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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민혁명시기 기독교의 역할

기사승인 2017.02.20  17: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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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퇴진기독교운동본부 출범 이후 집회확산까지

들어가며

2016년 가을과 겨울, 광장이 뜨거웠다. 촛불로 타올랐다. 이는 2017년에도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는 쉬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회의 왜곡되고 뒤틀린 많은 사안들에 대해 분노한 시민들이 용기를 내어 광장으로 모이고 거리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국회에 의해 탄핵되었고, 시민들은 헌재의 파면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박근혜는 탄핵 전에 사퇴를 하고 법적 버티기로 태도를 취할 수도 있다) 동시에 시민들은 그간 쌓인 각종 적폐의 청산을 주장하고 있고, 새로운 사회를 어떻게 건설할 지에 대해 많은 토론을 하고 있다.
 
어쨌든 박근혜는 곧 물러날 것이고, 이어서 대선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대선을 통해 우리 사회는 한 발 더 진전할 것인지, 또 촛불시민혁명의 성과는 어떻게 귀결될 것인지 우리 스스로가 깊게 고민해 보아야 할 시점으로 생각하며 짧게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박근혜퇴진기독교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 ⓒ에큐메니안
촛불의 탄생과 진화

10월 24일 박근혜의 국회연설이 있었고 그날 박근혜는 모든 사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불리던 개헌을 이야기 했다. 그런데 그 날 저녁 JTBC의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는 모두가 알다시피 새로운 국면으로의 전환을 가져왔다. 그런데 10.23일까지 크게 두 흐름이 있었던 것을 기억해 보자. 하나는 최순실 문제가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가 되면서 대형 게이트로 커질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고 백남기선생이 9.25 사망 후 서울대병원 영안실을 중심으로 정국이 경색되고 있었던 점이다.
 
첫째 것은 권력 작동 방식과 부정부패라는 면에서 정권을 흔들 사항이었으므로, 뒤에 밝혀졌듯이 권력집단이 총동원되어 막으려 노력했으나 이를 막지 못한 상태에서 시급히 박근혜가 개헌을 들고 나서게 된 것으로 귀결되었다. 그러나 두 번째가 큰 의미를 갖는다. 알다시피 백남기 대책위에는 민중운동단체들과 진보적인 종교 및 사회단체들과 참여연대 등 대표적인 시민단체들이 함께했던 것이 특징적이다. 이것이 나중에 경색국면을 거치면서 대책위에서 투쟁본부로 진화하고, 진보정당들이 결합하고 야당 국회의원들이 결합하면서 명확한 반정부투쟁기구의 성격을 생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위의 둘을 합하면 간단히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오랫동안 쌓인 적폐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대중들이, 분노를 표출하며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을 때, 동시에 대중운동의 지도부가 동시에 준비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10.24 밤, 뉴스를 본 사람들 가운데 긴급한 제안이 돌았다. 제안은 10.25 광장에서 기자회견으로 표출되었다. 내용은 박근혜의 즉각 퇴진, 거국중립내각구성, 비상시국회의 결성이었다. 급하면 체한다는 옛말이 맞다. 이 기자회견은 매우 중요한 시점에 이루어진 것으로써 큰 역할을 했지만, 거국중립내각구성 주장은 대중과 야당에게 정치적 목표에서, 비상시국회의라는 명칭은 대중의 힘을 모으는 조직적 목표에서, 이후 3-4주 가량 혼란을 가져왔다. 다행히 매년 늦가을 민중대회를 진행해 온 민중총궐기투쟁본부 준비팀이 있어서 급하게 촛불집회는 시작되었다. 10.29 청계광장에서 1차 집회가 있었고 참석인원은 3만명 가량 되었다.
 
기독교계는 급하게 의견을 모았다. 그간 현장에서 함께 하던 사회선교단체들 중심으로 단체 연합 성격의 ‘박근혜퇴진기독교운동본부’를 발족하였다. 발족 기자회견 및 선언문 발표는 11.8일 이루어졌다. 또한 기독인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현장에서 함께 해 오던 이웃 종교의 주요 인사들과 의논하여 ‘박근혜퇴진5대종단운동본부’를 11.10일 발족하였다. 물론 두 단체가 공식 기자회견을 하기 전인 11.5 집회부터 ‘박근혜퇴진기독교운동본부’의 깃발을 만들고 집회에 참여하였다. 이날 김경호목사(기장교사위원장)의 발언이 많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11.5 광화문에서 열린 2차 집회의 인원은 전 주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각 단체와 시민들에게 충분히 홍보되었던 11.12 민중총궐기의 날, 노동자, 농민, 빈민들은 각기 다른 장소에서 사전대회를 하고, 노농빈 이외의 모든 부문과 단체 및 개인들은 시민이라는 이름으로 대학로에 모여 집회를 하고, 종교계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청와대로 향하였다. 주최측 추산 100만명의 함성이 울렸다. 주요 구호는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였다. 이날 종교계는 ‘박근혜퇴진5대종단운동본부’ 이름으로 대형 펼침막을 들고 대열의 맨 앞에서 행진하였다. 이날 행진은 많은 언론을 통해 소개되었고, 거리로 나온 시민들에게 큰 위로와 안정감을 주었다. 이날 이후 집회 현장에서는 현재까지 5대종단운동본부의 이름으로 함께 해 오고 있으며, 각 종단별로 독자적인 기도회나 집회 등을 주최하고 있고, 연합기도회도 세 차례 함께 해왔다.
 
