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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당국으로부터의 처벌 그후 1년, 그들은

기사승인 2019.05.16  18:2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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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도 바울은 동성애 혐오를 조장하는가

2018년 5월17일 개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 한 장이 게시되었다. 장로회신학대학교(이하 장신대) 소속 대학원생과 학부생 8명이 채플실을 배경으로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색 옷을 맞춰 입고 무지개 깃발을 든 채 찍은 단체사진이었다.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아이다호데이)’을 맞아 기독교의 성소수자 혐오를 반성하고 성소수자와 연대하겠다는 의지의 퍼포먼스 차원이었다.

사진 한 장이 불러온 파장

하지만 이 사진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보수 교계의 큰 반응을 일으켰다. 이 사진이 SNS를 통해 다시 유포되면서 보수 기독교 반동성애 진영과 ‘동성애 반대’를 표방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림형석) 총회는 ‘학생들을 왜 제지하지 못했느냐’며 학교 당국에 거세게 항의하는 사태로 발전했다.

▲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아이다호데이)’을 맞아 기독교의 성소수자 혐오를 반성하고 성소수자와 연대하겠다는 의지로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시한 사진은 돌이킬 수 없는 파장을 불러왔다. ⓒ사진 속 당사자의 SNS

결국 학교 측은 동성애에 관한 의사 표현과 관련된 교칙이 전무함에도 학생 4명을 징계(1명 정학, 3명 근신)했다. 또한 학생 1명은 6개월의 유기정학 기간이 끝나고도 통보도 없이 정학 처벌이 6개월 연장되어 여전히 정학 상태이다.

이 사건 이후 장신대는 동성애와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표현하는 학생을 징계할 수 있다는 조항을 학칙에 추가했다. 여기에 2019년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성애자 입학불가 및 입학생 전원 반동성애 서약을 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

비단 장신대 뿐만 아니라 기독교 계열 대학에서 성소수자와 여성 등 인권 관련 의견을 개진하거나 관련 활동을 하는 학생을 막는 사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한국 교계 내 만연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국가인권위회의 발표에 따르면 숭실대학교에서 지난 2015년 교내 성소수자 모임이 강의실을 대관해 인권 영화제를 개최하려고 하자 학교 설립이념을 이유로 허락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숭실에 오신 비/성소수자 모두를 환영합니다.’라는 내용의 교내 성소수자 모임의 현수막 설치도 불허했다.

또한 한동대학교(이하 한동대)에서는 2017년 교내 미등록 학생자치단체가 페미니즘과 동성애를 주제로 강연회를 진행하려고 하자 건학이념을 들어 행사를 허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당국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해당 단체는 강연회를 강행하였다. 이에 한동대 학교 당국은 단체 학생들에게 무기정학과 특별 지도 처분 등의 징계를 내렸다.

또한 지난 2018년 호남신학대학교에서는 장신대와 마찬가지로 동성애자 입학을 불허하는 교칙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기독교 계열 대학들에서는 왜 이리도 성소수자 문제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이들의 성소수자 혐오의 주요 근거는 ‘성경’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독교 성서 안에는 ‘동성애는 죄’라고 명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성서학자는 “복음서의 예수는 성소수자들의 삶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예수는 당시 종교적으로 거룩하지 못한 자들이라 불리던 성노동자들의 친구이자 보호자로 기록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성서의 바울이 동성애자를 죄인으로 정죄했다는 반동성애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신약성서의 다른 축인 바울서신에서 바울이 비판하고 있는 대상은 남성 간의 성행위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그리스-로마의 엘리트들이었다. 당시에 비슷한 계급인 남성 간의 성관계는 매우 드문 일이었으며 대부분 자신의 원하는 미청년을 돈으로 사거나 노예로 만들어 성폭행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급급했다. 이를 비판한 바울의 본문들은 요즘의 ‘버닝썬’ 등의 일련의 사태에서 나타난 한국사회 엘리트들의 성적 타락을 비판하는 본문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 한국 교계와 신학대학들 내에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만연되어 있다. ⓒ사진 속 당사자의 SNS

한 성서학자의 주장대로라면 결국 성서가 성소수자 혐오의 근거가 된다는 말은 성서의 말이 아니라 성서를 입맛에 따라 해석해 온 인간의 말이 되는 것이다. 오히려 성서대로의 삶은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사회에 맞서 성소수자를 환대하고 혐오의 규정들을 부수는 일로 다시 정의될 수 있다.

처벌 후 1년, 상황은 어떤가

장신대에서 징계를 받은 학생인 서 씨는 인터뷰에서 “출애굽 사건부터 예수 운동까지 성경이 말하고 있는 것은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들에 대한 저항”이라며 “억압과 차별의 사슬을 끊고 내가 ‘나’로서 살아가는 삶을 예수께서 우리에게 보이셨으니 우리 또한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교계를 향해 “신앙은 규정지음이 아닌 규정으로부터 해방”이며 “예수는 어떤 의미인가? 에 대한 성찰이 한국교회 그리고 혐오의 도구로 예수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현재 장신대 학교 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학생들은 징계 처분 무효 소송 중에 있다. 학생들을 대리하는 변호인단은 학생들이 받은 징계는 정당한 징계 사유가 없는 ‘부당 징계’에 해당한다며 맞서고 있다.

현재까지 1차 변론기일이 끝났으며 6월 27일 2차 변론이 예정되어 있다. 이 징계 무효 소송과 이 사건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한국 교계는 이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 볼 일이다.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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