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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 대한 국가폭력에 눈감은 한국교회

기사승인 2019.04.14  19: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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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홍택 목사, 목공일을 통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매해 4월만 되면 꼭 한 번씩은 흔히 듣게 되는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말이 있다. 영국의 시인 T. S. Elliot의 “황무지”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이 시는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들에게도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다

“APRIL is the crue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욕망과 기억을 뒤섞고, 
메마른 뿌리를 봄비로 일깨운다.”

한국도 이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조금 멀게는 제주4.3 희생자들의 피가 있고, 4.19혁명의 피가 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깝게는 2014년 4월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했다.

고난과 아픔, 비통이 뒤섞인 달이다. 4.19는 경험한 세대들은 이제 점점 노쇠해 가지만 4.16을 경험한 세대는 이제 한국사의 가운데 있는 우리들이다. 우리들에게 4.16은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물음으로 가득할 수밖에 없다.

4.16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그 어떻게를 실천하는 사람들 중에 기독교인들도 있다. 그것도 유가족들과 함께 목공일을 하는 목회자가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총회장 림현석 목사) 목회자 안홍택 목사(고기 교회)이다.

그는 목회자이자 목수로써 2015년부터 세월호가족과 함께 세월호를 기억하게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 고기교회 안홍택 목사는 4.16이 발생하고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목공일을 하면 가족들이 숨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권이민수

기억한다는 것은 기독교인들에게 왜 중요한 것일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것일까? 4월 어느 저녁, 고기교회에서 안홍택 목사를 만나 그의 생각을 들었다.

▲ 목사님과 목회하고 계시는 교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안홍택 목사이고 목회자입니다. 담임목회자로 고기교회를 30년 동안 목회했습니다.

고기교회에 와서 세 가지 목회 원칙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먼저, 생태기후적인 위기에 처한 이때에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전하는 목회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함께 하는 교회가 되기를

다음은 이웃과 함께하는 이웃의 곁에 있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를 지향합니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예언자적 관점에서 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교회는 필요합니다. 이 사회 속의 소외되고 고통 받고 힘들어하는 소수자들을 위해 함께하는 교회를 만들어 갑니다.

마지막은 종말론적인 공동체가 교회는 되어야 합니다. 자본이 모든 것을 장악한 이 시대에 자본 가치를 제로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건 종말론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즉, 이 세 가지를 요약하자면 환경 친화적이며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역사적, 예언자적인 통찰력을 가지고 종말론적인 가치제로의 교회를 이루어 가는 것이 고기교회의 목표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세월호 가족들의 고통

▲ 목사님께서는 세월호 유가족들과 5년간 함께 해오셨는데 그동안 어떤 활동을 해오셨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다들 놀랐었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이 사건은 국가폭력이고, 국가폭력에 의해 수많은 이들이 생명을 잃은 사건이었습니다.

저는 화랑유원지에 있는 합동분향소에 기독교 기도 처소가 마련된 것을 알게 되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세월호 엄마들은 수공예같은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아빠들은 가족협의회 공간에서 특별히 할 일이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게 안타깝다고 무엇을 하는게 좋겠다, 그래서 목공이야기가 나왔던거 같습니다.

어떻게 제가 목수인 것을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후에 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목공일을 가르쳐달라는 것이었죠. 그래서 2015년에 여기까지 찾아와서 교회의 목공소를 견학하고 갔습니다.

그때 다영아빠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어요. “가족들이 살아야 한다.”는 거예요. 직장을 잃은 상태의 세월호 가족들이 많았기에 목공일을 통해 먹고 사는 문제에도 관심을 가질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영 아빠의 그 살아야 한다는 말이 마음에 와서 저도 기꺼이 의기투합을 해서 416목공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감리교 쪽에서 재정적 지원을 하고 통합에서도 지원을 해서 목공소가 분향소에 준비되었고 2015년 9월부터 전문적인 장부맞춤 목공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도 안전공원 설치문제나 진실규명문제에 대해서 진행된 것이 없습니다. 그 당시는 더했죠. 가족들이 요구하는 것을 아무것도 정부가 들어준 적이 없었습니다.

