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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예배(에스겔 43:13-27)

기사승인 2019.09.06  15: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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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천히 걷자

성전이 하나님의 임재를 눈으로 보여주는 상징이라면, 제단은 하나님과 실질적인 소통이 이루어지는 예배의 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므로 제단에 관한 환상은 예배 준비에 관한 계시로 이해하면 좋을 듯합니다.

제단의 크기가 커지고, 3층 탑 같은 모양에 계단까지 갖추는 등 그 형태가 달라졌습니다. 분명히 에스겔이 25년간 바벨론에 살면서 그들의 거대한 문명에 영향을 받은 결과일 것입니다.

그런데 기독교인들은 대체로 이 제단에 관한 계시가 바벨론의 영향을 받았으리라는 생각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계시는 지상의 어떤 것으로부터도 연상되지 않고, 순수하게 천상에서 내려온 이미지여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이 기독교인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은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 사람은 자신의 형상대로 지으신 분을 믿는 신앙치고는 좀 유치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배에 대한 영감, 예배 처소나 도구에 대한 영감은 세상 어느 것으로부터도 자유롭게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렇게나’가 아니라 ‘본질과 목적에 부합하게’ 말입니다.

▲ 바벨탑의 모형이라고도 하는 지구라트의 모습 ⓒGettty Image

교회 안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의 악기를 연주하지 못하게 했던 것을 아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당시에는 세속적이고 부정한 악기들을 거룩한 예배당에서 사용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들 생각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거룩함과 세속성의 구분은 우리의 신앙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 중요한 일을 고정관념이라는 작은 틀에 의지해서 행하다 보면 불필요한 터부만 자꾸 만들게 되고, 억지스럽고 어처구니없는 교리만 늘어나게 됩니다.

신앙인의 거룩함은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에서 확증되는 것이지, 익숙하지 않거나 지금 이해 안 되는 것을 배타적으로 거부해버림으로써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께서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13:35)고 하신 말씀대로입니다.

이해 안 되는 것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일은 어렵고 힘들지만, 잘 모르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배제하고 폄하해버리는 일은 쉽고, 때로는 속시원한 쾌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사람들이 자꾸 누군가를 왕따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믿음을 가진 우리가 넘어서야 할 유혹입니다.

에스겔의 제단이 바벨론의 지구라트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를 두렵고 떨리는 일로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제단의 모양이 아니라 그 제단에서 드려지는 제사의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제단은 피로 정결케 합니다(18-26절). 피는 생명의 상징이며, 희생과 헌신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서, 희생과 헌신으로 예배를 준비할 때, 하나님께서 그 예배를 기쁘게 받으신다는 뜻이 되겠습니다(27절).

진정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고자 하는 사람은, 차별의식과 배타성으로 자신을 무장하지 말고, 생명을 다해 희생과 헌신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무장해야 하겠습니다.

여상범 목사(제주신흥교회) uptiger@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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