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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나님인가, 하나님의 나인가?”

기사승인 2019.08.22  17: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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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 묵상하며

21 그 때부터 예수께서는, 자기가 반드시 예루살렘에 올라가야 하며,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해야 하며, 사흘째 되는 날에 살아나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 22 이에 베드로가 예수를 따로 붙들고 “주님, 안됩니다. 절대로 이런 일이 주님께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하고 말하면서 예수께 대들었다. 23 그러나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마태복음 16:21~23/새번역)

한 순간입니다. 최고의 정점에서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추락이 너무 가까웠습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라는 고백에 주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엄청난 축복을 선언하십니다. 베드로 그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울 것이며 죽음도 그것을 이기지 못합니다. 하늘나라의 열쇠도 주십니다. 베드로가 무엇이든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이고, 풀면 풀립니다. 그러나 곧이어 베드로는 사탄이라고, 걸림돌이라고, 뒤로 물러나라는 혹독한 말씀을 듣습니다. 최고의 영예에서 최악의 치욕까지 한 순간에 곤두박질칩니다.

베드로는 메시야를 알아봤습니다. 드디어 하나님의 아들을 찾아냈습니다. 그 깨달음으로 교회의 반석이라 인정받았고, 하늘나라의 열쇠를 손에 쥐게 됩니다. 그런데 그 하나님의 아들이 죽는다는 것입니다. 적들에게 무력하게 무너진다는 것입니다. 고난을 받고 살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쫓아 드디어 만난 구원입니다. 사흘 만에 되살아난다는 말씀은 이해할 수 없었나 봅니다. 베드로에게는 드디어 찾아낸 최고의 구원이 파괴된다는 것만 충격적이었나 봅니다. 절대로 안 된다고 대들만 하지 않았겠습니까.

▲ M. C. Escher, 「Angels & Demons」

놀라운 깨달음, 형언할 수 없는 평안, 벅차는 감동을 맛볼 때가 있습니다. 기도 중에, 묵상 중에, 설교나 나눔 중에 은총의 순간을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다음 순간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곤 합니다. 그 체험을 유지하고 더 고양시키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리기 때문입니다. 어느새 하나님보다, 하나님으로 인한 행복에 더 쏠리기 때문입니다. 그럴수록 오히려 더 불안하고 불안정해집니다. 그 은총의 체험이 사라질까봐 불안하고, 잃지 않으려 통제하면서 불안정해집니다.

무엇인가에 몰입하면서 절로 평온해집니다. 그러나 평온해지려고 애쓰면 오히려 불안해집니다. 사랑에 깊이 빠져 행복을 맛봅니다. 그러나 행복해지려고 사랑하면 오히려 집착으로 불안해집니다. 내려놓음이 주목받고 강조됩니다. 그러나 내려놓으려 애쓸 때, 오히려 더 내려놓을 수가 없습니다. 평온, 행복, 비움은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쫓아서는 붙잡을 수가 없습니다. 다만 함께 걸을 수 있을 뿐입니다. 그 자체를 얻으려 노력해서 성취하는 결과가 아닙니다. 흙탕물을 맑히려 손을 저으면 더 탁해지듯 만들려 애쓰면 더 멀어집니다. 흐르도록 받아들이고 맡기면 절로 맑아집니다. 사랑에 빠져 자신을 내어줄 때, 평온, 행복, 비움도 절로 깃듭니다. 의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뜻밖의 선물 같이 느껴집니다.

베드로에게 주님께서 누구신지 깨닫게 하신 이는 하나님이십니다(16:17). 하나님 주신 깨달음 때문에 교회의 반석이 되고, 하늘나라의 열쇠도 선사받습니다. 전적으로 은총이고 은총의 열매입니다. 그러나 그 충만한 기쁨을 잃지 않으려 집착하다가 주님의 일을 막아섭니다. 하나님을 반대하는 걸림돌이 됩니다.

‘하나님의 나’였기에 받은 선물에 집착하면서, ‘나의 하나님’이길 고집합니다. 나의 하나님을 고집할 때, 하나님의 일을 막는 “사람의 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사탄의 길로 추락합니다. 사탄은 추락한 천사가 아닙니까. 두렵고 아파도 나의 하나님에 갇히지 않을 때, 하나님의 내가 될 수 있습니다.

하태혁 목사(단해감리교회) devi3@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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