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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숨값과 연규홍 총장 신임평가 성가를 바꿀 수 있습니다”

기사승인 2018.09.03  10: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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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규홍 한신대 총장 담화문 발표, 학생들은 반발

9월3일 한신대 이사회가 개최되기로 예정된 날, 오전 9시경 한신대학교 ‘김건수’(국어국문학과 15학번) 학생이 연규홍 총장에 대한 신임평가 이행을 촉구하며 고공·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주로 인문대 수업이 이루어지는 ‘만우관’ 옥상에 올라가 농성장을 마련하고 단식 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두 차례나 ‘4자 협의회’(총학생회·교수협의회·직원노조·대학 본부)가 진행되었고, 연규홍 총장이 직접 해명의 시간을 가졌음에도 학생들이 이런 강수를 두게 된 것을 두고 학교 측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말바꾸기, 전화 안 받기 등 전형적인 무시 전법?

그러나 학생들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 학생회 측은 먼저 말바꾸기에 바쁜 연규홍 총장과 대학 본부 측을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 2018년 6월12일 4자 협의회에서 약속한 것을 이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라고 총학생회 측 한 학생은 이와 같이 밝혔다.

▲ 한신대 학생들이 만우관 옥상에서부터 대형 플랑을 내걸고 학내 민주화와 연규홍 총장에 대한 신임평가를 조속히 실행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에큐메니안

“지난 6월12일에 4자 협의회를 열고 <교육부 사안 감사 및 학내 현안에 관한 공청회>를 진행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신임평가 시기에 관해 총학생회와 직원 노조는 9월에 진행하자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교수협의회도 절차상의 문제로 확정적인 입장을 밝힐 수는 없지만, 9월 진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도 표명했습니다. 그리고 대학본부도 나머지 3주체(총학생회·교수협의회·직원노조)의 합의사항을 따르겠다고 4자 협의회 당시에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4자 협의회를 6월 27일에 진행하고, 신임평가의 절차와 방법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6월27일 4자 협의회에서 갑자기 대학본부 측에서 입장을 번복하고 거짓말로 일관했습니다. 대학본부 대표로 참석했던 기획처장과 교무처장은 전차 4자 협의회에서 밝힌 ‘나머지 3주체(총학생회·교수협의회·직원노조)의 합의사항을 따르겠다는 입장’에 대해 ‘그런 뉘앙스가 아니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대학본부를 제외한 나머지 주체(총학생회·교수협의회·직원노조)가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 합의사항을 번복하며 전차 4자 협의회 회의록 채택을 거부한 것입니다.”

학생들의 목소리는 격앙되어 있었다. 여기에 “6월27일 4자 협의회가 전차 회의록조차 채택하지 못하고 무산 된 이후, 차기 회의를 소집하기 위해 총학생회가 수차례 4자 협의희 소집 요청 공문을 발송했지만, 방학 기간 동안 한 번도 소집되지 않았습니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기획처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왜

여기에 그간 4자 협의회 대학본부 측 인사로 참여해 왔던 기획·교무·학생처장 등이 갑작스럽게 사퇴하며, 실질적인 논의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특히 학생들은 ‘H’ 기획처장의 갑작스런 사퇴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그간 4자 협의회에 들어와 회의를 하면서 대학본부를 제외한 나머지 3주체의 합의 사항을 따른다고 이야기 한 사람이 ‘H’ 기획처장이었습니다. 그런데 6월27일 4자 협의회에서 갑자기 ‘그런 뉘앙스가 아니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말바꾸기를 한 사람도 ‘H’ 기획처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방학 중에 갑작스러운 사퇴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기획처장의 임기가 8월 말까지기 때문에, 총학생회는 빨리 4자 협의회를 소집하려고 시간 조정을 위해 기획처장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총학생회장의 전화는 끊어버렸고 메시지도 읽고선 답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3주체의 합의를 따르겠다고 말했다가 바로 차기 회의에 입장을 번복하고 곧장 사퇴한 후 저희의 연락을 회피한 것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내 목숨값과 총장 신임평가 성가를 바꿀 수도 있다

이런 일련의 상황이 지속되자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고공·단식 농성을 계획하고 실행해 옮긴 것이다. 에큐메니안은 만우관 옥상에 올라가 있는 김건수 학생과 짧게나마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 김건수 학생이 고공·단식 농성을 위해 만우관 옥상으로 올라가고 있다. ⓒ한신대 총학생회 제공

- 총학생회나 연규홍 총장 문제로 함께 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건수 학생이 올라가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자원해서 올라간 것인가?

올라오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총장 문제 해결을 언제까지로 뒤로 미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16년 강성영 총장 때부터, 한신대학교는 총장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한 적이 없었습니다. 강성영 총장이 물러난 자리를 채운 연규홍 총장의 행보는 그 전 총장들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비민주적으로 선출 되었고, 비리를 저질러 총장직을 사적으로 이용했습니다. 학교 발전 방향에 대해서 멋드러진 말만 할 뿐, 실제 바뀌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그마저도 총학생회가 애써서 요구하고 얻어낸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총장에게 더 기회를 줄 이유가 없기 때문에 고공·단식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그리고 굳이 제가 올라온 이유는 특별히 없습니다. 올라갈 수 있는 사람 중에 한 명이었고, 투쟁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결의했습니다.

