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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혐오 버리고 단일민족 신화 깨야

기사승인 2018.07.01  1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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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민 환대는 하나님의 음성이다”

6월30일 서울 도심에서 동시에 열린 ‘난민 반대 집회’와 ‘난민 반대 반대 집회’가 시작되기 직전,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 모인 기독인들은 난민 환대를 위해 기도하는 기도회를 개최했다.

난민 수용, 하나님의 음성

기독인들은 사전에 난민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릴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집회에 앞서 긴급하게 기도회를 조직한 것이다. 촛불교회와 예수살기를 중심으로 한 이들은 “나그네와 약자를 대접하고 돌보라는 하나님의 음성에 응답하고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며 난민 환대를 강조하고 제주에 상륙한 난민들에 대한 불안과 혐오 정서에 우려를 표명했다.

▲ 우중에 열림 기도회를 위해 천막이 마련되었다. ⓒ윤병희

“성서에는 떠돌이와 나그네를 돌보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기도회를 열면서 새민족교회 박연미 장로의 일성이다. “주님도 로마 황제의 박해를 피해 피난민으로 이 땅에 나셨고, 일제강점기 해외로 이주한 독립운동가들도 난민이었습니다.”

설교를 맡은 예수살기 상임대표 조헌정 목사는 “난민에 대한 찬반은 각기 여러가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양성을 포섭한 후 최근 불거진 난민 반대 운동이 이슬람포비아와 같은 공포감 조성에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조헌정 목사는 예멘 난민들에 대한 의구심들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진짜 난민이냐는 의구심에 대해서 오히려 한국이 수출한 무기로 예멘인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불안에 대해 한국에는 이미 2백만여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3D업종에 종사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들로부터 혜택을 보고 있다고, 그리고 단일민족을 해칠 것이라는 배외주의 정서에 이는 엉터리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또한 조 목사는 특히 단일민족 주장에 대해 자신의 누이의 DNA 테스트 결과를 설명해 기도회 참여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테스트 결과 누이의 DNA에는 한국인 ·중국인·일본인은 물론이고 인도인과 심지어 아프리카인과 유태인의 유전자도 있다는 것이었다.

조 목사의 결론은 우리가 예수를 따르는 사람으로서 왜 난민을 환대해야 하는지를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브라함이 난민이었고 그의 아들 이삭도 그 아들 야곱도 그 아들 요셉도 모두 난민으로 살았습니다. 난민 중에 난민이었습니다. 심지어 난민으로서 요셉은 총리까지 되었습니다. 그 후예들이 히브리인들입니다. 히브리라는 말은 밑바닥 사람들, 떠돌이 난민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모세의 율법에는 ‘제 선조는 떠돌이 사람이었습니다’라고 기도하라고 가르칩니다.”

▲ “난민 환영한다”는 등의 손팻말을 들고 기도회에 참석한 참석자들. ⓒ윤병희

이어 하나님 사람은 이웃 사랑에 달려있으며 길에서 강도 만난 사람이 우리의 이웃이라고 강조했다. “유대인들로부터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던 사마리아 사람이 유대인을 구해주었다는 것이 사마리아 사람 비유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이는 지금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깨달음을 줍니다. 우리가 지금은 예멘인들을 구해준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차별하고 무시하는 그 예멘인들에 의해 우리가 구원을 받는다는 것입니다.”는 말로 마무리지었다.

난민 수용 반대 집회도 열려

장마비 속에 기도회가 끝난 저녁 8시 인근의 동화면세점 앞 광장은 ‘불법난민신청자외국인대책국민연대’(이하, 난대연) 주최로 난민 반대 집회가 시작되어 “국민이 먼저다, 난민법을 폐기하라”고 주장하면서 불안과 혐오와 반이슬람 감정을 드러내 선동했으며, 같은 시간 이로부터 불과 70여 미터 거리의 세종로파출소 앞에서는 난대연의 집회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난민 반대에 반대한다, 정부는 유엔 난민 협약을 이행하라”는 등 구호를 외치면서 난민에 대한 근거없는 두려움은 정치실패이며 난민에 대한 배척과 혐오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설득했다. 같은 시간 인근에서 벌어진 두 집회는 난민을 둘러싸고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런 갈등의 상황에서 기도회를 개최한 기독인들은 하나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우리도 난민이었고 또 난민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지금은 예멘인을 구해준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차별하고 무시하는 그 예멘인들에 의해서 우리가 구원을 받을 것”이라며 난민 환대의 통찰을 강조한 것이다.

기도회를 마친 참여자들은 길 건너 동화면세점 난민 반대 집회 장소를 지나 세종로파출소 앞으로 가서 난민 반대 반대 집회에 참여했다.

▲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집회도 열렸다. ⓒ윤병희

윤병희 ubiquitas@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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