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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이의 노욕이라고 놀려도 꼭 해보고 싶었던 네팔 트래킹

기사승인 2018.07.11  00: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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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의팔의 네팔 ABC 트레킹 1

네팔 하면 누구나 히말라야 산맥을 떠올리고 네팔에 가는 대부분 사람들은 히말라야 산 트레킹을 꿈꾼다. 네팔에는 4대 트레킹 코스가 있다. ABC 코스(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랑탕-코사인 계곡, EBC 코스(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그리고 안나푸르나 라운드 코스를 말한다. 1999년 처음으로 네팔을 방문한 후 수차례 네팔을 다녀왔지만, 평소 산을 오르지 않았기에 트레킹은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2년 전 네팔 트립티 사업을 시작하면서 푼힐(3,210M)을 올라갔다온 후, ABC를 트레킹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칠순이 넘어  ABC 트레킹이라…. 나이에 걸맞지 않는 노욕일 수도 있는데. 네팔에 사역하고 있는 윤종수 목사는 “사람을 두 종류로 구분한다면 히말라야를 갔다 온 사람과 가지 않은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하면서 수차례 “4대 코스를 트레킹 해야 네팔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강권한 것도 ABC 트레킹을 결심 하게 된 배경이다.

▲ 히말라야 산맥 ⓒ최정의팔

한국에서 네팔로 가는 항공편은 대한항공 등 다양한 노선이 있다. 그중 가장 저렴한 것은 중국계 항공(에어차이나, 남방, 동방 등)이다. 6월 18일 오후 2시 40분 인천공항을 출발한 중국항공은 중국 내륙에 있는 스챤성 쳉두(成都)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 출입국 심사대에서 임시 비자를 받아 제1공항에 큰 짐을 맡기고 셔틀버스로 제2공항으로 이동한 후 호텔에서 제공하는 버스로 국제호텔로 이동하였다.

숙박비를 항공사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호텔에 짐을 푼 후 외출하여 중국 음식을 맛보았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그림을 보고 주문한 음식은 대부분 입맛에 맞았다. 이곳 중국 음식은 저렴해서 배부르게 먹어도 부담이 되지 않는다. 바쁜 일정으로 트레킹 준비를 못하며 바쁘게 지내다가 마사지를 받아 몸의 피곤을 푸니 직항을 이용하는 것보다도 일박 체류 여행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다음 날 일찍 일어나 호텔에서 제공하는 버스로 제1공항에 가서 맡겨놓은 짐을 찾아 카트만두 행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가 티베트 상공을 지나면서 보니 사막과 벌거벗은 산이 끝없이 이어진다. 인가가 보이지 않는 구릉지대가 계속 이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저곳이 푸르게 되면 한국에서 오염이 덜해 참 좋을 터인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갑자기 중국에서 네팔로 넘어가는 히말라야 산맥을 보게 된다. 때 마침 구름 한 점 없이 히말라야 산맥이 설산을 그대로 노출시킨다. 중국을 지날 때 높은 산들에 눈이 쌓여있는 것을 가끔 보았는데, 이곳에서는 온통 눈 덮인 설산이 파노라마를 이루고 있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네팔을 열 번 이상 다녀갔지만, 이렇게 설산의 파노라마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것은 처음인 것 같다. 히말라야 설산이 우리를 환영하니 이번 여행은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

▲ 비행기에서 촬영한 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산 ⓒ최정의팔

10시경 카트만두에 도착하니 네팔 트립티 목탄 미놋 대표와 윤종수 목사가 기다리고 있다. 미놋이 환영과 안전을 비는 뜻으로 가다를 일일이 일행의 목에 걸어준다. 매번 카트만두 공항에서 가다를 목에 걸어주어서 사양을 하였는데, 그래도 네팔 식으로 안녕을 기원하는 의식이니 하라고 한다.

곧바로 숙소인 베다니 게스트 하우스로 가서 숙소에 짐을 푼 후 기다리는 파더홈(Father Children Home)으로 향하였다. 이곳에는 형편이 어려워 집을 떠난 여자 아이들 10명과 남자 아이들 12명이 같이 살고 있다. 2층에 남자 아이들, 3층에 직원들의 공간과 식당, 4층은 여자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다. 월세로 사용하고 있는 이 건물은 지난 번 지진으로 금이 가고 문제가 생겨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시급하다. 우리를 통해 한국 아모텍 그룹의 지원으로 현재 건물이 올라가고 있어서 그런지 환영식이 열렬하다.

