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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 신학과 27명 학생들 자퇴결의투쟁

기사승인 2017.10.10  0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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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규홍 교수 총장 인준 결과에 강하게 반발

제102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에서 연규홍 교수의 총장 인준이 가결되었다. 682명 총대 중에 표결에 참여한 541명 중에 찬성 274, 반대 259, 무효 5표, 기권 3표였다. 연규홍 교수는 가까스로 3표 차이로 과반수 찬성을 넘겨 총장 인준의 벽을 넘은 것이었다.

지치고 허무했다, 그러나 힘내보려고 한다

이런 차이 때문이었을까, 학생들과 연규홍 교수의 총장 인준에 반대했던 인사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급기야 10월9일(월) 자정이 다 되어 신학과 학생 27명이 자퇴결의를 발표했다. 에큐메니안은 긴급하게 총학생회 사회연대국장인 박의현 학생과 비상대책위원회 소속이며 민중신학회 학회장을 맡고 있는 이신효 학생과 인터뷰를 나누었다.

▲ 제102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에서 연규홍 교수에 대한 총장 인준이 가결되었음에도 한신대 학생들의 반발은 사그라 들지 않았다. ⓒ한신대 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총회 결과에 대한 물음에 “학생들은 커다란 문턱에 막혀서 허무”했다고 한다. “지쳐” 있지만 “힘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말이 단적으로 학생들의 상태를 나타내주고 있었다. 총회 이후에 총장실을 아직 점거하고 있기에 연규홍 교수와의 만남은 없었다고 한다.

정확한 상황은 아니지만 연규홍 교수가 이전의 강경한 입장에서 많이 후퇴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학생들은 ‘민주적 총장 선출’을 끝까지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연규홍 교수님이 어느 정도 선에서 후퇴한다는 것으로 학생들이 인정하게 될 것 같지는 않다.”는 학생들의 강경한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학교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

긴급하게 자퇴를 결의하고 발표한 것에 대해 “자퇴를 결의한 학우 모두가 굉장히 힘든 결정”이었다고 했다. 또한 “우리가 믿는 하느님의 복음, 그 분이 가르치신 진리 앞에 순종”이라는 말로 그들의 상황을 표현했다. 학생들로서는 힘든 결정이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학생들은 이미 연규홍 교수의 반응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이 자신의 거취와 미래까지도 내놓고 자신의 사퇴와 민주적인 학교를 말하고 있는데, 반응이 없다면 그 자체로도 이미 학교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그들의 결심을 애둘러 표현했다. 그리고 앞으로 자퇴를 결정할 학생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학생들의 답변에서 이 사태가 쉽게 마무리 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이 임마누엘 동산을 보며 우리의 꿈을 꾸었고, 우리의 미래를 그렸습니다. 청춘들의 젊은 날 객기로만은 봐주지 않으시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는 말로 그들의 심경을 알렸다.

아래는 학생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학생들은 총회의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적으로 기도회를 진행하며 연규홍 교수의 사퇴를 요구했다. ⓒ한신대 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해달라.

박의현이라고 합니다. 한신대학교 신학과 15학번이며, 현재 ‘민주한신을 위한 신학대학 비상대책위원회’ 소속이면서 한신대학교 총학생회 사회연대국장을 맡고 있다.
이신효라고 합니다. 한신대학교 신학과 14학번이며, 민주한신을 위한 신학대학 비상대책위원회 소속이며 한신대 신학과 민중신학회 학회장을 맡고 있다.

▲ 총회를 마치고 연규홍 교수의 인준 결정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2016년도부터 ‘민주적 총장선출’을 위해 정말 처절하게, 또 힘들게 싸워왔다. 제101회 총회에서 강성영 총장 서리가 인준 부결이 되고, 이사회 전원 사퇴 촉구안이 가결되면서 이제 정말로 우리가 꿈꾸던 ‘민주 한신’이 드디어 만들어지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2017년 제102회 총회에서는 아직도 당시 이사진들이 버티고 있었고, 그들이 선임한 연규홍 교수가 총장으로 인준되었다. 많이 힘들었다. 참담하기도 했다. 이사회의 고소·고발 때문에 아직도 학생 5명은 재판을 받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싸워나가고 있는데 뭔가 커다란 벽에 막혀버린 느낌이었다. 포기해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259표의 인준 반대표를 보면서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며 싸워나가고 있다.

