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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점점 더 많은 걱정을 하기 시작합니다”

기사승인 2019.11.21  00: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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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기한 단식 열째 날을 맞은 7명의 학생들의 심경

연규홍 총장으로 촉발된 한신대 학내 분규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특히 연 총장의 부정과 비리에 대해 항의하며 4자협의회 개최와 신임평가를 촉구하던 학생들에게 징계가 내려지면서 학내는 더욱 혼란스럽다. 한신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단 2인에게는 유기정학 3주, 한신대 신학대 학생 6인도 징계가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이에 반발, 비대위 2인 뿐만 아니라 징계 대상이 된 신학대 소속 학생들과 문예패 회장단 등 총 10명의 학생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하지만 단식 중 건강의 이상으로 이제 7명의 학생들이 단식 중이다. 에큐메니안은 이들의 심경을 들어보았다. 가감없이 게재한다.

이신효
예수는 말만 하시지 않았습니다. 그의 싸움은 하느님 나라를 위한 싸움이었지만, 그의 하느님은 말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예수의 하느님을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이념이라 생각했지만, 예수의 하느님은 땅에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정말 말만하는 종교지도자들에게 하느님의 실질적인 저주가 있으시길 바라는 밤입니다.
Kyrie eleison

이동훈
오늘은 학교에서 상지대 투쟁 이야기를 담은 “졸업”이라는 영화와 상지대의 졸업생이자 투쟁의 한복판에 계셨던 감독님과의 만남도 가졌습니다. 너무나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영화를 본 후 이야기를 나누며 가장 많이 하셨던 말씀은 “투쟁은 하면 할수록 공허감과 회의감이 몰려온다. 하지만 그럴 때 친구들이 옆에 있어줘서 괜찮았다.”고 말씀해 주셨다. 현재 나도 그렇다 내 주위에 나를 응원해주는 친구들과 동지들이 없었다면 이만큼 버티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도서관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행사를 진행하는 총장님의 모습을 보며 울분이 치솟았다. 하지만 하나의 확신을 가지고 총장님께 물어보고 싶다. 나는 힘들 때 같이 할 동지와 친구들이 있습니다. 당신은 있으신가요? 지금 당신의 곁에 머무르고 있는 이들이 당신의 권력 맛을 보려는 사람인지 아니면 진짜 올바른 일을 하게 도와주는 친구들인지 잘 생각해보시길...

이지환
앞으로는 왠만하면 총장님께 편지를 안 쓰려고요.
10일 동안 정중히 말씀드려도 제대로 된 답변도 없으시니, 기대하지 않겠습니다. 이제부터는 오직 주님께 의지해 보고자 합니다.
하나님. 요즘 참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괴물과 맞서기 위하여 저도 괴물이 되어야 하는가. 나 스스로도 선하다 자부할 수 없지만 불의를 행하며 자명하게 악을 행하는 저들의 모습을 보며, 나 스스로도 적대자의 형태를 띄어야 하는가. 참 많은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여러 사람들을 통해서, 말씀해주셨죠?
“사람이길 포기하지 말라”고 “너는 나, 바로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이”라고 말입니다.
주님. 당신이 주신 말씀처럼 변치 않겠습니다. 옆에 함께 아파하는, 그리고 부당하게 징계를 받은 이들, 그리고 민주한신을 바라며 염원하는 수많은 하나님의 형상들을 바라보며 당신께만 소망을 두며 희망을 보고 나아가겠습니다. 천천히 평온하게 걸어가겠으니 지켜봐주시고 함께 해주세요.

이정민
드디어 10일차 입니다. 오늘은 아침에 집을 들려 가족들을 만나고 학교로 돌아와 수업을 듣고 “졸업”이라는 영화를 보고 하루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가족들과 친구들 동기들, 후배들, 선배들 모두가 점점 더 많은 걱정을 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의 입장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정말 어이가 없고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리고 총장님은 도서관에서 행사를 진행하시더군요.
정말 당신은 총장으로서 학생들이 교수로서 자신이 속한 과 학생들이 선배로서 후배들이 인간으로서 자신 때문에 굶고 있는 우리들은 보이지도 않은것 같네요.
우리에 대해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어보이는 당신을 위해서 우리는 끝까지 가보려 합니다.
혹여나 포기할까 매일같이 우리의 의지를 강화시켜줘서 다행입니다^^

강윤석
10일째입니다. 총장님! 오늘은 경삼관에 계셨네요. 얼굴 뵙기 힘들어 직접 찾아갔습니다. 전에는 몰랐는데 오늘보니까 거북목이 심해보이시는데 괜찮으신지요? 아마 그정도 거북목이면 주변에서 고치라고, 교정하라고 수없이 말했을텐데ㅠ 듣지 않으셨나봐요... 참으로 걱정입니다. 거북목 심하면 모가지 나가실텐데ㅠ 총잠님! 남들 이야기 들으시고 얼른 고치셔요! 모가지 나가기 전에... 총장님의 건강을 기도하며...

강지우
오늘 영화 “졸업”을 봤습니다. 기분도 착잡하고 몸상태도 안 좋아서 너무 힘든 하루였는데 그래도 감독님께서 해주신 말씀 듣고 힘이 났습니다. 오늘 누군가가 제게 많이 지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힘들고 아파도, 일상이 그리워 눈물이 날 것만 같아도 끝까지 가려합니다. 가끔 말수가 많이 줄어도 그저 힘겨울 뿐, 지친 건 아니라고 미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학교다운 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말하기 위해 입을 여는것조차 버거운 지금이지만, 우리가 이기나 연 총장이 이기나 한 번 해보려합니다.

▲ 여전히 지치고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잘 버티고 있다고 한다. ⓒ에큐메니안

편집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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