가장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 목공이 세월호 가족들에게 위로가 되었습니다. 목공은 자기가 원하는 것대로 되거든요. 그래서 성취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자나 탁자나 책상을 만든다고 하면 생각하는대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게 위로로인 거죠. 또 나무로 만드는 것이 몰입도가 깊고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몇몇 아빠들은 목공을 하면서 그간 잠을 못 잤는데 이제 편하게 잠들게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목공 일을 하면서 잠시나마 바깥 일을 잊을 수 있어 좋았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 그럼 현재 몇분 정도 목공일을 함께 하고 계신가요?

현재 7명이 함께하고 있고 협동조합이 만들어졌습니다. 조만간 개소식이 있을 거예요. 그리고 계속해서 교육이 있을 예정이이기도 합니다. 그 외에 원하는 시민들도 함께 목공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을 열어둘 예정입니다.

기억은 단순히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아니다

물론 구체적인 계획안은 나오지 않아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어찌되었든 앞으로 안전공원도 세워지고 진실규명도 이루어 질테죠. 그렇게 된다면 운동의 패러다임이 전환되야 합니다. 그동안 외치고 서명하고 찾아가는 운동도 좋았지만 새로운 운동이 필요합니다.

▲ 크지 않은 교회이지만 지역과 소통하고 연대하기 위해 노력하는 고기교회 ⓒ권이민수

쉽게 말해 기억하는 운동이겠죠. 어떻게 이 사건을 기억하고, 이 사건을 통해서 생명의 소중함을 공유할 수 있겠는가? 여기에 목공 협동조합을 만들게된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목공을 통해 가구를 만들어서 가구를 판매하고 가구를 사고 할텐데 그 가구에는 416에 대한 마크가 들어갈 꺼예요. 이 가구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엄마 아빠들이 만든 가구라고 하는 것을 구매한 사람이 인지하면서 계속 기억을 재생산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한 첫출발인 겁니다.

앞으로 목공 협동조합 뿐 아니라 416의 이름으로 식당 카페 책방 등 다양한 업들을 통해 운동의 패러다임이 전환되어, 직장을 잃은 가족들에게 직장을 주는 새로운 전환도 되겠죠.

세월호 가족들 이야기로는 그 수익금으로 자녀들과 같은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금으로 기부하겠다고 해요. 후에 그것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는가 싶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 세월호는 사회뿐 아니라 한국 교회에도 큰일이었습니다. 목사님은 세월호를 두고 엊갈린 교회의 반응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세월호를 어떻게 교회가 기억해야 할까요?

세월호 사건이 있고 한달 정도 후에 서강대에서 예은 아빠 유경근 씨가 발언한 내용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는 “아무것도 되어지는 것이 없이 잊혀지는게 두렵다. 여러분이 기억해달라. 공감해달라.”라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교회는 왜 공감하기를 그만두는가, 두려워 하는가

여기서 유경근 씨의 ‘공감해달라’라는 말이 인상깊었습니다. 이를 신학적으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예수가 다락방에 숨은 제자들을 찾아갔습니다.

제자들은 스승의 죽음 앞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두려워서 뿔뿔이 흩어져 도망갔다가 한자리에 모인거죠. 그래서 두렵기도 하고, 수치스럽기도하고, 서로 얼굴도 못보겠는 그야말로 말도 못하는 상황이었을 것이죠.

그저 머리만 숙이고 있는 그런 상황 속에 예수가 찾아온 겁니다. 예수는 이들에게 ”평화가 있을지어다.“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평화는 에이레네(εἰρήνη)입니다. 그 에이레네라는 말 속에 공감하라는 말이 숨어있어요. 평화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그 말은 마음과 마음을 맞대어 서로 공감하라는 뜻입니다.

제자들이 서로를 보니깐 옆 사람이 자기와 똑같은 마음이었습니다. 부끄럽고, 수치스럽고 그렇게 똑같은거죠.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같이 공감하기 시작한 거예요. 그렇게 공감하면서 부활하기 시작했습니다. 유경근 씨의 ‘공감해달라’는 그 말이 그래서 마음에 많이 와 닿았던 거예요.

