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성교회 세습 중단 강하게 촉구
“이 성명서는 한 교회를 정죄하거나 비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함께 한국교회를 염려하고 미래를 향한 신학적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기획되었다.”
11월 2일(토) 오후 2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프란치스코 홀에서 진행된 ‘명성교회 세습반대 신학자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은 숭실대 이용주 교수가 성명서 작성배경과 기자회견 개최 취지를 이와 같이 밝혔다.
명성교회 세습, 중세교회 추한 모습의 반복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김상덕 교수는 이어 아모스서 5장 16-22절 말씀과 로마서 12장 1-2절의 말씀을 봉독했다. 말씀 봉독 후 이용주 교수는 성명서 발표를 통해 그리스도 공공의 몸인 교회의 잘못을 올바르게 되돌리고 다시는 잘못된 교회를 만들지 말 것을 당부했다. 교회가 참으로 이 세상을 섬기고 복음의 말씀을 참으로 전하는 것을 하나님께서 원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성명서 발의’를 주창한 한국여성신학회 회장 김정숙 교수(감신대)는 “명성교회의 세습과 예장총회의 수습안은 교회의 공공성을 저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회장은 “종교권력과 금권과 정치권력이 야합하는 중세교회의 추한 모습을 반복하면서, 한국교회의 자정능력 상실을 심히 염려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대형교회 앞에서 유난히 작아지는 지식권력과 정치권력과 교회권력은 한국교회가 권력추구의 허영에 빠져 예수 그리스도를 상실한 결과”라고 김 회장은 지적했다.
일부의 목소리가 아니라 한국교계 전체로 확산되는 중
이어 연세대 이병성 교수가 명성교회 세습반대 투쟁여정 개요에 대해 보고했다. 이 교수는 명성교회 세습 이후부터 총회 재판을 거쳐 현재 새문안교회 및 여러 단체들이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명성교회 세습반대가 일부의 목소리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로 퍼져가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 명성교회 세습반대 한국신학적 성명서 발표 및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낭독한 정푸름 교수(사진 제일 왼쪽), 성명서 작성을 주창한 김정숙 교수(사진 가운데) 문화신학회 박종현 교수(사진 오른쪽) ⓒ에큐메니안 |
다음으로 한국문화신학회 박종현 교수는 이번 성명서를 작성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박 교수는 문화신학회 임원회의에서 여성신학회가 발표한 성명서에 동의하고 연명하는 것을 넘어 독자적인 성명서를 발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문화신학회는 공동성명서 외에 한국신학자 공동 성명서를 합의했다고 언급했다.
즉 임원회의에서 합의해 작성한 성명서 내용을 한국신학회 공지사항에 올려 학자들이 성명서에 서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는 것이다. 중복이나 가명을 방지하기 위해 성명서에는 소속 및 정확한 인적사항을 기록하도록 부탁했다고 한다. 박 교수는 현재까지 302명이 신학자들이 세습 반대에 서명했고 밝혔다.
묵과할 수 없는 퇴행
기자회견 마지막 순서로 목회상담회 정푸름 교수가 작성된 성명서를 낭독했다. 정 교수가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신학자들은 이번 명성교회 세습에 대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총회의 결정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우리가 구원받는다는 종교개혁 500주년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한 결정이며, 신분제 사회를 뒤집고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한 형제요 한 자매임을 선포한 공동체의 정신을 기독교의 등장 이전으로 되돌려 놓는, 도저히 신학적으로 묵과할 수 없는 퇴행”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한 “세습행위에 대한 신학적 판단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서서 세습을 엄연히 금지하고 있는 교단 헌법을 누더기로 만들어 헌신짝처럼 저버리는 예장 통합 총회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대한민국 각 교단에 속한 신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우리 신학자들은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음을 느끼며, 명성교회가 즉각 세습을 중단하기를 강력히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신학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명성교회라는 대교회 앞에서 교단헌법까지 뒤집어 불법을 용인하는 수습안을 제시한 예장통합 총회의 결정은 한국기독교사의 가장 수치스런 결정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총회는 즉각 이 부당한 수습안을 취소하라”며 ▲ 명성교회는 불법적인 부자세습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한국교회와 신자들에게 사과할 것, ▲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와 김하나 목사는 이 부정의하고 불법적인 시도의 책임을 지고 즉각 교회를 떠날 것, ▲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는 불법을 불법으로 선포하지 못하고, 도리어 세습을 용인하는 수습안을 낸 잘못된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공개사과 할 것, ▲ 지금껏 이 잘못된 과정에 침묵해온 한국교회와 신학자들은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하나님의 백성들 앞에서 진심으로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함께 기도하고 행동할 것 등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마친 후 박일준 교수는 “세월호 때 177명의 신학자들이 서명한 성명서 이후로 가장 많이 신학자들이 참여한 것 같다”며 “계속해서 서명자를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명성교회 세습반대를 위한 신학자 성명서 |