- 지난 학내 문제로 검찰의 고소·고발도 있었고 이번에 DNA 채취까지 있었던 것으로 안다. 부담되지 않는가?

우선 이 일들이 지난 2016넌 3월 이사회의 고소·고발이 발단이 된 것임을 말하고 싶습니다. 온갖 방법으로 학생들은 지난 투쟁의 책임을 몸소 다하고 있는데, 이사들은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현재까지는 함께 하고 있는 분들이 많아서 부담이 적습니다. 벌금 후원에 많이 참여해주셨고, 항상 지지와 연대를 하시는 분들이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부담을 줄여 나가고 있지만 사법 당국의 탄압이 부담되진 않습니다. 실질적 강제집행과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때 힘듭니다. 다만 정당한 일을 했기 때문에 잘 해결되리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 총학생회 측에서 낸 보도자료에 의하면 단식까지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사태가 쉽게 마무리 되지 않으면 장기화될 수도 있는데 마음은 어떤가?

요구에 진정성을 담기 위해서 단식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 목숨값과 총장 신임평가 성가를 바꿀 수도 있다는 결의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비리 총장, 무능한 총장이 학교를 점유하고 있는 현 사태를 시급하면서도 민주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 신임평가라는 제도로 그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지난 학기 4주체가 신임평가를 진행하는 데에 힘을 모으기로 약속도 했으니까요.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이상하지 않을까 합니다. 장기화가 된다고 해도, 목숨을 내건 투쟁이기 때문에 날수에 개의치 않을 생각입니다.

- 일각에서는 이번 한국기독교장로회 제103회 총회가 제주도에서 열리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 학생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이렇게 강한 행동을 한 것인가?

작년엔 기장총회 앞에서 삭발단식 농성을 했습니다. 지금은 학교에서 진행합니다. 기장 총회를 의식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현 투쟁은 기장 총회를 직접적으로 겨냥할 의도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총장의 거취 여부를 학내 구성원이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신임평가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교수와 직원 그리고 우리 학우들에게 우선적으로 들리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 기사를 읽을 기장 총회 관계자들이나 목회자들, 그리고 기장 교우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한신대학교에 많은 도움을 주시는 기장 가족 여러분, 한신을 다니는 학생으로서 감사합니다. 다만 강성영 총장과 연규홍 총장으로 인한 상처를 받은 우리 한신 공동체는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역할에 의문을 품을 때가 많습니다. 기장이 과거와 오늘 역사를 앞장서는 시대의 일꾼을 자임한다면, 그 변화를 한신에서 먼저 일구기를 요청합니다. 잘못된 관행과 부정부패로 인한 총장 사태의 책임에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솔선수법 해주시길 바랍니다.

▲ 만우관 옥상에서 선 김건수 학생 ⓒ한신대 총학생회 제공

막상 고공 단식 농성에 돌입한 김건수 학생은 담담하고 결의에 차 있었지만, 곁에서 지켜보는 학생들의 걱정은 커져가고 있다. 자칫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장기화될 경우 단식까지 겸하고 있는 김건수 학생의 건강을 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규홍 총장 담화문 발표, 그러나 학생들은 반발

또한 같은 날 오전 한신대 연규홍 총장도 담화문을 발표했다. 연 총장은 담화문을 통해 “지난 수년간 한신은 갈등과 분규로 심각한 내상을 입어 왔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혼란 속에서 총장에 취임한 저는 치유와 재도약의 방안을 찾고자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해 왔다.”고 강조했다.

▲ 한신대 김건수 학생이 고공·단식 농성에 들어간 날, 연규홍 총장도 담화를 발표했다. 연 총장의 담화문이 게시되어 있는 곳은 필헌관이다. ⓒ에큐메니안

연 총장은 “여론을 수렴”하면서 그 여론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 지난 수년간 누적되어온 일방적인 학교 운영과 퇴행적인 학칙 개악으로 한신의 민주적 전통이 무너졌다는 것, ▲ 한신의 미래를 담보할 비전과 특성화된 발전 전략이 부재하다는 것으로 꼽았다.

이에 연 총장은 이를 극복할 방안으로 ▲ 민주한신 복원과 재건을 위한 ‘한신민주발전위원회’(가칭) 구성, ▲ 소망기부와 사학연금개인부담금 환수와 관련된 문제의 합리적인 해결을 위한 노력, ▲ IPP, TLO 등 각종 외부지원사업의 성과가 학생 복지 및 장학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등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반응은 싸늘하다. 학생들은 “연규홍 총장이 담화문에서 밝힌 민주적 전통이 무너진 원인은 다른 것이 아니라 연규홍 총장 본인에게 있습니다.”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또한 “이미 학내에는 4자 협의회라는 민주적 기구가 존재”하는데, 갑자기 “한신민주발전위원회(가칭)를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4자 협의회가 조속히 가동시키기 위해 노력”해 주기를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연규홍 총장이 이 같은 담화문을 낸 것은 현재 4자 협의회에서 논의 되고 있는 ‘신임평가’를 무력화시키고 회피하기 위한 변명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전 11시부터 이사회가 진행될 예정이고 학생들은 피켓팅과 선전물을 나눠줄 계획이다. 또 다시 한신대학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 한신학원 이사회가 열린 예정인 장공관 입구에서 학생들이 피켓팅을 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이정훈 typology@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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