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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란”

기사승인 2019.05.20  18: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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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 묵상하며

18 예수께서, 무리가 자기 옆에 둘러 서 있는 것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건너편으로 가자고 말씀하셨다. 19 율법학자 한 사람이 다가와서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나는 선생님이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 20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을 나는 새도 보금자리가 있으니,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21 또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 말하였다. “주님, 내가 먼저 가서,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22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따라오너라. 죽은 사람의 장례는 죽은 사람이 치르게 두어라.” 23 예수께서 배에 오르시니, 제자들이 그를 따라갔다.(마태복음 8:18~23/새번역)

주님께서는 많은 추종자를 원하셨을까? 오늘날 교회들이 보여주는 그런 부흥을 원하셨을까? 머릿수의 부흥은 오늘날 그 무엇보다 최우선하는 가치입니다. 담임자가 어떤 잘못을 범해도 부흥시켰으면 다 용서됩니다. 면죄부일 뿐만 아니라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립니다.

기적이 나타나고 병이 낫고 소위 능력이 나타나는 교회라면,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고 집회를 마련합니다. 안락한 시스템을 마련해 더 많은 사람들이 등록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문턱을 낮추고 낮춥니다.

주님의 모습은 극히 대조적입니다. 따르겠다는 사람에게조차 찬물을 끼얹고 계십니다. ‘머리 둘 곳조차 없는 길인데 따라올 수 있겠어?’ 당시에 율법을 배우는 학생은 율법학자의 집에서 편히 지내며 배웠습니다(김근수, 『행동하는 예수』, 241). 어디든 따르겠다고는 하지만 얼마나 힘든 길인지 알았을지.

놀라운 기적에 수많은 무리까지 따르니, 미래의 엄청난 부와 권력을 기대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래서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고 핵심을 찌르십니다. 단지 안락한 집과 안정만 없겠습니까? 누구의 이해도 받지 못하는 길입니다. 핍박과 죽음의 길입니다.

이미 따르고 있는 제자에게도 극단적인 요구를 하십니다. ‘부친의 장례보다도 나를 따르는 길을 최우선해야 한다!’ 죽은 사람의 장례는 죽은 사람에게 맡기고 계속 따라 오라는 말씀입니다. 당시 장례는 그 어떤 율법보다 최우선하는 일이었습니다. 가장 중하다 여기는 그 어떤 일보다 주님을 따르는 일을 중시하는 마음, 그것이 제자에게 요구하신 중심입니다.

주님을 따르는 것보다 우선하는 일이 있다면, 그는 “죽은 사람”입니다. 장례라도 주님의 일보다 앞서면 죽은 사람의 몫일뿐입니다. 그렇게 말씀하시고 주님 배에 오르시니 제자들은 그 말씀을 듣고도 따라 탑니다. 그렇게 결단하고 따라가도 주님의 길을 끝까지 따르지 못했습니다.

주님의 의중은 분명합니다. 많은 무리가 아니라 참된 제자를 원하십니다. 주님 가신 길을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갈 수 있는 중심을 원하십니다. 율법학자는 주님을 선생님으로 부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선생님으로 여기며 배울 학생이 아니라, 주님으로 믿고 따를 제자를 원하십니다. 죽음의 골짜기도 함께 걸을 제자를. 이미 주님이라 부르며 따르는 제자도 자신의 중심을 재확인하게 하십니다.

주님이라 부르는 그 예수님은 자신에게 누구십니까? 감동의 눈물과 희망을 안겨주는 강연자? 참신한 프로그램으로 배움의 기쁨을 누리게 하는 선생님? 많은 사람을 모이게 하여 잘 관리하는 경영자? 질병, 사업, 관계… 삶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해결사? 많은 무리를 도우셨듯이 주님 우리 문제를 해결해주길 원하십니다.

그러나 주님 더 원하시는 만남이 있습니다. 오늘도 제자로 부르시며 물어 오십니다. “머리 둘 곳 하나 없지만 그래도 이 외로운 길을 함께 가겠느냐? 나와 함께 가는 길을 그 무엇보다 중하게 여기겠느냐?”

▲ Emanuele Giannelli, “Hovo Sapiens” ⓒGetty Image

부화해서 날개를 퍼덕일 생명이 아니라
누구 요리하기 좋은 식재료
무정란만 층층이 쌓인 모습
교회의 자화상이 아닙니까?
저 중에 하나 자기 얼굴은 아닌지…

하태혁 목사(단해감리교회) devi3@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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