11.12 이후 주최단체는 ‘박근혜퇴진비상국민행동’(약칭 퇴진행동)이라는 명칭으로 정리되기 시작했고, 조직 구성과 운영방법, 주요 슬로건, 집회 및 행진을 포함한 투쟁전술 등에 관해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갔다. 그리고 전국에서 자발적인 조직들이 급속도로 만들어지며 스스로 광역단체의 결성에 나섰고, 서울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11.19부터는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전국의 집회참여자가 서울 60만명, 지방 95만명을 넘어섰고,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합류했고, 처음 시위에 나서는 시민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하는 참여자가 급속히 늘기 시작했고,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11.26 광화문 집중을 선포한 이날 집회에는 서울에만 130만명, 전국적으로 160만명을 기록하였고, 집회 및 행진의 형식이 정형화되었다. 구호는 기존 것에 더해 ‘재벌도 공범이다. 재벌총수 구속하라. 전경련을 해체하라’가 추가되었다. 11.29 박근혜의 3차 담화 이후 공이 국회로 넘어 오고 탄핵 관련하여 혼란을 겪던 정치권을, 한 방에 날려버린 12.3 집회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232만명의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날로 박근혜퇴진은 가시권에 들어 왔다. 종교계가 이를 확인해주었다. 결정적인 것은 불교였다. 12.6 조계종 총무원, 종무원을 비롯한 종단 공식조직 전체가 박근혜퇴진을 선언하였다. 이 사건은 많은 시민들에게 ‘우리가 이긴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수구세력의 대표자격으로 활동해 온 자승총무원장이 앞장섰기 때문이다. 연 이어 12.7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의 선언과 12.8 NCCK의 박근혜퇴진 선언문 발표 및 시국기도회가 있었다. 3대종교가 공식 확인을 한 것이다. 이어 국회의 탄핵가결이 12.9 있었고, 12.10 승리의 기쁨을 안고 시민들의 촛불은 계속되었다. 이날부터 시민들은 새로운 구호로 ‘박근혜정권의 적폐청산’을 강하게 주장하였다.
 
12.17 청와대만이 아니라 총리공관과 헌법재판소의 3코스로 행진이 확대되었다. 탄핵을 앞두고 12.7-9까지 국회를 압박했던 것처럼 대중은 현명하게 스스로 행진 코스를 만들어냈다. 구호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헌재는 즉각 파면하라’. 그리고 시위 대중은 올해가 가기 전 꼭 해야 할 6대 긴급현안(세월호특별법, 백남기특검, 언론관련법 개정, 성과연봉제 퇴출, 국정교과서 페기, 사드철회)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상이 큰 흐름을 중심으로 본 촛불의 진화과정이다. 큰 특징은 집회 및 시위가 매주 진행되면서 대중 스스로의 인식이 경험을 통해 급속도록 확장되고 있는 점이다. 처음에는 박근혜의 하야, 퇴진 등과 새누리당 해체에서 지속적으로 구호가 확장된 데에서 이를 확인할 수가 있다. 이제는 적폐청산과 새로운 사회 건설론으로 더욱 심화 발전하고 있는 단계이다. 이런 점에서 시민들의 촛불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농담 삼아 서로 말했지 만, 일이 되려는 지 마침 사람들이 많이 거리에 나오는 12.24, 12.31 모두 토요일인 점도 그러했다.
 
2017년 1.7, 1.14 일은 추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이 집회에 참여했고 1.21도 마찬가지였다. 2.4, 2.11, 2.18 점점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김기춘, 조윤선, 이재용 등이 구속되었다. 우병우의 구속이 목전에 와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에 대한 탄핵을 주장하는 시민들의 요구는 멈출 줄 모른다. 2.25집회는 올해들어 가장 많은 숫자의 참여가 예상된다. 지금 추세로 보면 헌법재판소는 3월 9-10일 경 박근혜에 대한 탄핵인용(파면)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물론 그전에 박근혜의 사퇴가능성도 크다) 그들도 민심을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파면 그 이후이다.
 
이번 촛불시민혁명은 주권자인 국민이 청와대, 국회 등 선출직들에 대한 유일 실재권력임을 스스로 보여주었고, 스스로 경험하며 인식한 엄청난 사건의 연속이었다. 지금 대중은 민주주의의 확대, 한국사회의 각종 적폐청산, 새로운 사회 건설에 대해 강력한 요구를 하고 있다. 이 힘을 어떻게 모아낼 것이고, 이를 통해 한국사회를 혁신하고, 정의를 세우고, 하느님 나라를 실현할 것인가의 과제가 지금 바로 우리 앞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    
 
광화문촛불집회 ⓒ에큐메니안

안성용 (박근혜퇴진기독교운동본부 공동대표)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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