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한신대, 목회자 양성기관인가 민주적 구성체인가

기사승인 2019.12.02  16:50:37

공유
default_news_ad1

- 2019년 무기한 단식 농성을 정리하며 (1)

“우리는 오늘부터 총장 신임평과와 학생징계철회를 위해
또 다시 긴 단식을 시작합니다. 
보고 싶지 않아도, 듣고 싶지 않아도
우리는 바로 이곳에서
당신들에게 보일 것이고
당신들에게 들릴 것이고
당신들에게 말할 것입니다.
외치겠습니다. 학생징계 철회하라. 총장신임평가 진행하라.
우리를 잊지말라. 다 기억하겠다.”

지난 11월 10일 점심시간, 단식결의 학생 10명과 곳곳에서 모인 학생들은 장공관 문을 열고 2층 총장실로 갔다. 그리고 우리는 위의 말을 했다. 문이 열렸다. 총장실 직원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그들은 식사 중이었다. 불과 하루 전, 그들과 우리는 식사를 하고 있었겠지만, 그 때는 달랐다. 우리는 굶기를 시작했고 그들은 식사 중이라며 얹힌다고 돌아가주길 양해했다. 그렇게 우리의 18일 간의 기나긴 싸움은 시작되었다.

한신대 학생들의 학내 민주화 싸움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9월25일, 학생들은 ▲ 총장 신임평가 개회, ▲ 4자협의회 개회, ▲ 등심위 학생복지예산 4억 선배정, ▲ 1학과 1요구안 이행, ▲ 교수 직원에 대한 학내사태동참요청 등의 다섯 가지 요구안으로 본관 2층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2층만을 점거한 이유는 본관에 근무하는 직원에 대한 배려와 학내 행정에 차질이 되지 않으면서 학교본부를 압박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요구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본관점거농성은 10월2일 학교당국과의 일정의 합의로 해제하게 된다.

문제는 이제 시작이다. 11월 1일, 본부점거 건으로 이의석·김건수 총학생회 비대위장단 2인에 대한 징계가 ‘무기정학’으로 교무회의에서 결의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 2인에게 소명기회는 보장되지 않았고, 징계를 결정하는 학생지도위원회의 결정에 대해서도 당사자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학생들은 본부의 결정이 학생자치를 탄압하고 차기 신임평가 논의 자체를 부정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하고 반발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년 4월 12일 개교기념예식 사건의 신학대학 6인 징계논의를 위한 ‘학생지도위원회’가 다시 열리기에 이르렀다. 이에 학생 뿐 아니라 교직원노조와 교수협의회까지 성명서를 발표하고, 학생 528명은 탄원서를 제출하기에 이른다. 이에 학교 당국은 무기정학 징계 재론을 결정했다.

11월11일, 학생 10인과 교수 1인은 ▲ 비대위장단의 부당징계 완전 철회, ▲ 부당징계에 관한 총장의 사과, ▲ 11월 내 총장신임평가를 위한 4자협의회 개회 등의 요구안을 내걸고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다.

그러나 무기정학은 철회되지 않았고, 유기정학 3주로 변경되었다. 11월 21일부로 학교당국은 비대위장단 2인에 대한 징계중도해제를 결의했다. 또한 신학대학 6인에 대한 징계 논의를 ‘결정 보류’ 하기로 결의했다. 신학대학 학생지도위원회의 ‘징계사항이 아니라’는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듯한 결의내용이었다.

▲ 지난 11월11일부터 18일간 한신대 학생들의 무기한 단식 농성은 4자협의회 개회를 이끌어내었다. ⓒ에큐메니안

27일 학교당국은 4자협의회가 개회되지 않은 것이 “학생 주체의 대의성 문제” 때문이며, 비대위장단에 대한 징계는 “최소한의 책임을 물은 교육적 차원”이라는 원래 입장을 고수하는 입장문을 발표한다. 이에 11월 28일 오전 10시 경, 단식자 6인(4인 건강 이상으로 단식중단)을 포함한 학생 30여 명은 총장실 항의방문을 갔으며, 사무처장과 학생처장과의 1시간 가량의 신랑이 끝에 총장과의 면담을 이루어 냈다. 3시간에 가까운 협상 끝에 ▲ 12월 4일, 회의록 작성을 전제로 하는 총장신임평가 등을 논의할 4자협의회 예비모임, ▲ 12월 16일, 총장신임평가 등을 논의할 4자협의회 개회에 합의하고 단식을 해제한다.

학내 민주화를 향한 우리의 싸움은 틀리지 않았다!

학생들의 연규홍 총장과 학교 본부를 향한 이번 싸움은 4자협의회와 신임평가 나아가 총장직선제를 위한 새로운 결실을 이뤄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합의 사항 자체가 진전되었다기보다 17년 “한신대학교 발전을 위한 협약서”의 1번, 그것도 그것의 절반을 확인하는데 그쳤다는 평가도 함께 가능하다. 이에 필자는 이번 단식농성을 겪으며 들었던 여러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부디 아래의 5가지 논점들이 대학 공공성 논의와 학내 민주주의 담론에 자그마한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017년 자퇴단식과 2018년 단식과의 관계 - ‘4자협의회와 신임평가’

⑴ 2017년 종로 기독교회관, 학내 민주주의 담론 생성(신임평가)

17년 연규홍 교수의 총장 선임은 16년 강성영 총장 서리의 인준부결로 타올랐던 학내민주주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었다. 당시 학생들의 반발은 연규홍 교수 개인의 비리 때문이기도 했지만, 총장직선제를 위한 학내 제 주체들의 논의 흐름을 역행한 데에 그 원인이 있었다. 그것은 종립재단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대학공공성 문제를 수면 위로 띄우는 것이었다.