교회가 이러한 폭력 앞에 평화의 발걸음으로 곁에 있어주는 것은 당연하겠죠. 어제도 주일에 5주기 기도회가 있었는데 안산 교회가 했었던 행동이 언급되었습니다.

세월호 배지를 달고 가면 교회에 못 들어가게 한다든지 이제 다 끝났으니 돌아와서 기도하라는 이야기, 3주기로 안산의 큰 교회에서 세월호 예배를 드리면서 가족들은 초청도 안하고 자기들만의 예배를 드리는 그런 모습들이었죠. 결국 세월호 가족들이 교회에서 쫓겨나고 있을 수가 없어진거예요. 그만하고 들어오지 왜 저러고 있냐는 눈초리들이 많았으니까요.

그러나 교회는 기억하는 종교입니다. 우리가 하는 성찬은 죽음을 기억하는 것이예요. 세계 종교에 우리처럼 죽음을 기억하는 종교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성찬은 부활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났을때 하신 일이 자기의 죽음을 보여준 거예요. 이처럼 가족들의 겪는 죽음과 슬픔을 교회가 만져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진실규명이 되야겠지요.

그런데 교회는 진실규명에 대해 아무것도 한 게 없습니다. 그러면 부활도 없는 거예요. 예수님은 부활하셔서 제자들에게 상처난 손을 내미시며 십자가의 고통을 만져달라고 하셨는데 교회는 그거 안하고 있죠. 상처를 보듬어주고 왜 상처가 났는지 그 것에 대해서 같이 공감해주고 진실규명을 위해서 함께해야합니다.

그런데 교회는 그렇게 못한 것같아요. 그래서 세월호 가족들이 떠날 수 밖에 없는거죠. 지금이라고 교회가 그 아픔을 만져줘야 해요. 그래야 부활이 다가옵니다.

▲ 목사님께서는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해왔는데 고기교회는 이에 어떤 반응이며 어떻게 세월호와 함께 해오고 있나요?

일단 교회는 세월호와 함께하려고 합니다. 저희 집사님이 하셨던 기도가 있어요. “그저 배지달고 모임이 있을 때 찾아가는 정도 밖에 안됩니다.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그것을 받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지난 7일 5주기 기억 예배에 성호 엄마가 오셔서 “자기는 그리스도인이 아니지만 이 기도회에서 드려지는 기도를 하나님이 응답해 주셔서 공원부지가 확정되어진 것 같다.” 하시기도 하셨어요. 고기교회를 비롯해 기독인들이 세월호와 함께해 온 그 시간이 헛되지 않은거 같아 감사했습니다.

교회, 국가폭력에 가장 민감해야 할 곳

이제 한달에 한번 모이고, 많이 모이지 못하는 안전공원에서 드리는 기도회입니다. 또 몇몇의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시민들이 납골당이니 뭐니 막말을 쏟고, 꽹과리와 스피커를 동원해 예배를 방해하곤 했어요.

그렇게 규모도 작아지고 방해가 거듭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기도회를 드렸는데 가족들이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이 기도를 응답하고 계시다는 고백에 너무 감사를 드렸습니다.

고기교회에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우리가 예수의 십자가를 지기엔 버겁다. 그러나 예수의 십자가에서 눈을 떼지는 말자. 그리고 가능한 멀어지지는 말자. 과연 예수께서는 가족들을 어떻게 바라보실까를 생각하자”고요.

그리고 416뿐만 아니라 난민들 성소수자들 특히 국가폭력에 의해서 고통받는 자들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예수의 십자가는 국가폭력이었거든요. 폭력에 있어서 국가폭력은 평화에 가장 대치되는 정점에 있어요.

교회가 자선사업에만 머물 수는 없습니다. 그건 일반 사회단체들도 잘할 수 있습니다. 교회의 본질은 국가폭력에 두고 어떻게 바라볼지를 정하는데 있어요.

말씀드렸듯 십자가는 국가폭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에서 우리는 국가폭력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평화와 그리스도의 사랑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게 교회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세상 속에 소외되고 버림받고 고통 받는 사람들,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에게 다가가는 모습, 그게 고기교회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통일 위원회, 416위원회, 생태계 위원회등 소외된 이들을 위한 위원회를 자치적으로 운영하려고 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416은 터진 그날부터 계속 함께하고 있습니다.

