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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 여성총대 워크숍, 개혁을 향한 의지 표출

기사승인 2019.10.12  18: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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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법총회 현장 발의해야 할 안건들이 관건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감리교) 여성 총대들이 10월11일(금) 오전부터 광화문 감리교본부 16층 본부교회로 모여들었다. 11시부터 시작되는 ‘2019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3회 총회 입법의회 여성총대워크숍(이하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함이었다. 30여명이 모인 이 자리는 제33회 감리교 총회 입법의회를 앞두고 준비를 위한 시간이었다.

주관단체로는 선교국 양성평등위원회(공동위원장 이정숙 장로, 홍보연 목사, 황창진 목사), 여선교회전국연합회(회장 백삼현 장로), 전국여교역자회(회장 이세희 목사) 등이었다.

▲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3회 총회 임법의회 여성총대워크숍이 열리고 있다. ⓒ권이민수

워크숍은 여는 기도회로 시작했다. 기도회 설교를 맡은 황창진 목사(양성평등위원회 위원장)는 에베소서 4장 14-15절을 본문으로 여성총대들을 향해 “여러분이 작은 예수”이자 “씨를 뿌리는 자”라며 이 시간이 감리교 교회를 위한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기도회에 이어 감리교여성연대의 “입법의회 준비위원회”보고가 있었다. 발표는 최희성 입법의회 준비 소위원회(이하 소위원회) 위원장이 맡았다. 최 위원장은 2018년 소위원회의 구성부터 그간 해온 연구와 활동들을 발표하며 특별히 발표 말미에 소위원회로 활동하면서 느낀 소감을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이 시대에 교회에도 여성이 차별되고 있고 잘못된 법이 많다는 점에 놀랐다”며 “불평만 했는데 감리교 여성들이 연대해서 실태조사와 법을 바꾸고 있다는 점이 기쁘고 감리교에 희망이 있다고 느낀다”고 평했다. “좋은 결실이 있을 것”이라는 그의 희망찬 말에 몇몇 총대들은 아멘으로 화답했다.

다음은 최소영 목사(양성평등위원회 총무)의 “감리회 입법의회와 여성 임법의회 대표의 역할”시간이었다. 최 목사는 먼저 선출직 여성 총대의 미미한 비율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최 총무는 과거 선출직 여성 총대가 20명도 채 안되던 과거의 통계자료를 제시하며 여성 할당제를 통해 여성 총대가 4배가량 증가할 수 있었음을 밝혔다.

그러나 그렇게 늘어난 비율은 15%정도일 뿐이었다. 할당제가 도입되긴 했으나 자격자가 없는 경우를 예외로 두는 조항이 있어 여전히 적은 수의 여성만을 총대로 뽑는 연회가 있기 때문이었다. 최 총무는 그런 연회들을 향해 “자격자를 찾으려는 의지가 없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 외에도 “연급이 안되서 못뽑는다”는 연회도 있었다. 최 총무는 “총회가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었다”는 사실을 깨우쳐 줄 필요가 있음을 밝히고 “의회제도 안에서 다양한 교회 구성원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민주주의적인 개념”이 감리교회의 하나의 과제임을 주장했다.

최 총무는 더불어 이번 입법의회에서 이러한 일이 없도록 의회법 총칙을 수정하고 삭제해야 하기에 이번 여성 총대의 역할이 막중함을 강조하며 임법의회와 여성총대 역할에 대한 기본 정보에 대해 친절히 안내했다.

다음은 여성 장정개정위원 보고였다. 발표자는 백삼현 장로(입법의회 장정개정위원, 여선교회전국연합회 회장)였다.

▲ 백삼현 장로(임법의회 장정개정위원, 여성교회전국연합회 회장)가 이번 입법의회 이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권이민수

백 회장은 좌중을 향해 “하나님이 입법위원으로 여러분을 세웠다는 것은 정의롭고 공의롭고 마음 속으로부터 불의하고 부조리한 것에 소리칠 수 있는 사람으로 뽑는 것”이라며 특히 여성을 향한 차별적인 구조를 바꾸어 나갈 수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백 회장에 따르면 이번 입법의회의 중요한 이슈는 세 가지인데. 첫 번째는 ‘성폭력 대책 위원회 통과’라고 했다. 백 회장은 “목사를 다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 아니냐”는 이들이 있다며 이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와 설득이 필요함을 밝혔다.

두 번째는 ‘태화복지재단 이사직 감리교 여성 임명건’이다. 태화복지재단은 미국의 여성 선교사들이 감리교 여성들을 위해 설치했던 재단이었지만 정작 이사직에 감리교 여성은 없는 것이다. 

세 번째는 ‘선거법 개정’이었다. 감리교는 그간 감독회장 선거 과정의 불법 선거자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백 회장은 현 선거법은 “돈을 안 쓸 수가 없고 돈을 쓴다면 많이 쓴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선거법 개정의 중요함을 주장했다.

백 회장은 “우리 하나님은 시퍼렇게 살아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이지 돈과 권력 밑에서 숨쉬고 잠자는 하나님이 아니”라고 고백하며 “누구든지 하나님이 힘 주시면 할 수 있다”고 좌중을 격려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기면서까지 진행된 워크숍이지만 어느 누구 하나 지친 기색없이 열성적으로 발표자에 반응하고 경청했다.

점심 이후 1시 40분쯤 다시 시작된 워크숍의 첫 번째 발표자는 홍보연 목사(양성평등위원회 공동위원장, 감리교여성연대 상임대표)였다.

홍 대표는 “감리회 여성과 장정개정–올해 바꿔야 할 법”이라는 제목으로 여성연대에 주목하고 있는 법안들을 설명했다. 이 법안들에는 ‘성폭력대책위원회와 성폭력 특별법’, ‘과정법–장로, 교역자 진급, 연수과정에 양성평등교육, 성폭력 예방교육실시’, ‘부부교역자 은급금 지금 차별 삭제’ 등이 있었다.

그러나 통과되어 총회에 올라갈 법안은 단 2개뿐이었다. 결국 나머지는 현장에서 발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총회에서 현장 발의가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여성 총대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시간은 윤정미 목사(전국여교역자회 총무)가 이끄는 ‘임법의회 준비 여성 워크숍’이었다. 이 시간에는 지금까지 다룬 전체 내용을 두고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남역 살인사건’과 ‘미투운동’으로 촉발된 페미니즘의 물결은 이제 사회의 현실과 구조를 넘어 교회의 성문을 뒤흔들고 있다. 더불어 그간 은밀히 덮어온 기독교내 성폭력 문제와 순종이란 이름으로 무마해온 성차별적인 구조의 폐해는 이제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거부할 수 없는 흐름 앞에 그리고 성평등과 개혁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 앞에 감리교회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이번 감리교 총회를 주목하게 된다.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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