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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엉터리 목사 너무 많다”

기사승인 2018.05.24  00: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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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말테 목사, 한국교회에 쓴소리

5월18일 광주민중항쟁 38주년 기념일에 서울역 맞은편 후암동 언덕에 자리한 중앙루터교회를 찾았다. 교회와 같은 건물에 있는 기독교한국루터회총회 문앞에서 이말테 목사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이말테 목사는 1957년 독일 뮌헨 출생해, 뮌헨대학교와 본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아우구스타나 대학교에서 선교종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리고 바이에른 주립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독일로 유학 온 부인 한정애 교수(협성대)와 결혼하면서 1992년 베를린 선교회의 파송으로 한신대학교 독문학과 교수로 한국에 왔다.

▲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기자를 중앙루터교회 앞까지 나와 맞아준 이말테 목사 ⓒ윤병희

같은 기간 한국기독교장로회에서 8년간 선교동역자로 사역했다. 이어 2000년 이후에는 독일기독교 바이에른 주 루터선교회의 파송으로 기독교한국루터회 선교사로 활동하면서 루터회 교회개발원 원장, 루터대학교 신학과 교수, CBS 성서학당 강사, 루터중앙교회 협동목사로 바쁜 발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이말테 목사는 특히 작년 종교개혁 5백주년 즈음하여 루터 관련 특강이 많았다고 한다. 작년 말에 <서울에서 만난 루터>(신앙과지성사)를 한국말로 펴내기도 했다. 본명은 말테 리노(Malte Rhinow). 이말테 목사는 자신이 한국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 한국에 언제 왔나?

1990년 여름 한국에 한번 방문한 후 1992년부터 죽 한국에서 살고 있다. 

▲ 한국에 체류하는 비자는 무엇인가?

아내가 한국사람이라서 체류에 문제는 없다. 원래 D-6 비자(선교사비자)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 F-6 비자(한국인 배우자 결혼 비자)를 신청한 상태다.

▲ F-6 비자를 신청한 이유는 무엇인가?

루터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했는데 급여정산문제 때문에 F-6로 바꿀 필요가 있었다.

▲ 한국 생활이 불편하지 않았나? 다시 독일로 돌아갈 계획인가?

처음엔 그랬지만 한국이 이제는 고향 같다. 아내를 독일에서 대학생 때 만났는데, 아내가 독일에 돌아가고 싶어한다. 그런데 나는 한국에서 아직 할 일이 있어서 아직 안 가고 있다.

한국교회개혁, 토론만 많았을 뿐

▲ 한국에서 하시고 싶은 일은 어떤 것인가?

개신교가 개혁에 대해 많은 토론을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 무엇을 개혁할까 하는 문제에 대해 아직 결정적인 것이 많이 부족하다. 개혁 실천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런 토론이 부족하고, 또 통일 가능성이 더 커졌는데, 이에 대해서도 독일 사람으로서 할 일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 개혁에 대해 어떤 토론이 필요한가?

지금까지는 교단별로 토론과 발표가 많았는데 범교단적 차원에서 토론이 부족하다. 먼저 개신교 안에서 교회의 본질에 대해 충분한 토론이 필요하고 카톨릭과 정교회와도 함께 토론해야 한다. 서강대에서 한번 그렇게 한 적이 있지만 개신교에서는 이런 생각을 많이 못하고 있다.

▲ 개혁이란 무엇인가?

좋은 질문이다. 한국 개신교는 지금까지 양적 성장에 집중했다. 이 시기는 선교우선주의라고 볼 수 있는데, 이때는 배타주의와 양적 성장 중심이다. 그런데 이제는 질적 성장이 필요한 시기다. 질적 성장을 위해 배타주의를 극복해야 하고 에큐메니컬한 사상이 필요하다. 이래야 성숙한 교회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시대가 변했다. 교회의 질적 성장이 요청되고 있다. 개혁이 있어야 한다. 다른 차원은, 개신교 교회가 세속화 무속화되고 유교적 영향, 자본주의적 영향을 많이 받아서 본질이 약해졌다. 지금 본질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교회의 본질은 종교개혁시대를 통해 배울만한 게 많다. 그때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었다.
교회가 본질에서 너무 멀어졌다는 의식이다. 그래서 교회를 비판하고 개혁을 했다. 본질에 대한 숙고가 많았다. 종교개혁시대의 개혁은 당시 서양 입장이었고, 지금은 동양의 입장에서 다시 본질을 찾아야 한다.