▲ 네팔에 도착해 환영식을 성대하게 받았다. ⓒ최정의팔

점심을 대접받고 아이들과 함께 대절한 승합차로 건축현장을 향했다. 12인승 승합차에 30여 명이 함께 겹쳐서 탔지만 아이들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새로 짓는 건물은 토마스 대표가 마련한 땅위에 올라가고 있다. 새로 개발되는 지역이라 전망이 좋고 공기도 신선하다.

현재 한국에서 지원해준 자금(45,000$)으로 건물 골격은 다 지어졌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건물에 올라가며 1층은 남자 방과 모임방, 2층은 여자 방, 예배실, 세탁실 등 건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마무리가 되어 있지 못해 언제 이사할지 모르지만 옥상에 올라 감사예배를 드렸다.

인테리어를 마저 마치고 입주하려면 10,000$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토마스 대표로서는 현재 파더홈을 운영하기에도 넉넉하지 않아 기도만 하고 있다고 한다. 건물이 완공되어 아이들이 이곳에서 희망의 날개를 펼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 형편이 어려워 집을 떠난 아이들이 생활할 곳인 파더홈. 3층 건물까지는 지어졌지만 공사비가 모자라 완공하지 못하고 있다. ⓒ최정의팔

아이들과 헤어진 후 장애인서비스센터(Disabled Service Center)로 향하였다. 한벗복지법인 후원으로 네팔에 휠체어 20여대를 기증하여서 오늘 기증식을 갖기 위해서다. 네팔 트립티에 들려 우선 승합차에 10여대 휠체어를 싣고 가는데 운전기사가 길을 헤맨다. 지진이 발생한 후 2년 전에 이곳에 들려 쌀을 전달한 기억이 있는데, 진입방향이 다르니 전혀 모르겠다. 쩐드라 바하둘 커뜨리(Chandra Bahadur Khatri) 대표 등이 우리를 반갑게 맞는다.

이곳은 장애인들이 거주하며 자립을 꿈꾸고 있는 곳이다. 갖고 간 새 휠체어를 직접 타면서 무척 기뻐한다. 실상 휠체어를 비행기로 우송하여 네팔공항에서 통과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었다. 신품이라 기증이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기증임에도 불구하고 통관 관세를 물어야 해서 비행기 우송비 등 많은 부대비용이 들었다.

이런 과정에 당사자인 장애인들이 직접 나서서 해결했으면 더 좋았을 터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 함께 간 남원종합복지관 김오자 관장은 장애인들과 함께 휠체어를 타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장애인들과 잘 어울렸다. “장애인이 살만 한 세상은 모든 사람들이 살만한 세상이니, 당사자인 장애인들이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앞장서자”고 격려하면 휠체어 전달식을 마무리했다.

▲ 네팔 장애인서비스센터에 한벗복지법인에서 후원한 휠체어를 기증했다. ⓒ최정의팔

저녁에는 네팔 트립티 까페에서 와일드플라워 청소년연구원들이 준비한 뮤지컬 드라마 “The History”를 관람했다. 와일드풀라워 청소년 연구원이란 한국에서 네팔 청소년들에게 매달 연구비(월 3만원)를 지급하여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자립을 준비하며 청소년의 정책과 미래에 대하여 연구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현재 8명이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이들이 뮤지컬 드라마를 준비하여 오늘 우리가 방문하는 것을 계기로 공연을 하였다.

윤종수 목사가 기획, 연출하고 방영숙 사모가 무대감독을 한 이 작품은 요셉이야기를 영어연극으로 만든 것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아이들이 꿈을 갖도록 하는 의도로 쓰여졌다. 각 연구원들은 마틴 루터 킹, 마더 테레사, 마하트마 간디, 넬슨 만델라, 스티브 호킹 등 유명인사로 분장해서 자신의 꿈을 간접적으로 그렸다. 처음 시도하는 연극이지만, 6개월 동안 준비과정을 거쳐서 청소년들은 신이 나서 열연했다. 이런 시도를 통해 네팔 청소년들이 꿈을 갖게 되고 그러한 꿈으로 좌절하지 않고 역경을 이겨나가도록 박수를 보냈다.

▲ 네팔 트립티에서 열린 와플 공연 ⓒ최정의팔

최정의팔 smc@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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