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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려는 학생들과 자리 지키려는 총장

기사승인 2017.10.16  00: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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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파만파 커져만 가는 한신대 사태

13일(금) 한신대학교 신학과 학생들이 집단으로 자퇴서를 제출 직후 곧바로 다음날인 14일(토) ‘한신대 정상화를 바라는 기장인 일동’ 명의의 성명서가 SNS를 통해 발표되고 서명을 받는 등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자퇴서를 제출한 신학생 수는 모두 33명으로 10월9일 처음 집단자퇴를 결의한 27명보다 더 늘었다. 자퇴서 제출에 앞서 학생들은 연규홍 신임총장의 공식담화문 발표(한신대 홈페이지 참고)를 주시하였으나 자신들의 입장에 대한 대안제시가 없다고 판단하고 곧바로 반박문을 발표하고(에큐메니안 기사 참조) 참여자 수를 더하여 자퇴서 제출을 강행했다.

이에 앞서 9일 신학생들의 집단자퇴 결의 발표(에큐메니안 기사 참조) 이후 한신 동문들과 교역자들은 동기회 중심으로 학생들에 대한 지지성명을 발표하였으며 주요 일간지에서도 보도하는 등 교계 안팎에서 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자퇴서를 제출하던 날(13일) 오후 기장 생명선교연대(회장 오세욱 목사)를 비롯하여 여교역자협의회(총무 이혜진 목사), 멀리 제주노회 등에서 찾아온 기장 목회자들은 자퇴서를 제출한 신학생들을 만나 그들을 동역자로서 위로와 연대의 의사를 밝히고 이들이 말하는 고충을 귀담아 들었다.

▲ 13일 한신대 학생들 33명이 자퇴서를 제출하자 생명선교연대와 여교역자협의회 등 기장 목회자들이 이들을 찾아 이들의 고충을 듣고 위로했으며 연대의 표현을 전했다. ⓒ윤병희

다음 주 20일(금) 제102차 기장총회의 속회를 앞두고 출렁이는 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군산에서 계속되는 총회 주요 논의 안건은 ‘한신학원 이사 28인을 19인으로 조정하는’ 건과 양성평등위원회에서 상정한 ‘성윤리 규범 채택 헌의의 건’ 등 다수의 주목할 만한 안건이 남아 있으며 번안동의안이 상정될 지도 주목된다.  

16일(월)에는 한신대 연규홍 총장 주재 교무회의에서 학생들의 자퇴서 제출 건을 어떻게 다룰지 논의할 것이며, 이날 저녁에는 한신대 캠퍼스 내에서 ‘성정의 실현을 위한 기장 교역자 모임’ 주관으로 ‘한신 공동체 회복을 위한 기도회’가 준비되어 있다. 또한 주요 기장 기관들과 교역자들은 한신대 정상화를 위한 성명서 발표와 기자회견을 18일(수) 총회본부에서 열 계획이다. 한신대 총학생회는 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 한신대 전교생을 대상으로 연규홍 총장에 대한 신임/불신임 투표를 준비하고 있다.

▲ 16일(월) ‘성정의 실현을 위한 기장 교역자 모임’ 주관으로 기도회가 열린다.

 

한신대 사태 일지

2015년 12월 31일, 채수일 총장 사퇴. 
2016년 3월 31일, 한신학원 이사회(이사장 이극래) 강성영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 
2016년 9월 29일, 기장총회(제101회) 강성영 총장 인준 부결.
2017년 9월 12일, 한신학원 이사회(이사장 직무대행 유영준 장로
) 연규홍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 
2017년 9월 21일, 기장총회(제102회)에서 인준. 
2017년 10월 9일, 한신대 신학생 27명 집단자퇴 결의 발표.
2017년 10월 11일, 연규홍 총장 공식 담화문 발표. 
2017년 10월 13일, 한신대 신학생 33명 자퇴서 제출.

