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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를 저버린 죄(에스겔 16:1-63)

기사승인 2019.06.25  18: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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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천히 걷자

에스겔 16장은 워낙 적나라하고 원색적인 비난의 메시지로 읽어 내려가기 거북스러울 정도입니다. 에스겔은 하나님의 심판이 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절대로 과하지 않다며 하나님의 심판을 변증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죄를 더 돋보이도록 강조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원색적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장에서 받은 은혜에 대한 의리를 강조하는 메지시만 읽고 지나가면, 말씀 묵상이 교회의 조직관리 방식에 대한 합리화의 수준에 머무르게 됩니다. 말하자면, 받은 것이 있으면 뱉어내라는 식의 헌금강조와 주일성서 강조로 메시지가 축소된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의리를 강조하는 것은, 쉽게 알아들을 수 있어서 좋긴 하지만 편협한 말씀 묵상이 되기 쉽습니다. 하나님께서는 ‘Give and Take’에 기반한 의리를 지키지 않은 일을 죄로 보신 것이 아니라 신뢰를 저버린 것을 죄로 보셨습니다. 즉, 받은 은혜의 크기에 걸맞은 제물을 드리지 않은 것 때문에 이스라엘을 책망하신 것이 아니라 ‘간음행위’로 신뢰를 깨뜨린 것을 심판하시는 것입니다.

▲ 에스겔서 16:43-52의 말씀을 묘한 그림 ⓒGetty Image

천한 출생의 버려진 아기가 왕관을 머리에 쓴 존귀한 사람이 되었으나, 자신이 얻은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끝없이 쾌락을 추구하다가 어느새 돌이키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얻게 되는 깨달음은 우상숭배의 본질이 탐욕이라는 사실이 되겠습니다.

결국, 사람의 죄는 어떻게 태어났느냐(3-5절)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나타난다는 말씀이 되겠습니다. 어디에 속하느냐가 그 사람의 죄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그 사람의 신앙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된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탕자의 비유에 등장하는 죄인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심각한 이 여인도 ‘새 계약’을 약속받습니다(60절). 물론, 하나님의 용서는 무조건적 용서도 아니고, 값없는 용서는 더더욱 아닙니다. ‘행위대로 보응’(43절)이 충분하게 이루어진 후에야 하나님의 용서가 베풀어집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자비는 놀라운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기준에서가 아니라 이 말씀이 선포되던 시점을 기준으로 볼 때, 이 여인은 죽는 것이 마땅하고 그에게 새로운 계약이란 너무나 과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통해 보게 되듯이 자기 마음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축복마저도 죽음의 저주가 될 수 있다. “모든 지킬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4:23)

하나님 앞에 우리 자신을 세우고 마음을 살피며 걷는 하루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여상범 목사(제주신흥교회) uptiger@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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