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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 참 교회를 세워가는 여신도회 (롬1:16~17)

기사승인 2017.01.16  11: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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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월 15일 여신도회주일설교


1. 종교개혁과 여성
 
1) 종교개혁
 
종교개혁

오늘 우리들의 생각과 가치관을 새롭게 형성한 것은 5~6백 년 전 서구에서 일어난 개혁의 결과다. 르네상스가 서양 중세 1000년을 마감하고 새로운 근대를 시작한 운동이지만, 구체적으로 사람들의 고정 관념을 깨고 새로운 역사를 만든 것은 1517년 마틴 루터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종교개혁이었다.

그래서 역사가들은 종교개혁을 그냥 개혁(Reformation)이라고 부른다. 서구 역사에서 수많은 개혁이 있었지만 그 많은 개혁의 대명사, 개혁의 근원적인 모태를 종교개혁이라 보는 것이다.
누군가 성남에 와서 성남에 교회가 어디 있어요? 라고 물었을 때, 성남을 아는 시민이면 누구나가 ‘아~ 주민교회요? 구 시청 앞에 있어요, 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부러운 상상이다.
500년 전에 일어난 종교개혁은 서구인들에게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변화의 계기였고, 그 서구사회의 발전을 지향하는 현대 세계의 거의 대부분 나라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 카타리나 폰 보라 (Katharina von Bora)
 
루카스 크라나흐, 루터와 카타리나, 1529년
카타리나는 루터의 아내였다. 카타리나는 10살 때부터 수녀원에서 생활했다. 원래 수녀원은 경건한 신앙생활을 위한 공간인데 당시 수녀원은 사회적 은둔자나 문제 있는 여성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었다. 가난하고 버려진 여성들이 거의 감금상태에서 노동하며 살다보니 수녀원은 더 이상 수도하고 기도하는 거룩한 장소가 아니었다.

비텐베르크 성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내걸어 로마 교황으로부터 파문을 당한 루터는 성직자도 결혼할 수 있다는 요지의 ‘결혼에 관하여’라는 글을 발표하여 세상을 놀라게 했다. 수녀원에 갇혀 살던 수녀들 중 루터의 이 글을 읽고 카타리나를 비롯하여 12명의 수녀가 밤중에 몰래 생선을 운반하는 마차에 타고 수녀원을 도망하여 루터에게로 온다. 그녀 24살 때였다. 후에 12명 중 3명은 집으로 돌아가고 8명은 결혼했다. 혼자 남은 카타리나는 26세에 42세인 루터와 결혼했다. 루터는 성직자도 결혼할 수 있다는 글을 발표하긴 했지만 막상 본인이 직접 이러한 주장을 실천하기에는 머뭇거리다가 카타리나와 결혼함으로써 실현했다. 성직자가 결혼한 이 사건은 이 사건은 꽤 충격적인 것이었다.
 
카타리나 동상
카타리나는 영민하고 당찬 여성이었던 것 같다. 비텐베르크의 루터 기념관 앞에는 카타리나의 동상이 서 있어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카타리나는 루터가 당시 라틴어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는 것을 돕고, 6남매를 낳아 길렀으며, 때론 신학 토론에도 참여하여 자신의 주장을 펼쳤고, 가정 살림과 농사일을 도맡았고, 양조장을 경영하고 양어장까지 임대하여 경영하는 능동적인 여성이었다. 루터는 이러한 아내를 깊이 존중하고 사랑하면서 평생 종교개혁의 동반자로 삼았다. 세계사를 바꾼 종교개혁은 루터 옆에 카타리나라는 든든한 동반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 어머니로서의 교회
 
1) 어거스틴과 캘빈
고백록을 쓴 성 어거스틴은 서양 중세교회 1000년을 지탱한 대단한 신학자였다. 종교개혁은 이렇게 1000년 동안 이어진 교회의 방향과 행동에 대해 목숨 걸고 반대하면서 진행한 것이다. 그래서 종교개혁자들의 과제는 어거스틴과 중세 신학자들의 논리를 반박하는 것이었다.
 
