대해 떠들면서 <성모>상을 조선처녀로 묘사하고 <찬송가>를 남조선 시인들의 시편들로 보충하는 것과 같은 광대놀음을 벌리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국적 신학’을 수립하려는 ‘저의’에 대해서는 “기독교의 외래적 성격과 침략적 본질을 가리우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와 토착종교와의 대화’에 대해서는, “놈들은 <한국사상풍토>와 <한국의 전통적 종교에서 기독교를 찾는다>고 하면서 조선의 고유민속신앙, 불교와 유교, 천도교 등과 기독교와의 <대화>에 대해 떠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 한 예로 “놈들은 우선 <단군신화>와 <률곡사상> 그리고 <정감록>에 <한국의 전통사상>이 있다고 하면서 그것들과 기독교 교리와의 <공통성>을 증명해보려고 책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고 있습니다.

그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례컨대 놈들은 단군신화의 <환인>, <환웅>, <환검>이 기독교의 <성부>, <성자>, <성신>의 <삼위일체설>과 일치한다느니 단군신화가 <고급종교>인 기독교의 <삼위일체설>에 기초하여 발생하였다느니 하는 식의 가소로운 궤변을 거리낌 없이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시도는 “민속신앙에 대한 기독교의 <우월성>을 론증하고 <하나님>의 개념을 단군신화와 같은 민속신앙을 빌어 <토착화>함으로써 그 어떤 <전통사상> 즉 민속적인 것과 인연이 있는 것처럼 묘사하기 위한 교활한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남조선 기독교’의 ‘저의’를 ‘폭로’하고 있습니다.

「철학연구소」는 이 책을 통해,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있습니다. ‘토착화’와 마찬가지로 ‘에큐메니칼 운동’도 ‘남조선에 대한 미제의 사상문화적 침투’의 일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철학연구소」는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놈들은 기독교의 <토착화>를 들고 나오는 것과 함께 1960년대에 이르러 <기독교계의 최대의 운동은 에큐메니칼 운동>이라고 떠들면서 <국경과 주의를 초월하는 교리보급>, 세계교회의 <하나의 교회에로의 통일>에 대해서 지껄여대기 시작하였다.”

이어서,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비판하고 있습니다.

“<세계주의>의 종교적 표현으로서 본질상 미국식 기독교를 <가장 위대한 종교>로 내세우고 모든 교회와 교파들이 그것을 받아들이도록 하며 종교계에 대한 제놈들의 지배를 더욱 강화하려는 시도이다.”

「철학연구소」는 ‘세속화’와 ‘평신도 운동’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세속화’와 ‘평신도 운동’이 ‘적극적인 현실참여’와 ‘정치의 신학, 행동의 신학’을 제창하고 있다고 제창하지만 그 숨겨진 목적은 다른 곳에 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 숨겨진 목적은 “사람들을 더 많이 기독교의 영향 밑에 끌어들이고 종교 활동을 일반 신자 자신의 사업으로 전환시켜 종교몽매주의자들의 대렬을 더 많이 늘이자는데 있다”고 ‘폭로’하고 있는 것입니다.

「철학연구소」는 이 책을 끝맺으면서,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며, 자기 운명을 개척하는 힘도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주체사상으로 철저히 무장할 때만이 미제의 사상적 영향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온갖 부르죠아 반동사상을 짓부셔버릴 수 있다”라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라는 ‘종교’를 ‘주체사상’과 같은 ‘사상’의 일종으로 상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그러하기에 주체사상은 ‘그리스도교’라는 ‘사상’과의 ‘대결적 대화’를 ‘요구’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상에서 살펴 본 내용을 통해, ‘반종교 운동 심화기’에 있어 북의 주체사상 이론가들의 종교 인식과 종교 이해의 한 단면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지점은 비록 ‘대결적 대화’임에도 불구하고, 주체사상의 이론가들이 우리 그리스도교에 대해 ‘대화’의 지점을 모색하는 노력을 진지하게 지속하였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8~90년대에 이르러 주체사상이 종교를 전향적으로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는 데에 일정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에큐메니칼 운동’ 진영의 진보적 신학자들 및 목회자들이 8~90년대에 북미를 중심으로 ‘그리스도교-주체사상’간 ‘협력적 대화’를 시작할 수 있었던 시원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에큐메니칼 운동’을 그다지도 심하게 비판했던 1970년대 주체사상 이론가들의 그리스도교에 대한 ‘대결적 대화’가 놓여있다는 사실은 ‘그리스도교-주체사상’간 대화의 양면적 속성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정대일 연구실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jungsca@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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