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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통해 고통가운데 하나님을 본다

기사승인 2017.03.28  1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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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기도회,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 저녁 나눔교회에서 열려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기도회(종교개혁 500주년 연합기도회 준비위원회)가 '정의의 숨결로, 세상을 새롭게, 교회를 새롭게'라는 주제로 지난 27일(화) 저녁 7시 30분에 서울 상암동 나눔교회에서 열렸다.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기도회는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 저녁에 진행된다. 지난 2월을 시작으로 이번이 2회차였다.

이 날은 ‘세월호’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세월호 유가족인 박은희 전도사와 방인성 목사(함께여는교회)를 초청해 함께 뜨겁게 기도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기도회에서 박은희 전도사(예은엄마)

설교단에 선 박은희 전도사(예은 엄마)는 “내가 여기에 설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운을 떼었다. 가족들과 함께 성경구절을 읽는데 그 중 한 구절을 여러분께 소개하겠다면서 이사야 35장의 말씀을 들었다.

너희는 약한 손을 강하게 하며 떨리는 무릎을 굳게 하며 겁내는 자들에게 이르기를 굳세어라, 두려워하지 말라, 보라 너희 하나님이 오사 보복하시며 갚아 주실 것이라 하나님이 오사 너희를 구하시리라(이사야 35:3-4)

다음은 박은희 전도사가 설교단에서 전한 내용이다.

이사야 35장은 ‘위로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말씀입니다. 한 구절 한 구절 가족들과 함께 읽어나가며 다함께 울었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한 다른 이들도, 목사님들도 다함께 읽고 또 읽으며 울었습니다.

오늘 여러분께 ‘두려워 하지 마라 보아라 너희 하나님이 오신다’이 구절을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참사가 있고 나서 가족들이 했던 질문은 ‘하나님 계신가요? 하나님 무엇을 하셨나요?’이렇게 울부짖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저희들에게 신기하게도 예배의 자리는 위로의 자리였고 주저앉은 저희들을 다시 일으키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참사 1년 6개월여 지났을 때, 분향소를 찾아오신 목사님들 앞에서 유가족 어머님이, 며칠 전 아들의 생일을 보내고 감정에 북받쳐 한참을 울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계시던 목사님 중 한 분이 말했습니다.

"자꾸 우시면 되나요. 아이는 좋은 곳에 갔을 터이니, 어머님도 어머님 생각을 하셔야죠. 그러니 그만 우세요."

가족들이 제일 듣기 힘든 말이 ‘그만 우세요’ 입니다. 우리의 울음을 저들이 불편해하고 있구나… 위로는 하고 있지만 더이상 울지 못하게 틀어막는 한마디였습니다. 그때 함께 오신 원로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닙니다. 어머니, 그 울음 소리를 통해서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통곡하시는 하나님을 봅니다."

그 말씀에 입을 틀어막았던 저희들이 마음껏 울 수 있었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일년에 80여 교회가 저희를 찾아오십니다. 정성껏 예배를 드리고 식사를 준비해 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함께 울고, 소리쳐주고, 따져주고, 울부짖어 주는 교회와 교우들이 있습니다. 저는 창세기에 나오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는 너를 통해 고통가운데 있는 하나님을 본다.

나는 너를 통해 고통과 함께하는 하나님을 본다.

이러한 고백이야 말로 지금 이곳에 있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는 우리들.. 한국교회가 알아야 하는 진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자들이라고 고백한다면, 믿는다면 우리는 기꺼이 고통의 소리에 귀를 막거나 하면 안됩니다.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모습을 외면하지 마시고 끌어안고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여러분이 빛을 비추기 시작하면 일어날 많은 빛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기도회 참석한 청중들

한편 말씀을 전한 방인성 목사(함께여는 교회)는 마태복음 18장 18절 말씀을 읽으며 "세월호 304명의 절규가 우리의 절규로 바뀌고 세월호 유가족의 호소가 한국교회의 호소가 되어야 한다"면서 함께 정직하게 기도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무엇보다 세월호 진상규명이 되어야 한다. 더이상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은혜라는 명목으로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서는 안되며, 이 땅에서 역사왜곡이 계속 일어나는 한 하늘의 역사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며 세월호 진상규명이 새로운 역사로 이끄는 초석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자리에 모인 참석자들은 모두 세월호의 진상규명과  한국교회, 그리고 한국사회를 위해 뜨겁게 기도했다.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기도회는 매주 마지막 주 월요일 저녁에 열리며 오는 11월까지 진행된다.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기도회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기도회

 

한지수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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