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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며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한 일

기사승인 2019.12.11  01: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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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이스라엘의 자손이 그들의 하나님 야훼에게 해서는 안 될 일들을 슬며시 했다. 곧 그들은 망대(만 있는 곳으)로부터 견고한 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성읍에 산당을 세웠다.(열왕기하 17,9)

열왕기를 비롯한 역사서들은 역사 보도를 넘어 그에 대한 신학적 역사 평가를 담고 있습니다. 이 본문은 북이스라엘의 멸망에 대한 신학적 성찰의 일부입니다.

이스라엘은 왕권을 세울 때 하나님에게서 경고를 듣습니다. 비록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왕권 요구를 하나님의 왕권 거부로 받아들이셨지만, 그후에도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주 하나님과 그의 백성의 관계를 유지하기 원하셨습니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의 왕권을 하나님의 왕권 아래 두시고, 왕권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이스라엘이 지게  하셨습니다(삼상 12,25).

실제로는 왕의 잘잘못이 이스라엘의 현실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데도, 최종적으로 이스라엘이 왕권의 존폐를 결정하는 열쇠라고 합니다. 백성이 왕의 주인이고 백성의 주님은 하나님이신 구조입니다. 이 구조에선 왕은  백성이 하나님 앞에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왕권을 행사하고, 그렇게 할 때 왕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왕은 지배자가 아니라 ‘교육’과 섬김을 위해 권력을 위임받은 자로 보입니다. 군주국 체제에서 사사 전통이 계속되게 하려는 하나님의 시도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 고대 이스라엘 시대에 세워진 산당 ⓒGetty Image

하나님과 백성의 관계는 사랑의 실현으로서의 정의를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왕권이 하나님의 왕권 아래 있다면 그것이 왕권의 과제가 될 것입니다. 백성이 그 관계에 성실하다면 왕의 일탈 행위도 상당부분 제어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백성이 그 관계에 성실하지 않다면, 백성은 왕권의 견제 기능을 상실하고 왕권의 불의한 행사를 막을 수 없고 오히려 조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나님에게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슬며시 했습니다. 굳이 ‘슬며시 하다’(힙페)는 말은 이스라엘 자신이 자신의 행위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고 그래서 이를 하나님이 알지 못하게 은밀히 하려 했음을 말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한 일은 도처에 산당을 짓는 것이었으니 누구나 다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 말을 사용한 것은 이스라엘의 어리석음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하나님 대신 왕을 선택한 어리석음은 끝내 하나님 대신 댜른 신들을 선택하는 또 다른 어리석음을 낳았고 그 어리석음 때문에 나라마저 잃고 말았습니다.

하나님과의 백성의 관계가 모든 관계들의 토대임을 깨닫고 그 관계를 성실히 보전하는 오늘이기를. 백성을 높이는 하나님에게서 우리 존재의 위치를 발견하고 감사드리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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