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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지도 못했고

기사승인 2019.05.15  19: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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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비의 선물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눈으로 보지도 못했고, 귀로 들어보지도 못했고, 손으로 만져보지도 못했고, 마음에 떠오르지도 못했던 것을 주겠습니다.”(제17절)

히브리어 성경 이사야에 “이런 일은 예로부터 아무도 들어 본적이 없습니다. 아무도 귀로 듣거나 눈으로 본 적이 없습니다.”(64:4) 하는 말이 있고, 바울은 이를 인용하여 ‘비밀로 감추어져 있는 하나님의 지혜’, ‘하나님께서 영세 전에 미리 정하신 지혜’를 두고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 듣지 못하고, 사람의 마음으로 생각하지도 못한 것”(고전2:7-9)이라고 했다.

노자의 『도덕경』 14장에서도, 도(道)를 두고 ‘보아도 보이지 않는 것(夷), 들어도 들리지 않는 것(希), 잡아도 잡히지 않는 것’(微)이라고 했다. 초기 중국으로 간 서양 선교사들 중에는 이 세 글자가 ‘여호와’를 가리키는 것이라 생각하고 흥분한 적이 있다. 아무튼 여기 『도마복음』에서는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시려는 선물도 바울이 말하는 ‘감추어져 있는 하나님의 지혜’나 『도덕경』에서 말하는 ‘도’처럼 인간의 일상적 감각이나 지각으로는 감지될 수 없는 궁극 진리를 뜻한다.

▲ 하나님과 하나님의 사랑을 시각화시킨 일러스트 ⓒGetty Image

그런데 『요한1서』 1:1에는 이와 반대로 “생명의 말씀은 태초부터 계신 것이요, 우리가 들은 것이요, 우리가 눈으로 본 것이요, 우리가 지켜본 것이요, 우리가 손으로 만져본 것입니다.”고 했다. 진리는 감추어져 있다고 했는데, 어찌하여 여기 요한 서신에서는 이처럼 우리가 듣고 보고 지켜보고 만져보기까지 한 것이라고 하는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관건은 예수님이 주시는 ‘깨달음’을 통해서이다. 성경의 용어를 빌리면 ‘성령’으로 눈이 뜨이는 것, 들을 귀가 열리는 것이다. 깨닫지 못한 사람에게는 진리가 감추어져 있는 것이지만, 깨달은 사람에게는 그것이 드러나 있다. 그러기에 신(神), 혹은 궁극실재는 감추인 면(deus absconditus, 감추어진 신)과 드러난 면(deus revelatus, 계시된 신), 양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아무튼 이처럼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도록 감추어진 것을 ‘주겠다’고 한 것은 결국 우리에게 깨침을 선물로 주시겠다는 놀라운 약속이다. 이런 약속을 신뢰하는 것이 바로 종교의 핵심 중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강남 명예교수(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 soft103@hotmail.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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