▲ 총회의 결과에 대해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

사실 2년 가까이 이 투쟁을 이어나가면서 학생들이 많이 지쳤다.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많이 지친 상황이었는데 기장 총회라는 커다란 문턱에 막혀서 많이 허무하기도 했다. 총회에서 인준이 되고 총회에 같이 갔던 친구 한명이 결국 울음을 터뜨렸는데, 다들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래도 우리가 말하는 것이 분명히 옳다고 생각하고 기죽지 않고 힘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 총회를 마치고 연규홍 교수와 만난 적이 있는가?

없다. 아직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있기도 하고, 어디 계시는지를 모르겠다.

▲ 연규홍 교수의 입장이 많이 후퇴한 것으로 들었다. 이에 대해 평가해 달라.

사실 정확하게 학생들에게 공식적인 연규홍 교수의 입장이 전달된 적은 없다. 확실하게는 모르지만, 아무래도 제102회 총회에서도 압도적인 표를 받은 것도 아니고, 학내의 반발이 아직 거세다보니까 그런 것 같다. 학생들은 ‘민주적 총장 선출’을 끝까지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연규홍 교수님이 어느 정도 선에서 후퇴한다는 것으로 학생들이 인정하게 될 것 같지는 않다.

▲ 학생들은 상복을 상징하는 검은색 옷으로 차려입고 '근조한신민주주의'라고 씌인 검은색 플랭카드를 내걸고 연규홍 교수의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학교 교정을 행진했다. ⓒ한신대 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 현재 자퇴를 결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생각인가?

사실 신학대학의 모든 학우가 그렇겠지만, 신학교에 들어온다는 것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학우가 얼마나 있겠는가?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고민과 선택이 동반되어 입학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들어온 학교를 자퇴한다는 것은 자퇴를 결의한 학우 모두가 굉장히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신학교에 들어왔다는 것은 단지 학교에 들어왔다는 것이 아니라 신학이라는 학문, 하느님께 대한 마음이 진실로 진심이었다는 그것, 그것이 우리의 이번 행동에 대한 명분으로 작용할 것 같다. 자퇴를 결의한 모든 학우들 또한 그럴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믿는 하느님의 복음, 그 분이 가르치신 진리 앞에 순종하고 살 뿐이다.

▲ 연규홍 교수의 반응이 어떨 것으로 생각하나?

연규홍 교수도 어느 정도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생들의 이번 행동이 앞으로의 그의 거취문제에 영향이 있길 바란다. 하지만 연규홍 교수가 신학대학 비대위를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 분의 지난 삶과 행동들을 볼 때, 우리들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행동을 할지는 사실 의문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거취와 미래까지도 내놓고 자신의 사퇴와 민주적인 학교를 말하고 있는데, 반응이 없다면 그 자체로도 이미 학교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 계획은 어떤가?

사실 이리저리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지라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할지는 모르겠다. 다만 우리에게는 분명히 ‘민주 한신’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아마도 자퇴를 결의하는 학생들이 더 많아 질 것 같아서 추가로 취합되면 이번 주 중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실제로 자퇴서를 제출할 계획에 있다.

▲ 기장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가?

이번 자퇴 제출에 함께 한 신학생 학우들과 한신대학교 신학과에 속한 모든 신학생들 모두 예수의 제자가 되기로 결심한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이 임마누엘 동산을 보며 우리의 꿈을 꾸었고, 우리의 미래를 그렸습니다. 청춘들의 젊은 날 객기로만은 봐주지 않으시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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