▲ 그 본질은 무엇인가?

범교단차원에서 토론해야 한다. 그리고 실천이 부족하다. NCCK가 ‘교회의 위기는 본질의 위기’라는 평가를 했다. 본질적인 것을 되찾는 것은 쉽지 않다. 종교개혁 당시에는 칭의론이 중심이었다. 그런데 루터가 비판을 시작한 것은 당시 교회의 교권주의였다. 위계질서 즉 사제에 절대 권위를 주고 회중의 권리가 없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었다.

그런데 한국개신교는 평신도를 구별하고 율법주의, 유교질서, 기복주의에 빠져 있다. 기복사상은 일종의 토착화의 시도라고 볼 수 있는데 신학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기복사상의 신학적 해석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할 일이 엄청 많다. 그런데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목사양성과정 개혁이다.

한국교회, 너무 쉽게 목사 되고 엉터리 목사도 많다

▲ 목사 양성 과정은 어떤 개혁이 필요한가?

한국에서 목사가 되는 과정은 미국식이다. 3년만 전공하면 안수를 받는데 이거 웃기는 것이다. 신학은 아주 포괄적이고 어려운 학문이다. 예를 들자면, 의학을 3년 공부하고 의사가 될 수 있을까? 이거 웃기는 거다. 목사도 똑같다. 한국에서는, 공부 많이 한 목사도 많지만, 개신교 전체로 보면 엉터리 목사가 너무나 많다. 목사들이 신학적으로 올바른 판단을 못하기 때문에 개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 인터뷰 내내 진지한 모습으로 그러나 한국교회를 향한 애정으로 쓴소리를 마다 하지 않은 이말테 목사 ⓒ윤병희

또한 문화적인 요소와 섞여 있는데 이를 구별하지 못한다. 한글 성경만 읽는데, 한글성경은 이미 번역과정에서 한국유교(문화)적 이해가 배어있다. 이런 문화적 해석의 차이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목회자 훈련이 더 많이 필요하다.
미국 모델 말고 유럽을 모델로 삼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더 많은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학교와 교수들은 저의 이런 제안에 다 동의한다. 그런데 실천하지 않고 있다. 총신대와 장신대에도 제안했는데 동의는 하지만 바뀌지 않고 있다. (웃음) 목사 훈련을 제대로 해야 한다. 저의 제안은 학부와 대학원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 기독교한국루터회와 한국루터대학교는 목사 훈련이 잘 되어 있는가?

아니다. 한국루터대학교도 그러게 하지 못하고 있다. 저는 저의 독일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 한국기독교장로회와 한신대학교는 어떤가?

저는 1993년에서 2000년까지 한신대학교 독문학과 교수였다. 기장 총회 본부 해외선교부에서 활동했다. 기장은 항상 앞서가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기장도 힘이 없다. 기장 목사님들에게 제안을 많이 했다. 그분들이 지금 기장의 상황이 어렵다고 말한다. 기장은 기장만 인정하는 모습이 있다. 같은 지역에 다른 교회가 있어도 기장은 이를 무시한다. 그런데, 기장은 교회의 재정개혁에서 앞서갔다. 90년대에 이미 목회자 생활보장제를 시작했다. 교회가 자본주의에 너무 빠져 있다.

고질적 교파주의 극복이 통일될 한국교회의 관건

▲ 한국의 통일 상황에서 목사님이 하실 일이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것인가?

