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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언론의 조국 때리기 그만두라

기사승인 2019.08.25  17: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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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Question에 대하여

1. ‘김영란법’이 생기기 전까지 사람들은 선물을 주고받는 일에 대해서 그렇게 예민하지 않았다. 이 법이 생긴 이후는 명백한 뇌물과 불의로 판명되는 일들을 그 전에는 우리 사회의 오랜 관습과 관행으로 일반적으로 행하면서 살아왔다. 지금은 달라졌고 달라지고 있다.

2. 지금까지 한국 입시제도 아래서 한국 부모들은 거의 모두가 그 법이 허용되는 한에서 자신의 처지에 따라 자녀의 일에 최선을 다해오고 있다. 조국 교수와 그 부인 교수도 그랬을 것이다. 한국대학은 지금까지 대부분 교수들이 외국박사학위 소지자들이다. 그들이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자녀들의 진학과 입시로 인해서 많은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부모들은 그들의 진로와 교육 문제를 풀기 위해서 백방으로 노력한다.

내가 교수로 있을 때 주변에서 흔히 보기를, 외국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온 자녀들을 한국 대학에 입학시키려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좌절하면서 어떻게든 틈을 뚫으려고 하고, 그래서 많은 경우 자녀들을 외국인학교를 보내거나 외국대학으로 보낸다. 기러기 아빠가 다반수였고, 교수 부모가 한국대학에서 돈을 벌어서 자신의 자녀교육을 위해서 천문학적 돈을 외국대학, 특히 미국대학으로 보내는 것을 보았다. 조국 교수 부부도 유사한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3. 자유한국당 사람들이나 지금의 조국교수 자녀의 일을 그만의 특별한 도덕과 윤리 문제로 보아서 비난하고 그를 낙마시키려하는 사람들은 얼마 전 전주 상산고 문제나 자율형 사립학교 문제, 특목고나 사립유치원 문제 등을 그렇게 존치 쪽으로 풀면 안 되는 것이었다. 자유한국당이 오늘 조국 교수에 대한 마녀사냥 식의 추궁을 하면서 내세우는 논리가 진정성 있으려면 위의 경우들에 다른 입장을 취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지금의 그들의 주장은 진정으로 한국사회에서 일부가 누리는 특권에 대한 정의로운 투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자신의 속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으면서 회칠한 무덤식으로 하는 사리사욕적, 정파적 끌어내림이라고 본다.

▲ 조국 법무부장관 내정자를 향한 논란은 마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황을 보는 듯하다.

4. 예전 노무현 대통령 때도 그 딸의 미국 유학을 위한 주택 구매 등의 문제를 가지고 침소봉대 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한겨레신문 등 진보진영의 언론까지 가세해서 지금과 유사한 형태로 그 일을 비판하고 매도했었다. 대통령의 딸이 당시 보통 유학생들과는 다른 처지에서 그곳에 있어야 하는 등의 일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그보다 훨씬 비싼 집들과 돈을 쓰는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는 감추면서 그 비난을 주도하면서 언론과 민심을 호도했었다.

5. 이번 사태에서도 드러나듯이 한국대학은 그가 어떤 정치적인 입장에 있는지에 거의 상관없이 하나의 특권계급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2주간의 인턴을 한 고등학교 학생을 제1저자로 쓰면서 쓰는 논문 실적 등이 횡횡하는 사회이다. 그래서 해체되고 더 드러나야 하는 것은 맞고 꼭 그렇게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안에 속한 사람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그런 특권과 혜택을 누렸는지 잘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온 것도 사실이라는 것이다. 소수의 사람들이 그 잘못됨을 외쳐왔지만 대부분 한국 대학사회에서 그런 일들이 다반사로 통해 왔다. 오늘 경제분야에서 정규직이라고, 주주라고 모든 것을 가지는 것이 통해오고 있듯이. 그래서 이제 우리 사회의 특권폐지와 민주화 운동이 정치권을 넘어서 사법권, 언론, 대학, 종교권으로 더 멀리 퍼져나가야 하는 것은 맞다.

6. 그러나 그 일을 위해서는 ‘김영란법’이 역할을 한 것과 같은 근본적인 변혁을 주도하는 입법의 사람이 필요하고 그 시기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그 일을 위해서 지금 이 시점에 조국 법무부장관이 반드시 요청된다. 한 대학교수 삶의 안과 밖이 모두 한결같이 일치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의 부도덕을 외치면서 그를 내친다면 한국사회는 앞으로 가야할 먼 민주화의 길을 다시 뒤로 돌리는 겪이고, 곳곳에 만연해 있는 특권과 보수를 깰 수 있는 시작점도 다시 저버리게 된다고 본다.

‘김영란법’이 만들어지기 전의 무지와 몽매의 의식이 여전히 예를 들어 인간과 동물과의 관계, 기후 문제 등에도 만연되어 있지만, 이런 모든 것의 기초인 입법을 위해서 조국 교수는 그 중에서도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고, 그래서 우리는 노무현 때와 같은 실수를 하지 말고 한 걸음씩 가야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다. 한겨레, 경향 등에게 지금과 같은 류의 기사 쓰기를 그만둘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7. 이번 일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도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좀 더 강력한 결단의 길을 가기 바란다. 조국 교수는 과거 대부분의 교수들과 우리 사회의 특권의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계급적 특권의 철폐를 위해서 싸웠던 사람이고, 그 길을 지금도 견지하고 있으니 지금까지 드러난 한계에도 불구하고, 아니 이번 일을 계기로 더 큰 역할을 해 준 것을 기대하고 믿기 때문에 그를 내쳐서는 안된다.

8. 예전 독립운동을 하면서 어려운 삶을 살았던 운동가들을 지금 우리가 칭송해 마지않지만 그 사람들이 모두 안과 밖이 같지 않았을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들 중에는 지금 우리 시선으로 보면 용납하기 어려운 일들, 축첩이나 가족을 팽개쳤거나 자신 집안의 노비에게는 혹독하게 했거나 등의 일로 비난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때 당시 사람들이 고통 받는 가장 큰 이유가 나라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보아서 그 독립운동을 위해 자신을 희생시킨 사람들이므로 우리가 오늘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그 위대하고 용기있던 행위로 그들을 기리는 것이다. 그들이 삶에서 살아내지 못했고 의식하지 못한 것이 그들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9. 오늘 우리 시대에는 바로 남북분단, 자본과 이익의 독점, 언론의 왜곡 등이 바로 근본적으로 우리 삶을 파괴하는 일이라고 보아서 그 일에 투신하는 사람들을 소중하게 보아야 한다. 그러면서 각자는 거기에 더해서 자신의 삶에서 점점 더 안과 밖이 같아지고 통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우리의 법과 사회도 그렇게 안과 겉이 같으면서 착하게 사는 일이 좀 더 용이해지도록 법과 환경을 바꾸어가야 한다. 우리가 많이 외치는 공정과 정의가 자신에게 이로우면 공정이고, 그렇지 않으면 불의라고 한다면 우리 모두가 빨리 그러한 수준을 넘어서도록 해야 할 것이다. 

10. 그 일을 위해서 지금 이 시점에서 조국 교수가 꼭 법무장관이 되어야 하고, 이 시대의 싸움에서 자기 것을 지키는 데만 관심하는 사람들과의 싸움에서 져서는 안된다. 힘을 합해야 한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결단하고 판단해야하는 방향이고 최소한의 기초라고 본다. 조국 교수도 오늘의 이 고통을 우리 한반도의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의미로 풀어내고 선하게 견뎌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은선 명예교수(한국 信연구소, 세종대) leeus@sejo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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