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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사상이 북한 사회에서 여전히 영향력이 있나요?_김정은 위원장 시정연설 분석

기사승인 2019.04.17  19: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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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선교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주체사상 100문 100답(31)

Q: 주체사상이 북한 사회에서 여전히 영향력이 있나요?_김정은 위원장 시정연설 분석을 통해 본 북한 사회와 주체사상

A: 제 연재의 제목이 ‘북한 선교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주체사상 100문 100답’입니다. 이 제목은 북한 선교를 위해서는 북한 사회를 알아야 하고, 북한 사회를 알기 위해서는 북한의 유일신념체계인 주체사상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연재를 이어오는 동안, ‘이제 남북 간 북미 간 평화가 조성되면, 북한도 주체사상을 포기하겠죠? 어차피 북한이 포기할 사상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나요?’라든지, ‘북한 사회가 김정은 시대에 들어 장마당도 활성화 되고, 시장경제적 요소도 일정하게 도입하는 등 매우 개방적으로 변해가고 있어서, 이제 주체사상처럼 경직된 사상은 별로 강조도 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라는데, 그렇게 한 물 간 주체사상을 꼭 알아야 할 이유가 있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제 연재 첫머리에도 주체사상을 알아야 할 이유를 여러 가지로 말씀드렸지만,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시정연설 자료가 입수되어, 가장 최근에 발화된 ‘수령’ 김정은의 육성을 통해 북한 사회에서의 주체사상의 위상에 대해 짚어보고자 합니다.

▲ 김정은 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12일 개최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시정연설을 하였습니다. 그는 연설 모두에 이런 언급을 합니다.

“나는 모든 대의원 동지들이 전체 인민의 의사를 대표하여 나에게 영광스러운 우리 조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또다시 국가의 전반사업을 이끌어나가도록 커다란 믿음을 표시하여준데 대하여 충심으로 되는 감사를 드리며 공화국의 발전, 번영과 우리 인민의 행복을 위하여 헌신 분투할 것을 엄숙히 맹약합니다.”

바로 이어서 다음과 같이 강조합니다.

“동지들!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의 기치를 높이 들고 사회주의 위업을 완성하는 것은 공화국 정부 앞에 나서는 중대한 력사적 임무입니다.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는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의 최고강령이며 사회주의 국가건설의 총적방향, 총적목표입니다. 김일성-김정일주의를 국가건설과 활동에 철저히 구현하여야 우리 공화국을 영원히 위대한 김일성, 김정일동지의 국가로 강화발전시키고 수령님과 장군님의 뜻과 념원대로 우리 인민의 자주적요구와 리상을 빛나게 실현해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 공화국정부는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기 위한 투쟁을 더욱 힘있게 벌려 사회주의위업수행에서 결정적 승리를 이룩해나갈 것입니다.”

이 시정연설은 전형적인 두괄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체 연설의 결론이 바로 위에 소개한 시정연설 도입부의 저 문단에 모두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조선로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당과 국가의 ‘최고강령’이자 ‘총적목표’가 다름이 아닌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해야 할 일이 ‘김일성-김정일주의’를 ‘국가건설과 활동’에 ‘철저히 구현’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김일성-김정일주의를 국가건설과 활동에 철저히 구현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여기에 대해 시정연설은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 국가건설사상”을 확고한 “지도적지침”으로 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또, ‘김일성-김정일주의 국가건설사상’이란 무엇일까요?

‘김일성-김정일주의 국가건설사상’의 실체에 대해 시정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국가건설과 활동에서 자주의 혁명로선을 철저히 관철하여야 합니다. … 자주의 혁명로선을 국가건설과 활동에 구현해나가는데서 중요한 것은 혁명의 주체적 력량을 강화하고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를 우리 식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인민들을 위대한 주체사상, 민족자주정신으로 튼튼히 무장시키고 당과 공화국정부의 두리에 굳게 묶어세워 나라의 정치사상 진지를 철통같이 다져나가야 합니다. 공화국정부는 경제와 국방, 문화의 모든 분야를 확고한 주체적 립장에서 우리 식으로 발전시키며 남의 식, 남의 풍을 추호도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 당과 인민대중이 통일단결되여 혁명의 강력한 주체를 이루고 자주,자립,자위의 튼튼한 기초우에서 끊임없이 강화발전되여나가는 우리 공화국의 전도는 밝고 양양합니다. 국가활동과 사회생활전반에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철저히 구현하여야 합니다. … 국가의 전반사업에 대한 당의 령도를 백방으로 보장하여야 합니다.”

즉, ‘자주성’, ‘대중성’, ‘령도성’이 ‘김일성-김정일주의 국가건설사상’의 핵심이라는 주장입니다. 이 뒤로 이어지는 시정연설은 이 세 가지 원칙에 입각하여 구체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정책과제들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은 이 모든 시정연설의 끝을 다음과 같은 호소로 맺고 있습니다.

“자주의 길에 번영이 있고 승리가 있습니다. 자기 힘을 믿고 제힘으로 앞길을 개척해나가려는 투철한 신념과 의지를 지닌 국가와 인민의 도도한 진군은 그 무엇으로써도 돌려세우거나 멈춰 세우지 못합니다. 모두 다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 당과 공화국정부의 두리에 굳게 뭉쳐 사회주의강국건설위업을 빛나게 실현하기 위하여 총진격해 나아갑시다.”

이 시정연설에서 끊임없이 변주되고 있는 ‘자주성’, ‘대중성’, ‘령도성’, ‘김일성-김정일주의’, ‘김일성-김정일주의 국가건설사상’ 등의 합리적 핵심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바로 ‘주체사상’입니다. ‘주체사상’은 사람이 자기 운명의 주인이라는 ‘자주성’을 철학적 원리로 표방하고 있습니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이 혁명가는 대중을 떠나 살 수 없고, 모든 사업을 ‘인민대중’에 의거하여 풀어야 한다는 ‘대중성’을 사업의 방법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또한 인민대중은 ‘수령’과 ‘당’의 ‘령도’와 결합될 때에야 비로소 혁명의 주체가 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주체사상의 ‘수령론’은 필연적으로 주체사상을 ‘수령의 존함을 모신’ ‘김일성주의’, ‘김정일주의’로 호명하게 됩니다. ‘령도의 계승성’이라는 원칙에 의해 ‘김일성-김정일주의’라고 고백되어지는 것입니다. 

장담컨대, 주체사상에 대한 선 이해가 없으면, 이 시정연설문의 단 한 단락도 북한이 말하고자 하는 바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북한 사회와의 진지한 대면과 대화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북한의 향후 국가전략이 이 시정연설문에 담겨져 있는데, 이 시정연설문을 독해하지 못하면 북한 사회를 읽어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이 시정연설문의 강조에도 불구하고, 애써 ‘주체사상’도, ‘김일성-김정일주의’도, ‘김일성-김정일주의 국가건설사상’도, ‘인민대중성’이나 ‘당의 령도성’도 모두 외면한 채, 내 머리 속에서 그려낸 북한의 모습이 ‘진짜 북한 사회’일 것이라는 강한 희망이 신념이 되어버린 완고한 독단의 마음일 것입니다.

정대일 연구실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jungsc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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