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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프리 교회카페로 살림을

기사승인 2018.07.04  21: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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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림의 문화를 위해 잘 버리는 훈련

일찍 찾아온 더위에 카페를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아이스음료에다 특히 일상 깊숙이 자리 잡은 커피를 찾아 카페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골목 한 블록마다 카페가 있는데, 저마다 그 곳에서 일상을 나누고 소중한 추억 이야기를 쌓아갑니다. 안타까운 건 늘어나는 이야기만큼 버려지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도 늘고 있습니다.

다행히 얼마 전 환경부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 줄이기에 나셨습니다. 국내 16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협약을 맺었는데, 그 효과는 미미한 상태입니다. 고객 할인으로 개인 컵 사용을 늘리려 했지만 줄어들 기색이 보이지 않습니다. 300원의 할인만으론 여전히 부족한가 봅니다. 그러다보니 전 세계적으로 퇴출 논란이 일고 있는 플라스틱 빨대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빨대는 재활용이 어려운데다 자원재활용법에도 명시되어 있지 않아 규제도 어려운데 말입니다. 오는 8월부터는 머그컵 사용 여부를 묻지 않는 매장은 과태료를 물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요즘 커피전문점을 어떻게 이용하고 계신지요? 텀블러를 이용해 할인을 받고 계신가요? 아니면 매장 안에서 머그잔으로 마시고 계신가요? 아니면 테이크아웃으로 일회용 종이 컵이나 플라스틱 컵을 즐겨 쓰고 계신가요? 혹 교회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면 어떤 컵에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계신지요? 카페를 운영하고 있지 않더라도 시시때때로 마시는 커피나 음료를 어디에 담아 마시고 계신지요? 세상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어떻게 하면 변할 수 있을까요? 날씨는 더 더워지고 아이스 음료의 사용량은 더 늘어날 텐데 걱정입니다. 카페는 물론 가정과 교회, 길거리에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및 종이 컵 문제를 어찌해야 풀 수 있을지. 지난 4월 플라스틱 대란을 겪고 ‘재활용하도록 잘 버리는 실천’을 하고 계시다면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더구나 그렇게만 하기엔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이 너무 많습니다. 연간 약 190억 장의 일회용 비닐봉투와 30억 개 이상의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고 있는 것만 봐도 너무 소극적 실천입니다. 국민 대다수가 환경을 위해 ‘쓰레기 분리배출’을 한다지만 현재 분리 배출되고 있는 쓰레기를 다 재활용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커피숍에서 테이크아웃 하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만 봐도 PET, PP, PS 등 다양한 재질이어서 재활용하려면 같은 재질별로 모아 분리해야 하는데, 모두 투명해 육안으로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시중에 일회용을 처음 내놓았던 업체들은 한 번 쓰고 버리지 않는 소비자들로 인해 당황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번 쓰고 버리는 소비문화를 위해 온갖 노력을 했었다고 하는 말도 들립니다. 되돌리기 위해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야 할 것입니다. 일회용을 사용하는 것이 세련되다 여길 정도로 생각이 왜곡되고 한번 쓰고 버리는 습관이 일상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력하게 단속하면 변할까요? 규제만으로는 매장 내 다회용 컵 사용과 자기 컵 문화를 정착시키기 쉽지 않을 듯합니다. 매장 내 종이든 플라스틱이든 일회용 컵을 제공하면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까지 과태료를 물게 되어 있지만, 다회용 컵 할인은 물론 머그컵 사용을 먼저 권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대형 커피전문점은 아예 환경부와 맺은 자발적 협약 등으로 인해 규제밖에 있고 오히려 그 사용량이 늘고 있는 형편입니다.

모두가 즐겁게 실천할 수 있게 하는 합리적인 규제와 더불어, 카페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카페들마다 뚜껑, 빨대를 포함한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억제하는 문화의 확산이 시급합니다. ‘플라스틱프리’를 자랑으로 여길 줄 아는 문화인이 많아지면 가능하지 싶습니다.

특별히 ‘플라스틱프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큰 살림의 문화입니다. 하늘 나는 새들과 바다 생명들이 생육하고 번성할 수 있게 해야 할 책임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흙에서 와서 흙으로 잘 돌아가야 하는 것이 우리도 더불어 생육하고 번성할 수 있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플라스틱프리’야말로 생명을 지키고 돌봐야 할 우리에게 주님이 주신 생명을 살리는 길입니다.

생명과 죽음의 길 가운데 생명을 선택한 그리스도인들이라면 여기서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플라스틱이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만큼 습관을 바꾸는 노력을 해보는 것입니다. 습관이 우리의 탐욕은 물론 하나님이 보시기에 참 좋다 하셨던 생명들과 다시금 연결시켜 줄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 카페들이 그에 앞장서서 살림의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해보는 것입니다. 무리일까요? 오는 7월 3일은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안 쓰는 날’을 시작으로. 이 날은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캠페인을 동시 진행합니다. 바라건대 교회의 카페와 기독학교, 그리스도인들이 날마다 조금씩 플라스틱으로부터 자유로워져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를 위해, 기독교환경교육센터‘살림’이 일회용 컵 사용을 줄여가고자 하는 교회 카페와 학교, 그리스도인을 찾아 연결하는 일을 할 것입니다. 아니 자기 컵을 들고 다니거나, 머그잔에 먼저 달라고 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주변 교회 카페을 찾아가 플라스틱프리 이야기를 정중히 권할 것을 요청드립니다. 권할 때 필요한 자료는 살림을 통해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blog.daum.net/ecochrist).

교회 카페를 통해, 우리의 삶이 풍성해지고 우리의 교회와 세상 안에 "모두가 골고루 행복한 삶"을 사는 이들로 가득해지게 되길 기도합니다. 모두가 골고루 행복한 삶. 그 삶은 쓰레기제로, 아니 플라스틱프리를 향한 우리의 첫 걸음에 달려 있습니다.

유미호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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