장 칼뱅
그럼에도 종교개혁자 캘빈은 어거스틴의 신학 사상 중에서 ‘교회는 어머니’라는 점은 반대하지 않고 인정하였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을 은밀하게 부르셔서 안아주신다, 교회는 하나님이 우리를 안아 주시는 하나님의 품이라고 하였다. 사람이 어머니 뱃속에서 잉태되어 세상에 태어나고 어머니 품 안에서 자고 먹고 자라나듯이, 신앙적으로 새로 태어난 인간은 바로 교회의 품 안에서 보호받고 위로받고 생명을 얻으면서 성장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품, 어머니 같은 품인 교회는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오늘의 한국 교회가 어머니 품으로서의 교회 모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2) 어머니의 품 같은 교회
 
박철 작 / 엄마의 품 (http://blog.naver.com/booklover12)
초등학교 1학년쯤의 추억..
 
박철 작 / 엄마의 품 (http://blog.naver.com/booklover12)
일하는 엄마를 위해 물주전자에 시원한 물을 떠서 들길로 물심부름을 갑니다.
 
박철 작 / 엄마의 품 (http://blog.naver.com/booklover12)
갑자기 하늘이 잿빛으로 바뀌더니 멀리 행주강 쪽에서 먹구름이 몰려옵니다.
 
박철 작 / 엄마의 품 (http://blog.naver.com/booklover12)
먹구름 어둠이 내린 인적 없는 들판에 장대비가 쏟아집니다.
 
박철 작 / 엄마의 품 (http://blog.naver.com/booklover12)
비는 더욱 거칠게 쏟아지고 미끈거리는 고무신은 자꾸 벗겨지고 가슴이 조여오고 더럭 겁이 납니다. 어쩌지?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엄마를 향해 달려가야 하나?
 
박철 작 / 엄마의 품 (http://blog.naver.com/booklover12)
아이는 엄마를 떠올리며 앞으로 내달립니다.
 
한참을 달리다 멈추어 섭니다. ‘엄마아, 엄마…’
 
박철 작 / 엄마의 품 (http://blog.naver.com/booklover12)

먹구름과 비바람, 장대비가 무서워 아이는 있는 힘을 다해 엄마를 부릅니다.

 

박철 작 / 엄마의 품 (http://blog.naver.com/booklover12)
두려움에 떨며 소리를 지를 때 엄마가 작은 수로 다리 밑에서 조용히 고개를 들며 몸을 일으킵니다.
 
‘이 빗속에 집으로 내달려야지 이리로 오면 어떻게 해’
엄마는 대뜸 등짝부터 내리칩니다.
 
박철 작 / 엄마의 품 (http://blog.naver.com/booklover12)
추위에 떠는 나를 엄마가 꼭 안아줍니다.
비가 그치는 것 같고 세상이 갑자기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박철 작 / 엄마의 품 (http://blog.naver.com/booklover12)
왜 엄마한테 왔어?
응? 그럼 어디로 가?
………………………
엄마의 품에는 세상 모든 따사로움이 담겨 있습니다.
 
3) 그리운 따뜻함이여!

어린아이가 무서운 상황에서도 결국은 엄마 품으로 가는 것.
 
우리 교회가 교인들의 엄마 품 같으면 좋겠다.
 
고단한 세상 살면서 지치고 어찌할 수 없는 사람들이 찾아와서 따뜻하게 안기고 주님이 주시는 새 힘을 낼 수 있는 교회, 모순된 역사의 현장에서 의를 실현하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실망하고 방황하는 영혼들이 진정한 쉼을 얻고 새롭게 용기를 충전할 수 있는 교회, 그리스도 안에서 따뜻한 격려가 모든 허물을 덮고 거듭날 수 있는 교회, 이런 교회가 그립다.
주민교회가 이런 교회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하자!
 
3. 복음이 뭐길래!
 
