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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역행하는 남군산교회의 세습

기사승인 2019.08.24  17: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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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성 교단, 세습방지법 제정 시급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류정호 목사, 이하 기성) 소속 남군산교회에서 또 한 번 세습이 있었다. 아버지 이종기 목사가 아들 이신사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준 것이다. 기성교단의 경우 아직 세습방지법이 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간 아들이나 사위에게 교회를 세습하는 폐단이 합법이라는 이름 아래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모두가 짬짬이?

그러나 최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총회장 림형석 목사) 명성교회에서 아버지 김삼환 목사가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준 일로 교계와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고 교회세습 문제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임에도 남군산교회는 세습을 강행한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에 분노하고 있다.

같은 교단에서 사역 중인 K목사는 남군산교회 세습 건은 두 가지 면에서 큰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먼저는 기성교단 현행법상 불법적인 세습이라는 점이다. 그는 “해당 교회 부목사가 담임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야 함에도 이신사 목사는 부목사 신분으로 남군산교회에서 사역하다가 바로 담임목사직을 세습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기성교단 총회 헌법 시행세칙 제8조(교역자의 청빙, 헌법 제42조 제6항, 제44조 제2항) 3번에 따르면 “부목사는 담임목사 사임 시 자동사임하며 해 지교회의 담임목사로 2년 이내에 청빙될 수 없다.”는 항목이 있다. 남군산교회 뿐 아니라 남군산교회가 소속된 군산지방회도 교회세습에 동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해볼 만한 상황이다.

두 번째는 남군산교회의 교인들이 세습을 두고 극심하게 반발했음에도 “목사 하는 일에 반대하면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라며 이종기 목사가 세습을 밀어붙인 점이다. K목사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인해 교인의 절반가량이 교회를 떠났다”고 한다. 그는 “교인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담임목사가 독단적으로 이 일을 행했다는 것 자체가 아직까지 관습적으로 한국교회가 담임목사중심제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밝혔다.

분노하는 기성 사람들

8월 22일 이 분노를 담아 ‘남군산교회 세습철회 및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세습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결인·서울신학대인·그리스도인 일동’이 연대해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성결과 세습은 공존할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에는 100여명 이상이 연명하였으며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물론 교단 내 지속된 세습을 저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그동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서울신학대학교(총장 황덕형 교수) 진보동아리 ‘약동하는서신인’의 학생들이 2017년 5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세습을 강행한 세한성결교회에서 세습반대 피켓시위를 하거나 당해 총회에서 세습방지법 제정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 외에도 일부 노회와 학생들도 다방면으로 세습방지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나 하나로 모여 공식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렇게 하나로 뭉친 목소리가 교회세습을 관망하던 기성교단과 총회를 뒤흔들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만한 일이다.

다음은 ‘남군산교회 세습철회 및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세습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결인·서울신학대인·그리스도인 일동’이 연대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Getty Image

성결과 세습은 공존할 수 없습니다

남군산교회 세습 철회와 기성교단 세습방지법 제정을 촉구합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류정호 총회장) 남군산교회 아버지 이종기 목사가 아들 이신사 목사에게 담임목사직 세습을 완료했습니다. 타 교단 대형 교회의 부자 세습 시도로 인해 한국교회가 교계와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는 시기에 성결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우리는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세습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교인들의 극심한 반발이 있었으나, 담임목사가 오히려 '목사 하는 일에 반대하면 하나님 뜻에 거역하는 것'이라는 식의 표적 설교를 했다는 소식을 통해,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한 탐욕과 독선이 짙게 드리워져 있음을 분명히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세습을 강행하여 많은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갔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표합니다.

기독교 운동 시민단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남군산교회가 지역 보육원과 독거노인 가정을 앞장서서 섬겨 온 점을 높게 평가하여 2016년에 주관한 좋은교회상 시상식에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상'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세습 사실이 밝혀지면서 기윤실은 "세습은 공교회를 무너뜨리는 죄악으로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표명하며 남군산교회의 후원을 거절하고 세습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남군산교회의 지역사회를 위한 섬김은 충분히 '좋은 교회'라고 평가받을 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세습을 정당화하는 명분이 될 수는 없습니다. 교회 세습은 교회를 무너뜨리는 명백한 죄악입니다. 교회의 머리 되시는 그리스도의 자리를 빼앗는 일이며, 공동체로서 세워진 교회를 개인의 탐욕을 위해 사유화하여 교회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일이고, 목회직의 승계가 아닌 부와 권력의 대물림입니다. 이제 남군산교회를 '좋은 교회'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이 일에는 교단의 책임이 막중합니다. 기성 교단에는 세습방지법이 없습니다. 기성 교단은 한국교회의 수많은 교단들 중에 세습이 세 번째로 많은 교단으로 꼽힙니다. 여러 교단이 시대적 요구와 성서에 근거하여 세습방지법을 제정하였으나, 기성 교단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교단의 침묵과 용인이 개교회의 세습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성도와 신학생들의 세습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부재한 현실입니다.

우리의 이름이자 얼굴인 성결, 그것은 세상의 욕망을 거슬러 거룩한 그리스도의 완전을 향해가는 의지이자 성령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그러나 세습은 성결을 훼손하여 교단의 정체성을 퇴보케 하는 것이며, 성령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성결과 세습은 공존할 수 없습니다. 세습이 허용되는 한, 성결의 상징인 가시밭의 백합은 썩은 백합이 되어 버리고 말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결교회를 사랑하는 이들이 마음을 모아 남군산교회 세습 철회를 촉구합니다. 더 이상 성결이라는 이름을 부끄럽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기성 교단의 세습방지법 제정을 촉구합니다. 더 이상 불의에 대한 침묵으로 인해 선조들의 열정으로 세워진 성결의 복음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성결의 이름에서 세습을 지워 주십시오. 성결을 회복하여 주십시오.

2019년 8월 22일

남군산교회 세습 철회 및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세습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결인·서울신학대인·그리스도인 일동

강윤구 강춘근 권이민수 권창훈 그리스도 기독청년학생실천연대 김주형 김강현 김남선
김동준 김범석 김성학 김성호 김성환 김양운 김영광 김용모 김용휘 김은환 김정수
김종혁 김지영 김창수 김태규 김태완 모세형 목석균 문희준 박광현 박김성록 박신영
박영식 박영애 박은호 박종범 박종천 박주영 박지명 박천광 박천웅 박해용 박혜진
백승미 백장현 백현종 서영호 서용수 손종명 송미경 송선례 송은영 송창훈 신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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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28명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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