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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 과정이 참 애달픕니다”

기사승인 2019.11.23  23: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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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기한 단식 열셋째 날을 맞은 6명의 학생들의 심경

연규홍 총장으로 촉발된 한신대 학내 분규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특히 연 총장의 부정과 비리에 대해 항의하며 4자협의회 개최와 신임평가를 촉구하던 학생들에게 징계가 내려지면서 학내는 더욱 혼란스럽다. 한신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단 2인에게는 유기정학 3주, 한신대 신학대 학생 6인도 징계가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이에 반발, 비대위 2인 뿐만 아니라 징계 대상이 된 신학대 소속 학생들과 문예패 회장단 등 총 10명의 학생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하지만 단식 중 건강의 이상으로 이제 6명의 학생들이 단식 중이다. 에큐메니안은 이들의 심경을 들어보았다. 가감없이 게재한다.

이신효
밥을 굶은 상태로 두 번째 주일을 맞이 하는 밤입니다. 사실 스스로 놀라고 있습니다. 보름 동안 밥 한끼 먹지 않고 지금까지 살다니요. 신기할 따름입니다. 
버티는 것도 즐기는 것도 아닙니다. 결의에 차서 고통을 잊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에 의해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입니다. 신의 은총인지는 한번 고민해봐야겠습니다. 그래도 신이 그들보다는 우리에게 가까이 있을 것 같다는 정도는 알 것 같습니다.
오늘따라 만두가 너무 먹고 싶네요. 지금 상태라면 세네판은 거뜬할 것 같습니다. 기분 좋게 승리한 후에 김치만두·갈비만두 한 접시씩 거하게 먹고 싶습니다.

강윤석
13일째입니다. 몸은 이제서야 조금씩 지쳐갑니다. 확실히 이전보다 몸에 힘이 없어진 게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버텨야 한다는 의지는 강해집니다. 그래서 버텨보려고 합니다. 아무도 우리의 외침을 듣지 않아도 누군가 듣고 이곳으로 눈길을 돌릴 한 사람을 위해! 그 사람을 위해! 우리와 함께해 달라고 소리내어 외치려고 합니다.

강지우
단식을 시작하고 맞는 두 번째 주말입니다. 역시 이번 주말도 학교는 조용합니다. 그래서인지 오늘따라 부모님이 더더욱 보고 싶었습니다. 사실 단식을 시작하고나서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부모님입니다. 저는 부모님이 혹여 많이 걱정하실까봐 곡기를 끊은 것을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서는 제가 주말에 집에 오지 않는 것을 서운해 하십니다. 평소 같으면 부모님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산책을 나섰을 주말입니다. 참 마음이 아프고 죄송스럽습니다.
여느 때처럼 집에서 각자의 주말을 보낼 수 있었지만, 우리 단식자들은 학교 당국과 연규홍 총장으로 인해 비슷한 주말을 두 번째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옳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 과정이 참 애달픕니다.

▲ 이제 몸이 아니라 정신력으로 학생들이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에큐메니안

편집부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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