1) 복음의 핵심은 사랑
 
사도 바울은 오늘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이야 예수 믿는 것이 부끄러운 것도 아니고 그것 때문에 핍박을 받는 것도 아니니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2천 년 전 밖으로는 그리스-로마의 사상과 종교가 대세이고, 안으로는 유대교 전통에 가득 차 있는 상황에서 이제 막 새롭게 시작하는 그리스도교는 사이비 집단, 비도덕적 집단, 저급한 집단쯤으로 취급받던 시대에 바울은 당당하게 외치고 있다, 난 이 복음이 부끄럽지 않으며 오히려 자랑스럽다고!
이 고백에 바울은 목숨을 걸었고 이 고백 때문에 테러의 위협에 시달렸고 매를 맞았고 감옥에  갇혔고 죽을 고비를 숱하게 넘겨야 했으며 결국 이 고백 때문에 그는 목숨을 잃었다.
그럼에도 바울은 이 복음이야말로 믿는 자면 누구든지 구원받을 수 있는 능력의 복음이라고 목청을 다해 외치고 있다. 
 
모든 사람을 구원하는 능력의 복음은 한 마디로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주셨으니 그를 믿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는 것이다.
 
의와 불의를 정확히 심판하는 공의만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정의의 원칙에 머물러 있는 유대교를 넘어서는 기독교의 하나님은 어머니 같은 하나님이다.
 
용서 받을 수 없는 자식의 죄 앞에서 엄정하게 심판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의 몸에 그 죄 값을 대신 지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 그를 구세주로 고백하는 믿음 위에 주님은 ‘내 교회를 세우겠다.’고 하셨고, 이 땅의 모든 교회들은 마땅히 이 교회의 후예들이어야 한다.
 
2) 교회의 주체로서 여성의 역할
 
어머니로서의 교회, 하나님의 절대적 사랑을 기초로 하는 교회를 이루려면, 교회 안에서 여성의 주체적인 역할이 좀 더 강화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사랑은 본질적으로 생명에 기초하며 생명은 한 생명을 자신의 몸속에 간직하여 같이 호흡하며 성장시키다가 어느 순간 몸 밖으로 탄생시키는 여성이 남성보다는 근원적으로 더 생명에 친근하며, 여성이 하나님의 절대적 사랑을 생래적으로 좀 더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을 구원하는 복음의 능력을 회복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교회 안에서 여성의 지도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원래 초대교회는 여성의 역할이 컸다. 예수님의 메시아 선교에 중요한 공헌을 한 사람들은 마르다와 마리아 자매, 막달라 마리아 등 여성들이었고, 주님이 부활하신 것을 처음 들은 사람들도 여성들이었다. 베드로 등 제자들은 이 여성들을 통해 전해들은 것이다. 초대교회도 루디아 등 여성 신앙인들의 헌신과 봉사에 의해서 날로 부흥해 갔다.
 
기장 여신도회 금식선교대회 ⓒ기장 여신도회 전국연합회
우리 교단도 소속 교회가 모두 지켜야 하는 헌법이 있는데 헌법에는 교회의 대표는 담임 목사이고, 교인의 대표는 장로로 되어 있다. 우리도 올해는 교인의 대표인 장로 선임에 대해 논의해야 하는데, 이유를 불문하고 반드시 여성 장로를 한 명 이상 세워야 한다. 교회 공동체의 의사 결정 구조에 여성 참여를 확대함으로써 보다 민주적이고 보다 생명적이며 보다 사랑에 기초한 교회, 그럼으로써 바울이 고백했던 복음의 능력을 드러내는 교회가 될 때, 종교개혁은 500년 전 사건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일어나는 현재 진행형이 될 수 있다.
 
3) 정말 교회의 개혁이 필요한 시대, 복음의 본질인 생명에 기초한 사랑의 복음, 모든 사람을 구원하는 능력의 복음을 간직하고 증언하는 교회가 될 수 있기 위하여,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더욱 뜨겁게 참 교회를 세우는데 헌신하는 여신도회가 될 것을 기대하며 함께 기도드린다.
 

이훈삼 목사 (성남 주민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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