3.1 운동 백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해에 한국의 민족정신을 이끌던 기독교가 이제 도리어 사회적 지탄의 대상인 교회세습을 용인하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참으로 수치스럽고 참담한 일이다. 교회는 모든 신자를 하나님의 가족으로서 한 형제요 한 자매로 부르며, 모든 차이를 하나님 앞에서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하면서, 예배를 통해 시대를 일깨우며 하나님 앞에서 모든 사람들의 동등한 인권을 주창한 공동체였다. 그러나 지난 2019년 9월26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이하 예장통합) 104회 총회는 명성교회 부자세습을 용인하는 수습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참담하게도 하나님 앞에서 목회직이 신분제처럼 세습될 수 있음을 용인하고 말았다. 이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우리가 구원받는다는 종교개혁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한 결정이며, 신분제 사회를 뒤집고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한 형제요 한 자매임을 선포한 공동체의 정신을 기독교의 등장 이전으로 되돌려 놓는, 도저히 신학적으로 묵과할 수 없는 퇴행이다. 사회적 격차가 가속화되고, 기득권의 대물림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이제 명성교회가 축적한 부와 권력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공모하는 김삼환 원로목사와 김하나 목사 그리고 그에 동조하는 당회장로들과 평신도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우리 신학자들은 하나님의 공의에 어긋나는 이 부정의에 동의하지 않음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세습행위에 대한 신학적 판단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서서 세습을 엄연히 금지하고 있는 교단 헌법을 누더기로 만들어 헌신짝처럼 저버리는 예장통합 총회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대한민국 각 교단에 속한 신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우리 신학자들은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음을 느끼며, 명성교회가 즉각 세습을 중단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하나님의 교회는 진리의 공동체이다. 하나님의 진리는 강한 것이 진리가 아니라, 진리가 강하다는 것을 선포하고 실현하는 해석자들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 교회가 도리어 말씀을 뒤집어 강한 것이 진리라고 선포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명성교회라는 대교회 앞에서 교단헌법까지 뒤집어 불법을 용인하는 수습안을 제시한 예장통합 총회의 결정은 한국기독교사의 가장 수치스런 결정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총회는 즉각 이 부당한 수습안을 취소하라. 적자생존과 무한경쟁의 사회에서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현실을 꾸짖고, 세상의 없는 자를 선택하여 있는 자들을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만드신다는 사도 바울의 말씀을 선포해야 할 교회가 자신이 가진 것을 내려놓지 못하고 도리어 지키겠다는 욕심으로 교회를 세습하는 일은 신학적으로 도무지 양보할 수 없는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다. 명성교회와 김삼환 목사 그리고 김하나 목사는 한국교회와 역사에 오욕이 될 세습을 즉각 중단하고 교회를 떠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유기체이므로, 한국교회가 거룩한 공교회성을 회복하기를 촉구한다. 공교회성을 훼손하는 명성교회 사태를 계기로 삼아 개신교회에 속한 모든 교회가 목회의 직접세습 및 변칙세습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세상이 아무리 힘과 권력의 논리에 굽어진다해도, 교회와 신학은 아닌 것에는 아니오 라고 말하고, 올바른 것에는 예라고 말할 예언자적 사명이 있다고 믿는다. 대한민국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신학자로서 우리는 한국교회와 목회자 그리고 평신도들의 올바른 신앙적 신학적 분별력을 호소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선언한다. 1. 명성교회는 불법적인 부자세습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한국교회와 신자들에게 사과하라. 1.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와 김하나 목사는 이 부정의하고 불법적인 시도의 책임을 지고 즉각 교회를 떠나라. 1.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는 불법을 불법으로 선포하지 못하고, 도리어 세습을 용인하는 수습안을 낸 잘못된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공개사과하라. 1. 지금껏 이 잘못된 과정에 침묵해온 한국교회와 신학자들은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하나님의 백성들 앞에서 진심으로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함께 기도하고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 2019년 11월2일 한국기독교윤리학회, 한국교회사학회, 한국여성신학회, 한국문화신학회와 더불어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한국 신학자들: 가혜영, 강병오, 강성영, 강원돈, 강응섭, 강진아, 강치원, 강현미, 강혜정, 강호숙, 강희수, 고성휘, 참여신학자 소속기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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