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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 - 咎莫大於欲得

기사승인 2018.11.19  20: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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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경과 마가복음을 묵상하면서 46

“천하에 도가 있으면, 달리는 말로써 거름을 주도록 돌아가게 한다. 천하에 도가 없으면, 軍馬가 성 밖(전쟁터)에서 산다. 족함을 알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화는 없다. 얻으려는 욕망보다 더 큰 허물이 없다. 그러므로 족함을 아는 족함이 언제나 족함이다.”
- 노자, 『도덕경』, 46장
天下有道, 卻走馬以糞, 天下無道, 戎馬生於郊. 禍莫大於不知足, 咎莫大於欲得, 故知足之足, 常足矣

천하에 도가 행해지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의 차이는 그 사회나 국가가 얼마나 평화로운가 하는 데서 더욱 분명해진다. 노자는 통치자가 탐욕으로 인해 전쟁을 일으켜서 이웃나라의 영토를 침략하고 인명을 살상하며 무수한 재난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비판하고 경고한다. 크고 작은 모든 전쟁은 만족할 줄 모르는 탐욕에서 비롯된다.

ⓒGetty Image

천하에 도가 있으면 말이 전쟁에 쓰일 필요가 없다. 그래서 말을 농촌으로 돌려보낸다. 그러나 높은 지위와 재물을 얻으려는 욕망이 있는 한, 무력과 전쟁을 피할 수 없다. 족함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로가 자신이 더 많이 가지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얻고, 가지고자 하는 욕망이 큰 허물이라고 한 것이다.

천국으로 가는 기차 / 예매가 시작되었다네
인터넷 구입이 마감되고 / 암표마저 동이나
다른 교통편 알아 보느라 / 세상은 난리북새통이네 //
아무리 천국이라 해도 / 급행으로 갈 일 무에 있나
이몸은 추억 가득 든 / 배낭 들쳐 메고
운동 삼아 걸어서 하늘까지 / 자늑하게 가려네 //
비록 지연되어 / 마중 나온 사람
지쳐 널브러지고 / 하늘나라 신천지 등기부
내 땅 확보 무산되어도 / 무심하게 가려네 //
천국으로 가는 동안 / 꽃잎 사복사복 밟히는
쌔뜩한 무지개 길 따라 / 미리내 곳곳 여행하며
길 걷다 손 흔들어 / 구름사다리 얻어 타려네 //
천국으로 가는 길 / 사랑하는 이 동행한다면
멀면 멀수록 / 늦으면 늦을수록
나는 그저 / 행복할 뿐이네
- 공석진, “천국으로 가는 길”

무엇인가를 얻으려는 욕망은 더 가지려는 욕심이고, 내려놓는다고 하는 것은 자기가 가진 것을 포기하거나 나누는 일이다. 영생을 얻으려면 무엇을 행해야 하느냐고 물은 사람에게 예수님은 말한다. “모든 것을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와서 나를 따라오시오.”

그러나 그 사람은 예수님의 요구에 울상이 되어 근심하며 떠나갔다. 자기가 누리고 있는 생명을 연장시키거나 단조롭고 습관적인 삶에 또 하나의 소일거리를 얻을까 하여 찾아왔으나, 원하는 대답 대신에 오히려 자기 생명을 뒤흔드는 요구, 지금 누리고 있는 것마저 포기하라는 요구에 근심하며 예수님의 길에 함께 하지 못하고 떠나갔다. 그는 자기의 생명과 같은 재산이 많았기 때문이다.

참된 생명은 삶을 영위하는 방법 안에서 실현되고,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하느님 앞에서의 책임을 나타내고 있다. 영생이라는 말은 이 세상에서 “참된 생명, 궁극적인 삶”이다. 재산이나 부귀나 명예 어느 것이든 더 가지려는 욕망을 내려놓는 일이 허물을 벗고 화를 면하는 길이다. 족함을 알 때에 욕망은 사라진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말에 제자들이 깜짝 놀라서 공포에 사로잡힌 이유가 있습니다. 많은 재산을 포기하지 못해서 예수님을 따르지 못한 부자나 모든 것을 버리고 지금 예수님을 따르고 있는 제자들이나 차이가 없을 수 있다고 암시합니다. 지금 너희들이 나를 따라온다고 하지만 그것에 만족하여 여기에서 머무른다면 언제라도 그 순서는 바뀔 수 있다고 예수님을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은 깜짝 놀라 공포에 사로잡혀 수군거립니다. 하느님의 계명을 어려서부터 잘 지켜온 그 사람이 구원받지 못하면 과연 누가 구원받겠는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왔는데, 우리도 구원받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로마와 성전 지배자들의 압제에서 해방되고 생명을 보존해야 하는데,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죽으러 하느님 나라에 올라가는 예수님을 제자들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느님의 통치에 참여하고 함께 행동해야 하는 것, 그것은 죽음을 자처하는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똑바로 보시면서 말씀하십니다. “사람과 함께라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과 함께라면 그렇지 않다. 하느님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사람과 함께’라고 하는 것은 사람의 의지와 욕망대로 하고 그것을 하느님께 돌리려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하느님과 함께 할 때 가능합니다. 하느님의 통치는 인간이 하느님과 함께 이루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느님 나라를 향한 길을 하느님과 함께 갈 때에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 구원의 삶, 참된 생명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구든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어렵지만 하느님과 함께라면 가능합니다.”
- 이병일, 『미친 예수』(서울: 도서출판 밥북, 2017),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중에서

이병일 dotorikey@yahoo.co.kr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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