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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를 넘어선 교회를 고민한다

기사승인 2017.12.14  23: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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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신학과 교회 ⑧

이번 <민중신학과 교회> 세미나에 초대된 강사는 이제 설립 1년도 채 되지 않은 예벗교회 최성민 전도사였다. 그는 개포동의 60평 남짓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는 주일이면 교인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된다.

그가 카페를 시작한 것은 함께 마음 터놓고,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만한 돈은 없었다. 그러던 차에 마음이 맞는 친구들을 모아 예벗 협동조합을 만들었고, 지금의 카페와 교회가 됐다.

교회, 새로운 경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최 전도사는 대안적, 사회적 경제로 떠오르고 있는 협동조합과 공정무역에 대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진다. 조합원들은 일정한 조합비를 납부하고, 조합의 서비스를 받는다. 이러한 협동조합은 민주적으로 운영되며, 조합에 대한 책임을 다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특이할 점은 보유 지분에 따라 권리가 주어지는 일반 회사와 달리 1인 1표를 규칙으로 채택한다. 최근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되면서 새로운 경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 자본주의로부터 자유로운 교회를 고민하며 예벗교회를 개척해 협동조합과 공정무역을 통해 대안 교회를 실험하고 있는 최성민 전도사. ⓒ고수봉

경제 대안으로서 협동조합의 종류는 매우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다. 대표적인 협동조합으로 한 살림과 아이쿱 같은 소비자협동조합을 들 수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농산물을 직접 유통, 가공하는 생산자협동조합, 금융협동조합, 노동자협동조합 등 다양한 종류의 협동조합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의료, 통신, 주거 등을 해결하기 위한 협동조합이 생겨나고 있다.

발제를 맡은 정의탄 학생은 “기존의 교회에서의 선교는 사람들을 교회로 인도하려는데 목적이 있는 반면 협동조합의 방식은 교회 밖에서 새로운 사역을 만들어 낸다.”며 “협동조합을 조사하면서 다양한 형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역에 많은 것들을 연구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발제 후 최성민 전도사는 공정무역에 대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운영하는 예벗카페는 공정무역 카페이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에서는 소비를 통해 발생된 이익의 10%만이 생산자의 몫으로 떨어진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비싼 값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일은 생산물을 해외에서 국내로 들여오는 수입과정에서도 발생하며, 공정무역은 공정한 분배를 실현하고자 하는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공정무역 운동이 가장 활발한 것은 커피와 초콜릿이다. 커피의 경우 8~15세의 어린 아이들이 농장에서 일하는데, 저임금에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공정무역은 중간 유통과정을 축소하여 생산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한다. 또한 아이들을 위해 학교나 집을 지어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여행사의 횡포에 맞서 현지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공정여행이 각광 받고 있다고 한다.

현재 기장에는 한기장복지재단, 경인기장협동조합, 해인교회 협동조합, 예벗협동조합 등 교회를 기반으로 다양한 협동조합이 생겨나고 있으며, 지역사회 협력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교회의 협동조합 실험

한편으로 최성민 전도사는 협동조합의 어려움도 전했다. 그는 “배추값 2만원일 때, 농촌교회 권사님들이 받는 배추값이 1200원이었다. 거기에 생산비를 제외하면 얼마 남지 않는다.”며, 도농직거래를 위해 배추를 팔았지만 여전히 유통망 마련이나 판매처를 구하지 못해 어렵다는 것이다. 소비자 그룹과 생산자 그룹의 연계가 필요해 보인다.

그래도 협동조합을 통해 예벗교회와 예벗카페를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현재 협동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김밥 사업이 공간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는 것. 그는 이 공간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구상하고 있다. 문화 공간으로서 기타, 해금, 우크렐라, 오카리나 등 일반인 연주자들이 마음 놓고 공연을 펼치고 있으며, 통키타 무료 레슨, 커피 교육, 공방, 어린이 도서관 등 지역 주민들을 위해 언제라도 열려있다.

그는 “예벗카페(교회)는 무인과 유인으로 운영된다. 한마디로 카페문을 잠그지 않는다. 세상을 함께 만들고 행복을 꿈 꾸시는 분들을 위해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예수님 안에서 모든 사람은 친구라는 의미의 ‘예벗’처럼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개척교회로서, 민중교회로서, 카페교회로서 어렵지만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 예벗교회이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멋진 교회의 미래를 그려갔으면 좋겠다.”는 그의 당부처럼 교회의 미래를 그려가는 예벗교회가 되길 기대한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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