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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강남3단지임대아파트, 정부와 지자체의 사각지대

기사승인 2019.01.21  18: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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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탁관리업체의 직인도용과 지원금 횡령 버젓이

한국사회 “강남”이라는 단어는 부의 상징처럼 회자된다. 특히 보수적인 생각을 소유한 사람들이 집결해 권력의 중심지로 작동하고 있는 곳이다. 각종 선거에서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나 눈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10여년 전부터는 “강남 좌파”라는 말이 등장하며 한국사회의 새로운 진보를 꿈꾸는 지역으로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정부에서도 다수 인사들이 강남 출신이거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정치적으로 복잡한 지형도가 그려지고 있다.

강남의 외로운 섬, 임대아파트

이러한 강남에는 “임대아파트”라는 말은 “격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부자 동네에 못사는 사람”쯤으로 치부되는 계층의 입주민들이 정부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라는 말로 압축될 수 있다. 임대아파트의 현실은 전국 어디서나 비슷한 시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강남 일대의 임대아파트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LH서울본부 입구에는 관리위탁업체의 부정과 부폐를 눈감고 있는 본부를 향한 분노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정훈

특히 강남 소재 임대 아파트 단지들에서 유난히 자살 사건이 많다는 건 정확한 통계만 없을뿐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생활 수준 격차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여기에 임대 아파트 거주민들의 절반 이상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장애인 가구 등인 것을 감안하면 피부에 와닿는 격차는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에서 정부와 지방자치 단체의 무관심은 임대아파트 거주민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평가이다. 강남 소재 모 임대아파트 경비직을 수행하는 분의 말에 따르면 “자살에 변사까지 합치면 한해 3-4건 정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2014년 한 매체에 따르면 “임대아파트 주민을 전수조사한 결과, 조사에 응한 2,966명 가운데 19.4%인 575명이 ‘자살위험군’”이라고 보도했다.

임대아파트의 부정·부폐는 정부와 지방자치 단체의 무관심

정부와 지방자치 단체의 무관심은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LH강남3단지임차인대표회의’(이하 대표회의)와 적폐청산국민행동이 1월21일(월) 오전8시 기자회견을 통해 드러냈다. 이 기자회견의 제목은 “LH위탁관리업체(현장종합관리) 계약해지 촉구대회”였고 LH서울본부(강남구청역 2번출구) 앞에서 진행되었다.

▲ LH강남3단지 입주민들이 LH서울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리위탁업체 교체를 촉구하고 나섰다. 직인도용, 지원금 횡령이 문제가 불거져 계속적인 민원제기에도 나아진 것으 없기 때문이다. ⓒ이정훈

기자회견을 주최한 대표회의 측은 “지난 5년간 우리 입주민들은 임대아파트 임차인이라는 이유로 갖가지 차별 대우를 받아왔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경제적·사회적 불공정에 의한 희생자가 되어 “임대아파트에 온 것도 서러운 상황”에서, 이러한 “차별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에 분노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회의 측이 주장하는 울분과 토로의 원인은 “위탁관리업체 소속 전·현직 관리소장들이 분양아파트와는 달리, 의결권과 인사권이 없다는 점을 악용하여, 입맛대로 마음대로 자행한 비리행위와 이를 수수방관하는 LH직원들의 폭권에 대해 속수무책”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무리 시정을 요구해도 이들은 귀를 닫아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LH위탁관리업체(현장종합관리) 계약해지 촉구대회’”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강변했다.

직인 도용, 지원금 횡령, 내몰라라 강남구청

이날 기자회견에는 청폐청산국민행동 측도 함께 했다. 여는 발언을 맡은 이건철 대표는 “정권이 교체되어도, 약자들을 억압하는 공무원들과 관리직들은 변하지 않았다.”며 적폐청산이 실생활에까지 미치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또한 이 대표는 “LH관련 문제는 강남 뿐만이 아니”며, “이것을 시작으로 LH 문제의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자회견을 주최한 대표회의 안용수 대표는 위탁관리업체의 불법적인 사실들과 LH측의 안일함을 지적했다. 안 대표는 “직인을 스캔해 도용하고 강남구청 지원금을 횡령한 사실들이 밝혀졌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이에 대해 LH측에 문의하였으나, 알아보겠다고만 답변하고 아직까지 어떠한 답변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LH측의 불법에 대한 묵인에 더욱 분노했다.

안 대표는 또한 위탁관리업체가 “미자격 직원을 고용해 전기관련 일을 시키다가 사고가 나서 전기가 끊겼었고, 그 직원은 아직도 병원에 다니고 있다.”고 폭로했다. 마지막으로 안 대표는 “입주민 구성원들이 장애인과 고령자 중심이라고 무시하고 무법적 행태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LH강남3단지 입주민들이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적힌 팻말을 들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정훈

기자회견에서 입주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한 입주민은 “관리비는 분양아파트와 동일하게 받으면서 어떠한 혜택과 권한도 주지 않는 것은 너무나 잘못된 일이고, 임대아파트 입주민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 입주민은 “입주민들이 고령자, 장애인 등이라고 모르쇠로 방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위탁관리업체와 LH측을 비판했다.

5년간 5차례나 소장 교체, 미봉책일 뿐

울분에 차 있는 입주민들을 대표해 안용수 대표와 짧은 인터뷰를 나눴다.

특히 안 대표는 입주민들에 대한 차별에 분노하고 있었다. 안 대표가 주장한 차별에는 “관리 권한 미부여, 동대표 선출 및 회의 무산 시도(미통지), 부당 부과금 및 횡령” 등을 꼽았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인 강남구청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여러 가지 문제로 구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직인 도용 건도 고발하지 않고 LH와 잘 이야기해서 알아서 해결하라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안 대표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단순히 소장 교체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소장 교체는 5년간 5 차례나 있었다. 매번 소장 교체라는 카드로 어르고 달래기만 할 뿐이지, 해결되는 것은 없다.”며 위탁관리업체의 교체를 주장한 것이다.

쌀쌀한 아침 날씨에도 기자회견에 참석한 70여명에 가까운 입주민들의 분노는 차가운 일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구청장과 LH본부장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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