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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크기야! Size does matter!

기사승인 2019.11.08  17: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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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상자전거 (6)

(1)

전기 자동차는 친환경적일까?

▲ 당연한 것 아닌가? 일반 차량은 배기가스가 나오고 전기차는 안 나오잖아? ⓒ전성표

여기에 대한 답은 간단하지 않고 논쟁의 여지도 있다. 우리나라 전기의 2/3는 화력발전소에 나오고 1/3정도는 핵발전소에서 나온다. 2%정도는 수력에서 나오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1% 정도다.

다시 말해, 전기는 상당 부분이 화석연료에서 나온다.

자동차는 주행 중에 이산화탄소(온실가스)를 배출하느냐 마느냐가 뿐 아니라 ①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② 운행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③ 차를 폐기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전 과정을 고려해야 한다. 즉,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가스 + 운행 시 나오는 탄소가스 + 폐차할 때 나오는 탄소가스, 이 세 가지를 모두 합해야 한다. 전 과정을 고려하면 같은 배기량 기준으로 전기자동차와 내연기관 자동차 중 어떤 것이 탄소 배출량이 더 적을까?

연구 기관마다 결과가 다르다. 전기차가 더 친환경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는 반면, 오히려 전기차가 탄소배출량이 더 많다는 연구도 있다. 별반 차이가 없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➀ 전기차가 친환경적이라는 연구: 무공해차로 알려진 전기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국내 전력생산 과정을 고려할 때 일반 내연기관 승용차의 80% 수준에 이른다.(1) 동일한 주행거리 당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배출량을 비교하면 전기차의 온실가스는 내연기관차의 약 절반(53%), 미세먼지는 92.7% 수준을 배출하고 있다.(2)

➁ 상식과는 달리 오히려 전기차가 더 위험하다는 연구: 전기자동차가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가 디젤자동차보다 10%∼25%까지 더 많다.(3)

➂ 도긴개긴이라는 연구: 전기차가 휘발유차와 같은 거리를 주행하는 것을 기준으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량을 전 과정적으로 비교한 결과 일부 항목에서는 환경 위해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4)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이용하는 전기자동차를 운행할 때와 기존 화석연료 자동차를 운행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은 같다.(5)

확실한 것은 ‘진정한 친환경차’가 되려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2)

전기 자전거는 어떠한가. 처음으로 전기 자전거를 탔을 때 기분도 잊을 수 없다.

▲ 마치 뒤에서 건장한 청년이 밀어주는 것 같다. ⓒ전성표

전기 자전거에 관심이 생겨 사볼까 하고 상점에 갔을 때 자전거 가게 주인이 말했다.

“장애 있으세요?”

얼핏 듣기에 그 말이 진담인지 농담인지 몰랐다. 농담이었을 것이다. 그 사람 의도는 이런 것이었겠지.

‘왜 사지 멀쩡한 사람이 전기 자전거를 타?’

당연한 이야기지만, 전기 자전거는 누구나 타도 된다. 그 사람 말은 적절하지 않다.

그곳에서 전기자전거를 구하지 않았지만 이후 전기 자전거를 구해 오랜 기간 탔다. 전기 자전거를 타면서 드는 생각은 

‘이 좋은 것을 왜 안탈까?’였다.

나는 이 물건이 자동차를 대신할 만한, 훌륭한 운송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전기 자전거는 구동 방식이 세 가지가 있다.

① 스로틀(throttle) 방식 : 오토바이처럼 핸들 그립을 돌리면 튀어나가는 것 - 이것은 사실상 오토바이. 
② PAS 방식(Pedal Assist Systems) : 사람이 페달을 돌려야만 모터가 동작하는 것 - 이것이 진정한 전기 자전거.
③ 혼합형 : 스로틀 방식 + PAS 방식이 결합 된 것 - 이것은 사실상 오토바이.

(후술할 전기 자전거는 오로지 ②번, ‘PAS 방식 전기자전거’에 대한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법은 페달을 돌려야만 모터가 동작하는 페달 어시스트 방식의 전기자전거, PAS 방식 전기 자전거만 자전거 도로를 탈 수 있다.

