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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은 정말 백성을 위한 왕이었을까

기사승인 2019.03.20  17: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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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왕의 아버지께서는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셨습니다. 이제 왕께서는 왕의 아버지께서  무겁게 하신 일과 그가 우리에게 지우신 우리의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해주십시오. 그러면 우리가 왕을 섬기겠습니다.(역대기하 10,4)

솔로몬은 지혜로운 왕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그 명성은 그의 사후에 크게 금이 갑니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그는 그 명성을 다 잠식하고도 남을 정도의 불명예를 얻었다고도 할 것입니다.

그는 그의 생전에 남북분단의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과중한 부역과 무거운 세금이 그것입니다. 백성들은 그의 통치 아래 신음하고 있었지만, ‘지혜롭다’고 하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백성이 힘겹고 고달픔을 그가 죽을 때까지 견뎌야 했다면, 그들의 반발을 억누르는 강압적인 통제 수단이 사용되었다고 해야 합니다. 이러한 그에게 스바 여왕이 정의와 공의 운운했다는 것은 사실의 증언일 수 없을 것입니다. 성서기자가 이 말을 다윗의 경우처럼 직접 하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요?

그의 철권정치는 그의 죽음과 함께 막을 내립니다. 백성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부역과 세금의 무게를 줄여달라는 그들의 요구는 결코 크다고 할 수 없습니다.

▲ 솔로몬 사후, 솔로몬의 철권정치가 막을 내리자 이스라엘은 남북왕국으로 분열된다. 여로보암에게 북쪽 10지파를 다스리게 될 것을 예언하는 예전자. ⓒGetty Image

그러나 그러한 억압체제에 기생하는 정치세력은 인간다운 삶을 위한 백성의 최소한의 요구조차 수용할 수 없었습니다. 그 세력은 백성의 힘을 볼 수 없었고, 그들의 지지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렸습니다.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이 사실을 백성에게 있음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백성들은 그 세력을 단호하게 거부했고,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대안세력을 찾아냅니다. 이렇게 이스라엘은 남북으로 나뉘고  때로는 연합으로 보다 더 자주는 대립과 갈등으로 분단의 세월을 채워갑니다. 더 불행한 것은 북이 먼저 망하고 남이 나중에 망하지만 양자는 그후까지도 화해의 단서를  찾지 못했다는데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지혜일까요? 성서가 말하는 지혜의 근원은 하나님 경외이며, 하나님 경외는 악을 멀리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악을 멀리 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백성에게 폭력을 가하고 백성을 억압과 수탈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악입니다.

그러므로 정치에서의 지혜는 백성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위해 백성의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솔로온의 지혜보다는 솔로몬의 우매와 폭력을 더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분단을 낳은 그의 어리석음과 폭압정치를.

어리석음이 춤추는 시대에 하나님 경외에서 오는 지혜로 사는 오늘이기를. 백성의 마음을 읽고 고통을 볼 줄 아는 '지혜'가 정치에 깃들이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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