독일교회는 독일의 분단상황에서 일치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동ㆍ서독이 분리되어서도 교회는 개신교전국연합회를 통해 하나로 가다가 동독 정부의 압박으로 동독에서는 따로(분리해서) 연합회를 만들었다. 그런데 서독의 교회연합회는 동독의 교회(연합회)에 돈도 보내고 계속 지원하고 일치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교회가 일치되어야 나라도 일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 개신교가 개혁하지 않고 북한선교하면 각 교단, 각 개교회가 마음대로(제멋대로) 선교한다고 나가서 부동산을 구입하고 교회개척을 할 것이다. 한국의 교파주의가 문제다.
먼저 남쪽에서 개신교의 일치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 다음에 북한선교를 해야 한다. 북쪽에 교회를 세울 때 한 지역에 한 교회를 세우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개신교회 교파들은 서로 합의하고 계획을 세워야 하고 연합회를 만들서 공동으로 결정해야 한다. 이 문제는 남쪽에서도 해결되어야 한다. 한 지역에 교파마다 교회를 세워놓고 있다.

▲ NCCK 외에 한교총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치의 과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그러나 NCCK와 한교총은 따로 있으면 안 된다. 둘이 서로 협력해야 하고 가능하면 하나가 되어야 한다. 엄청 어려운 과제이다. (웃음) 한기총에게도 어렵고 NCCK에게도 어렵다. 그러나 해야 한다.
독일에서도 보수파도 따로 연합했지만 규모도 작고 힘이 없었다. 그러나 한국은 한기총이 힘이 세다. 한기총이 좀더 진보화되어야 하고 NCCK는 좀더 보수화되어야 한다. 해야 한다. 피할 수 없다. 제가 요즘 순복음교회에서 발표를 많이 한다. 저의 진보적인 입장을 그대로 발표한다. 그분들이 힘들어 한다. (웃음) 소강석 목사, 이영훈 목사, 이분들에게 쉽지 않지만 이분들이 저를 계속 초청한다. 진보적인 입장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진보파도 보수파의 입장을 배워야 한다. 서로에게서 배워서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 한교총과 NCCK의 분리 구도, 즉 진보적인 교단과 보수적인 교단의 분리는 한국에만 있는가?

아니다. 각 나라마다 다 있다. 한국에서만 WCC가 비판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 차원에서 WCC는 단체라기보다는 플랫폼이다. 정교회ㆍ천주교ㆍ개신교가 다 모였다. 한국에서도 이런 모습이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WCC를 거부하면 자기 자신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드러내는 꼴이 되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서울에서 만난 루터>를 소개해 달라. 제목은 어떤 의미인가?

세 가지 의미가 있다. 먼저 말테 리노가 루터와 모습이 비슷하다. 제가 (루터처럼) 좀 뚱뚱하죠. 두 번째, 한국에서도 개신교가 많기 때문에 루터의 흔적들을 만날 수 있다. 세 번째는 저 자신의 경험이다. 독일에서 루터를 많이 공부했는데 저는 개혁교회를 따랐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저에게 루터에 대해 많이 물었다. 특히 작년에 루터에 대한 발표 요청이 많았다.독일에서는 루터 얘기를 많이 안 했는데 한국에서 루터 발표를 많이 하게 되었다. 그래서 한국에 와서 루터 연구를 많이 했다. 제가 한국에 와서 한국사람의 요청에 의하여 한국에서 루터를 다시 만났다는 의미이다.
책은 여섯 마당으로 되어 있다. 첫째 마당은 제 이야기다. 제가 왜 목사가 되었는지, 왜 한국에 왔는지를 얘기했다. 둘째 마당은 제가 만난 한국 교회 이야기이다. 훨씬 많은 것을 썼는데 출판사에서 루터교와 기장 얘기를 다 뺐다. 셋째 마당부터는 한국교회에 대한 진단과 개혁에 대한 제안이다.

윤병희 ubiquit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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