 

한신대 정상화를 바라는 기장인 성명

지난 13일(금) 목회자의 길을 꿈꾸던 33명의 신학생들이 자퇴서를 제출했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자퇴이유서를 읽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동역자된 우리는 부끄러움과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많은 기장의 목회자들이 학교를 살려보겠다는 신학생들의 절박한 마음을 지지하며, 총장 인준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95학번부터 98, 99, 01, 02, 06, 08학번까지, 성명서로 동조한 이들이 연규홍 교수에게서 직접 수학한 사람들이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작은 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신학생들의 의지는 확고하며, 결연합니다. 자퇴가 두렵고, 당장 섬기는 교회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불의를 보고 그냥 있을 수 없기에 반드시 가야하는 길이라 믿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배운 것을 실천하는 것이 한신의 신학을 살리는 길이라 믿고 있습니다. 소중한 꿈을 꾸게 해준 교회에 보답하는 길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생활신앙을 사는 기장 신앙인의 길임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고개 숙여 부탁드립니다. 신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십시오.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고려해 주십시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다시 물어 주십시오.

우리의 총회를 돌아봐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해 101회 총회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살아내기로 결의한 바 있습니다. 이사회의 비민주적 총장선거를 거부했으며, 학내를 바로 잡기위해 ‘한신개혁발전특별위원회’를 설치했습니다. 또한 각 노회의 목소리를 반영한 이사회가 학교 운영을 공정하고 정의롭게 하길 원하며 ‘이사회 구성을 26인으로 확대’했습니다. 그것이 학교와 기장의 변화를 이루는 새로운 걸음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101회 총회의 결의는 모두 무산되었습니다. 신학생들에게 총회의 결의를 존중하라고 으름장을 놓기 전에,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총회의 결의를 존중하고, 따르고 있는가? 대의 민주주의 체제가 전횡과 권력에 망가지지 않았는가? 우리의 진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101회 총회는 한신학원 이사회에 대한 불신임을 결의했으며, 총사퇴를 권고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사회는 총회의 요청을 묵살했고, 사학법을 지렛대 삼아 독단적인 총장 선거를 강행했습니다. 게다가 이사회법에 명시된 총장 투표 규정도 무시된 채, 과반수 득표가 나올 때까지 8번에 걸친 투표를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요구는 철저하게 무시되었습니다.

게다가 현 총장은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검증 절차도 거치지 않았습니다. 102회 총회에서 보인 총장 인준 투표는 투표용지가 통제되지 못해 표 수가 맞지도 않는 상식 밖의 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진심으로 총회의 결의는 성수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까?

간절한 마음으로 신앙 양심에 호소합니다.

500년 전, 루터는 비텐베르크 성당 문에 95개조 반박문을 걸어 신앙의 양심과 정의를 지켜내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종교권력은 체계와 제도, 권위라는 이름으로 그를 파면시켰습니다. 그러나 루터의 정의로운 외침, 참 신앙을 향한 열정은 새로운 질서로 부활했고, 개혁되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재고해 주십시오. 과연 우리의 결정이 신앙의 양심에 따라 정의로웠는지 어린 신학생들처럼 순수했던 때로 돌아가 생각해 주십시오. 양심을 배반하고, 정의롭지 못한 결정이 미래를 망치고, 기장의 순수성을 훼손한다 해도 받아들일 수 있는지 깊이 심사숙고 해주십시오.

이에 우리는 기장총회에 이렇게 요구합니다.

‘한신대 사태를 해결할 비상대책을 촉구합니다.’

1. 총장선임을 재고해 주십시오.
2. 이사회는 101회 총회의 권고안에 따라 사퇴하시기 바랍니다.
3. 민주적 총장 선거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을 학내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 계획해야 합니다.
4. 101회 총회의 결의를 무산시키는 모든 헌의와 시도들은 기각되어야 합니다.

신학생들의 고뇌에 찬 결단을 지켜보면서 교단의 동역자로서 부끄러움을 느끼며 간곡하게 호소합니다. 기장교회와 한국교회를 향한 학생들의 음성에 귀기울이며, 정의와 사랑의 터전인  한신대학과 기장교단을 바로 세워나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2017년 10월 14일
한신대 정상화를 바라는 기장인 일동

윤병희 ubiquitas@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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