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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 제국주의와 한·일 민중들의 대결

기사승인 2019.10.16  18: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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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CK신학위, 식민주의와 에큐메니즘 공개강연 개최

“현 한·일 갈등은 국가주의나 민족주의 간의 충돌이 아닙니다. 과거 화려한 제국주의 시절로의 회귀를 꿈꾸는 세력들과 한·일 민중들 간의 싸움입니다.”

“식민주의와 에큐메니즘: 한·일 갈등의 시대에 탈식민주의 신학을 생각한다”는 주제로 진행된 공개강연 마지막 세 번째 발표를 맡은 NCCK정의평화위원회 최형묵 위원장의 진단이었다.

이 공개강연은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신학위원회(위원장 박찬웅 목사)와 감리교신학대학교 기독교통합연구소(소장 박창현 교수)가 공동으로 주최한 것으로 10월15일(화) 오후 6시30분부터 감신대 웨슬리 1세미나실에서 시작되었다.

한일 갈등, 국가와 민족의 충돌이 아닌 제국과 민중의 싸움

최 위원장은 지난 달 자신이 목회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천안살림교회를 찾은 일본 인사들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최 위원장은 그 당시 한·일 무역전쟁으로 한국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집회가 이어지고 있던 상황의 일이었다고 했다. 집회에 함께 참여한 일본측 인사가 “손피켓에 적힌 문구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이에 최 위원장이 “No Abe”라고 하자 “No Japan이라고 했으면 손피켓을 들기 힘들었겠지만 No Abe이니 나도 손피켓을 들고 함께 하겠다”고 하면서 손피켓을 들었다고 한다.

▲ NCCK신학위와 감신대 기독교통합연구소가 공동으로 개최한 <신민주의와 에큐메니즘> 공개강연에서 발표를 맡은, 사진 왼쪽부터 김승태 소장, 박은영 교수, 최형묵 위원장. ⓒ이정훈

그리고 일본으로 돌아간 일본측 인사는 “일본의 민주화를 위해 나도 함께 해서 기뻤다”는 소식을 전해 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즉 일본 아베 정권이 추구하고 있는 군국주의 혹은 제국주의로의 회귀에 대해 반발하는 시민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한국 시민들의 반응도 일본이 아니라 평화헌법을 개정해 군사대국화의 길로 들어서고자 하는 세력에 반대하는 것은 같다고 최 위원장은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 위원장은 이러한 아베 정권의 실정에 맞서 7-80년대 한국의 민주화 시절, 일본 기독교인들의 수고를 언급하며 이제는 한국 기독교가 이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한국보다 제도적 민주주의가 높은 수준에 있던 일본 기독교인들의 수고를 통해 한국의 민주화운동이 세계에 알려지는 창구역할을 했고 이를 통해 또한 전세계 그리스도인들이 연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 한국 기독교인들이 아베 정권에 맞서는 일본 내 기독교인들을 연대해 현 한·일 갈등을 풀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의 언어와 하나의 생각, 제국의 폭력

특히 이날 공개강연에는 지난 13일부터 한국에서 일정을 시작한 영국 버밍엄 대학교 수기타라자(Rasiah S. Sugirtharajah) 명예교수가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수기타라자 명예교수의 제자이기도 한 성공회대학교 양권석 교수의 통역으로 시작된 기조강연에서 수기타라자 명예교수는 “옛 제국주의”의 특징을 소개했다. 한 마디로 “하나의 생각으로 대표되는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금지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를 만들기 위해 침략했을 때 원주민에게 강요했던 것은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로 생각하는 것을 금지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철저히 식민지화 하고 제국주의의 언어와 문화를 이식시켰다는 것이다.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 했을 때의 상황을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이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탈식민지적 사고에 따른 다양성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수기타라자 명예교수는 현대 회자되는 기후보존과 인권 담론에 관해서도 주의를 요청했다. 기후문제와 인권 문제가 심각한 것은 분명하지만 자칫 이 문제로 모든 것을 덮어버릴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오히려 그 뒤에 제국의 거대한 논리가 숨겨져 있음을 간과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 NCCK신학위와 감신대 기독교통합연구소가 공동으로 개최한 공개강연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영국 버밍햄 대학교 수기타라자 명예교수(사진 오른쪽)와 통역을 맡은 양권석 성공회대 교수(사진 가운데), 그리고 이날 사회를 맡은 박일준 연구원(사진 왼쪽) ⓒ이정훈

예언자적 교회 사명, 연대를 통해 완성한다

기조강연에 이어 “한·일 갈등과 양국 교회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첫 번째 공개강연을 진행한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김승태 소장은 “교회는 갈등이 있는 곳에 화해와 평화를 중재하는 것을 선교적 과제로 삼고 있다”는 명제를 강조했다.

또한 교회와 세속국가와의 관계를 ‘창조적 긴장관계’로 정의하며 교회가 속해있는 국가라도 성서의 가르침에 어긋난 방향으로 나가면, ‘예언자적 경고’를 해야하고 그것에 맞설 사명이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김 소장은 교회가 세속국가에 맞서기 위해서는 국외의 형제 교회와 연대와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교세가 약한 일본 교회와의 연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좋은 신앙인, 좋은 시민

두 번째 공개강연은 성균관대 박은영 교수가 “종교는 개인적인가 사회적인가 - 일본 기독교사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일본 기독교사에 나타난 권력과 일본 기독교의 관계를 조명했다.

특히 박 교수는 “1889년 대일본제국헌법을 통해 ‘신교의 자유’를 공인 받았다고 여겼던 일본 기독교계는 천황제 국가가 존재를 인정해 주는 한 국가의 틀을 넘어선 발상을 포기하고 기꺼이 국가의 틀 안에 갇혀 국가에 유익한 종교,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기관으로 변모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사상을 기반으로 기독교가 반국가적이지 않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기회를 천황제 국가가 수행하는 전쟁에의 협력으로 나아갔다고 일갈했다. 결국 이를 통해 기독교가 일본 사회에서 시민권을 얻는 것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는지 모르나 천황제 국가의 절대화 과정 가운데 매몰되어 기독교의 비판적, 저항적 시점을 축소시키고 스스로를 국가 체제 안에 위치시키는 등 ‘신민’의 길을 걸어 나갔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 주류 기독교에 부합하지 않고 저항의 길을 걸어갔던 ‘야나이하라 다다오’ 선생을 소개했다. 다다오 선생은 개개의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에 대해 진리를 말하며 세상으로부터 비난과 박해가 미칠지라도 그것은 기독자로서 감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십자가라고 여겼다고 언급했다. 다다오 선생은 그러한 사람이 바로 ‘비애의 사람’이라고 했다.

또한 다다오 선생은 그 당시 만주전쟁을 비롯 천황제 제국주의 일본이 일으키는 전쟁 가운데 고아, 과부, 빈자, 역자, 노동자에게 공평한 정치를 행하지 않는 국내적 문제는 물론 약한 국가에 대해 공평한 정치를 행하지 않는 국제적 문제가 존재함에도 바른 정치의 길을 제시하지 않는 종교가의 무관심을 비판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한일 갈등 시대에 전정한 화해와 정의, 평화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한일 양국 신앙인이 좋은 신앙인이며 좋은 시민이 되어 각각 정의와 평화를 위한 국가의 이상을 실현하는 체제로서 협력하고 연대할 것을 촉구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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