타보니 너무 좋은데 왜 사람들은 이것을 타지 않고 아침 러시아워에 만원버스를 타고, 지옥철을 타고, 막히는 길을 승용차 안에서 보낼까?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미세먼지, 매연, 사고 위험성, 인프라 미비, 타인의 시선, 우천과 강설, 추운 겨울 날씨, 무서워서, 자전거를 탈 줄 몰라서, 전기 자전거 같은 것이 있는지 몰라서, 지금 이용하고 있는 운송수단 말고 다른 것을 도무지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등.

그러면 전기 자전거는 친환경 운송수단일까.

전기 자동차와 내연기관 자동차가 탄소배출량이 별반 차이가 없다면, 만약에 그렇다면, 전기 자전거는 어떠한가.

사람들은 처음에는 전기차를 친환경적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전기차는 도심 내 매연을 줄일 수는 있어도, 오염 자체를 줄일 순 없다. 사람 눈에 깨끗하다고 깨끗한 것은 아니다. 전기는 화력 아니면 원자력이니까.

그러나 전기 자전거는 전기 자동차와 다르다. 첫째, 전기 자전거(6)는 사람과 모터가 협력해서 달린다. 전기의 힘뿐 아니라 인력(人力)이 들어간다. 전기 + 사람의 힘이 결합한 운송수단이다. 진정한 하이브리드(hybrid)(7)이다. 혼종(混種)의 힘이다. 

Was not from a mixture of two races that the Titans sprang?
티탄(8)이 탄생한 것이 두 혈통의 결합에서 나온 게 아니었던가.
- 호세 클레멘테 오로스코(멕시코 화가)

둘째, 그것은 크기다. 그러나 전기 자전거는 전기 자동차와 다르다. 그것은 크기다. 전기 자전거는 전기자동차에 비하면 대략 1/100 정도의 전기를 쓴다. 전기 자전거는 한 명이 타고 전기차는 최대 5명까지 탈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래도 전기차에 비하면 몹시 미미한 양의 전기를 쓴다.

전기 자전거는 전기차 무게의 1/70 정도다. 전기차에 비하면 전기를 적게 먹는 중요한 이유다. 전기자동차와 내연기관 자동차는 결국 화석연료를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도긴-개긴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기 자전거는 전기차와 비교하면 이루 말할 수 없이 친환경적이다.

핵심은 크기다. 작은 사이즈다. 그로 인해 전기를 적게 먹는다. 몹시 적게 먹는다.

크고 웅장한 것이 아름답다. 작은 것은 초라하다. 큰 키는 멋지고 작은 키는 비하의 대상이다. 큰 것은 강하고 작은 것은 약하다. 과연 그럴까? 그러나 생태-환경의 관점은 다르다. 

공룡은 지구에서 5000만년을 살다 죽었다. 곤충은 그의 8배인 4억 년을 살았고 지금도 살아있다.

전기자전거가 차(車)의 특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 자동차와 비교할 수 없다. 전기자동차는 탄소가스를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하게 배출할지도 모르지만 전기자전거는 그렇지 않다. 현격하게 적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Small Is Beautiful.
-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레오폴드 코어

미주

(미주 1) 한국정책금융공사 김희태 책임연구원의 '전기차 시장 동향과 주요 쟁점 분석' 보고서
(미주 2) 에너지경제연구원
(미주 3) 독일 ifo 경제연구소 전 소장을 지낸 한스-베르너 진과 물리학 교수인 그리소토프 부할, If 경제연구소의 에너지 전문가인 한스-디터 롱 등의 연구결과.
(미주 4)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연구위원이 서울대 AESLAB(ADVANCED ENERGY LAB)과 공동으로 진행한 ‘자동차의 전력화(electrification) 확산에 대비한 수송용 에너지 가격 및 세제 개편 방향 연구’
(미주 5)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팀
(미주 6) 사람이 페달을 돌려야만 모터가 동작하는 PAS(Pedal Assist Systems) 방식 전기 자전거를 말함.
(미주 7) 사전적으로 ‘혼합’, ‘잡종’이라는 뜻이지만 동력 측면에서 두 가지 다른 방식의 동력원을 합한 것을 의미한다.
(미주 8) Titan. 타이탄.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낳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거대하고 강력한 신.

전성표 목사(이웃사랑교회) s1564@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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