▲ 문재인 정부가 곧 2년차가 됩니다. 목사님은 문정부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세월호 사건이 있고 나서 세월호 가족들이 광장으로 나왔습니다.그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조리, 직무유기, 상식적이지 않은 공적 국가에 대한 사적행태 등이 노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게 되었죠.

고통과 고난이 선사한 평화

그런데 문제의 박근혜 정권에 대한 저항에 있어 가장 앞에는 항상 세월호 가족들이 서 있었습니다. 항상 앞에 섰었고 그래서 결국 촛불 정부에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것은 세월호 가족이었습니다. 그 외에 또 백남기 님도 큰 역할을 했죠.

그런데 대통령을 세운다고 나라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한국 근·현대사의 왜곡된 역사가 있기에 이제 시작이라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세월호 가족들의 희생이 정권교체정도까지만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평창올림픽을 시작으로 남북의 관계를 보면서 세월호가 통일의 문도 여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통일의 물꼬를 여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이 세월호를 두고 세계 평화와 같은 더욱더 큰 것을 보고 계신 것 인가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주춤되었지만 만약 남과북이 종전협정을 하고,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 인류를 향한, 지구촌의 평화를 향한 하나의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게 평화다 그만 싸워라 70년된 분단의 시점에서 최근의 시간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 생각합니다.

인류 역사속에 남과 북의 100년 역사는 고통의 역사였습니다. 동학농민운동부터 6.25, 4.3, 여순, 4.19, 5.18, 보도연맹, 세월호까지... 이제는 그 아픔과 고통으로부터 평화를 누려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은데 세월호가 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지부진한거 같아 속상하기도하지만 하나님의 역사와 섭리는 세월호 이후에 계속 진행되리라 믿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자본에 몰입되고 붙들린 국가와 백성들이 ‘아 자본은 답이 아니구나’ 하고 보여준 현대의 중요한 사건이라고 봅니다.

▲ 세월호 유가족과 연대인들은 앞으로의 무엇을 목표하고 준비하시나요?

일단 ‘안전공원’이죠. 부지는 선정되었지만 하도 방해꾼이 많아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진상규명’이죠. 현재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가 수사권이 없는 상황이니까 청원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서 20만이 돼서 청와대에서 움직여야 되는데 자꾸 사람들이 느슨해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두가지가 진행되어야 가족들이 호흡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웃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기를

가족들이 안전공원과 진상규명이 되어야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물론 완전히 돌아오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장을 열어줘야죠. 그래야 웃을 수 있고 울 수 있습니다.

세월호 가족들이 다들 아파요. 건강한 사람이 없고 약 안 먹는 사람이 없고 여전히 잠을 잘 못잡니다. 어떤 분은 막말로 “진실규명되면 아이 곁으로 갈꺼야.” 이런 말을 툭툭 던집니다.

지금 엄마아빠들은 5년전의 시간에 묶여 있습니다. 그래서 그게 기도제목이예요. 이제 좀 벗어나 인간의 아픔과 고통의 시간을 넘어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의 시간으로 넘어가자고는 하고 하나님이 이제 이것을 어떻게 끌고나가는지 보면서 평화와 위로와 힘과 날마다 새롭게 살아질 수 있는 그런 가족들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말로 성령의 내적감동말고는 불가능한거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곁에 있어야 합니다. 

보통 재해사고가 났을때 산꼭대기나 구석에 위령탑을 세우곤 해요. 그런데 그러면 안됩니다. 미국에 가서 9.11 테러 위령탑을 세월호 가족들과 보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오가더군요.

그걸 보며 ‘안전공원’도 저렇게 되어야 한다 싶었습니다. 아마 후에 안산시민들이 안전공원을 좋아하게 될거예요. 몇몇 무지몽매한 사람들이 편협한 관점으로 416을 바라보고, 부당한 세력들에 의해서 매도하는 것 때문에 어렵지만 후에 이들도 안전공원을 소중하게 여길 것입니다.

안전공원이 결국 가족들이 위로받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되지 않겠나 하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가족들에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더 하고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글쎄요 가족들이 웃을 때 웃을 수 있고 울때 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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