한신대학교의 재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당시 총회에서 연규홍 총장을 인준했다. 이전, 이사회 총사퇴 촉구를 결의한 총회의 태도와는 결이 다를 결정이었다. 이것은 기장 총회의 한신대학교에 대한 인식 안에 학내 구성원이 학교의 주인이라는 인식보다 ‘기장 총회의 목회자 양성 기관’이라는 인식이 기저에 있다고 불 수 있다. 한신대학교가 80년대 말, 신학대학에서 종합대학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종합적인 학문의 배움터라는 이념을 표방했지만, ‘목회자 양성’이라는 처음 설립목표를 포기하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의 시각은 달랐다. 학생들은 종합대학 한신대학교는 내부 구성원의 의견과 논의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대학민주주의’에 기반하여 사태를 판단하고 있었다. 17년 투쟁의 의의는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목회자 양성, 한국기독교장로회의 학교’와 ‘학내 구성원이 결정하는 종합대학 한신대학교’ 사이의 논의였다. 총장의 거취에 대한 문제를 학내 협의체인 ‘4자협의회’가 결정하게 하는 신임평가는 그간 학내 민주주의 투쟁의 결실을 가지고 ‘민주적 구성체로서의 한신대학교’ 담론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어느 하나가 옳고 그르다는 관점이 아님을 밝힌다. 사실 이 문제는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필자 또한 인식하고 있다.)

⑵ 2018년 만우관 고공단식농성, 신임평가 일정 합의

17년 학내 민주화 싸움의 성과인 신임평가는 어느 샌가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 당시 총학생회는 끊임없이 4자협의회 요청공문을 발송하였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답변하지 않았고, 심지어 합의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회의록에 기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총장과 총학생회장의 서명이 담긴 <17년 협약서>의 내용을 지켜 “4자협의회를 개회”하라는 것이었다. 당시 총학생회 복지국장 김건수 학생은 18일을 건물 옥상에서 굶어야 했다. 그래서 이뤄낸 19년 5·6월 신임평가 합의는 구성원의 총의로 총장의 거취를 결정하는 실제적 진전을 이뤄냈다.

그러나 그때 우리는 알고 있었다. 당시의 단식은 시작한 것이 당국의 협약불이행 때문이었던 것처럼 결실 또한 거짓으로 종이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⑶ 오늘 장공관, 징계철회와 4자협 개회

이번 학내 민주화 싸움은 절대로 혼자서 설명될 수 없다. 이전의 많은 결실을 함께 확인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2018년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되었다. 여러 원인이야 있었지만 논하지 않겠다. 학교 본부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학생 직역의 대표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학생 측은 총학생회 운영위원회와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개최하여 비상대책위원회를 인준하고 4자협의회의 학생 직역 대표로 인정했다. 학교가 이 또한 거부하자 학생총회를 열었다. 근 몇 년 간 최대 인원이 모였다. 4자협의회 대표들은 또한 거기에서 확인받았다.

그러나 당시 교수협의회의 독소조항은 4자협의회와 신임평가를 위한 구성원의 의견과 달리갔다. 대표의장은 학생 직역의 대의성에 문제제기를 걸었고, 교수협의회의 바뀐 결제 시스템 비밀번호를 바꾸고 연락을 두절했다. 아직까지 이 상황은 바꾸지 않았다. 또한 학내 구성원 사찰이 폭로되고 여러 의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근거없는 ‘가짜뉴스’라며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것들은 오히려 연규홍 총장 체제가 신임평가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든지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며 학내 구성체들의 총의 또한 4자 간의 협의에 의한 총장 거취결정을 민주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일 수 있다. 이번 투쟁은 바로 여기에서 가장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그 누구도 4자협의회를 통한 총장신임평가, 학내민주주의의 시작으로서의 총장 신임평가를 부정하기 힘들게 된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승리했나?

학생 직역의 대의성에 대한 문제제기라는 큰 어려움 앞에서 이 투쟁이 승리로, 적어도 승리를 위한 초석이 마련된 이유는 무엇일까? 학교 당국의 학생징계는 학생들의 분노를 극한으로 치닫게 했다. 이는 학내 민주주의라는 거대한 담론이 우리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학교 당국은 학생들의 이러한 여론을 확인하지 않았다. 절차가 민주주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면서 정작 구성원의 의견이 민주주의 시작인 것을 잊어버린 듯 하다.

징계로 정점을 찍은 학생들의 여론은 총학생회 선거 성사라는 큰 열매를 이뤘다. 최근 한신대학교 총학생회 선거는 투표율 저조의 문제로 투표일 연장이 불가피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선관위고 처음 공고한 4일의 투표 안에 투표율 50%가 성사된 것이다. 필자는 이번 투쟁이 승리한 결정적인 원인이 여기 있다고 본다. 대의성 문제를 학생 스스로가 해결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신효(단식자, 한신대 학부 민중신학회) shinhyo1005@gmail.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