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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신학, 남성중심적 울타리 허물어야

기사승인 2016.11.17  16: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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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신대 신대원 민중신학회, '조우가 내리는 사회'...임보라 목사 강사로 참여

“민중신학을 기반으로 한 교회가 가능한가?” 

한신대 신학대학원 민중신학회(회장 김정모 전도사) ‘조우가 내리는 사회’, 다섯 번 째 모임에서 임보라 목사(섬돌 향린교회)가 학생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한신대 신대원 민중신학회는 매주 화요일 현장의 목사들을 강사로 초청해 민중신학적 현장 목회에 대한 고민들을 풀어내고 있다.

민중신학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단순히 민중교회를 뜻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학생들은 그것이 평등, 반자본, 탈착취,평등을 기반으로 한 교회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 실재가 가능한지에 대한 물음엔 쉽게 답하지 못했다. 반대로 실제 교회들은 무엇을 기반으로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남성, 계급, 도그마, (남성의)자본, (여성의)헌신을 꼽았다. 

강의를 진행 중인 임보라 목사 ⓒ에큐메니안

임 목사는 “우리가 속한 교회가 민중신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지만, 민중신학을 기반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위의 것들을 내포하는가 생각해 봤을 때 그것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임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섬돌향린교회는 당회가 없다. 대신 목회운영위원들이 있고 그들은 대부분 50대 미만이다. 그리고 여성의 비율이 반절을 차지한다. 여타 교회들에 비해서 성 평등적이고 탈 위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여지없이 드러나는 50대 남성의 긴장은 민중신학이 그간 받아왔던 ‘남성중심적 신학’이라는 지적과 맞닿아 있다. 

임 목사는 먼저 ‘선천댁’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안병무 선생이 자신의 어머니의 삶을 담아낸 책이기도 한 ‘선천댁’은 흔히 여성신학과 민중식학의 접점으로 지목된다. 

“민중신학이 선천댁이라고 하는 ‘어머니의 몸’에서 시작한다고 했을 때 어머니가 아닌 ‘여성의 몸’에서 시작할 수는 없는 걸까 하는 고민을 늘 해 왔어요. ‘어머니’라는 이미지에는 희생과 헌신의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죠. 또 그 ‘어머니’는 가부장제 즉, 아버지에게 종속된 존재입니다. 사람들은 그런 어머니에게서 안정감을 느끼고 여성이 꼭 어머니이기를 바래요.”

민중신학마저 여성에게 덧씌운 어머니의 표상은 교회 안에서 여성에 대한 착취로 드러난다. ‘교회 여성’ 하면 대표적으로 연상되는 밥, 그리고 심방, 기도, 반주, 교사, 청소, 꽂꽂이 등 교회 안에서 여성은 끊임없이 희생하는 존재다. 임 목사는 “민중을 착취의 대상, 평등과 포용에서 배제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면 젠더와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며 “(민중신학을 공부하는) 우리가 사회선교, 현장 지향적 기독교를 이야기하지만 결국 몸담고 있는 교회는 남성, 계급, 자본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의를 듣는 민중신학회 회원들 ⓒ에큐메니안

강의를 듣던 한 학생은 “민중은 ‘한국인, 비장애인, 이성애자, 정규직, 남성 노동자’라고 느꼈다”며 최근 책을 통해 민중신학을 공부하며 절감한 ‘벽’에 대해 나눴다. 임 목사에 따르면 이것은 해체시켜야 할 울타리다. 임 목사는 “이러한 울타리를 해체시키는 작업 곧 하나님 나라 운동”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이를 위해 끊임없이 의문을 갖고 문제제기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질문은 가령 이러한 것이다. 교회 성도 중 70%는 여성인데, 왜 여성목회자 비율은 현저히 낮은지?, 성경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섬김’의 이미지에 고착화 되어 있지는 않은지?, 교회는 항상 남성인 성직자 중심이 아닌지?, 왜 아직도 강대상에 여성이 오르는 것을 반기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지?, 임신중단(낙태)은 정말 죄인지?

이러한 질문은 교회를 둘러싼 제도, 언어, 의식, 교육, 예전 등 여러 차원에서 제기될 수 있고 제기되야 한다. 그러나 교회는 질문을 반기지 않는다. 또 질문에는 용기가 필요하기도 하다. 이를 위해 임 목사는 “성적 감수성, 인권 등에 대한 감각을 함께 일깨울 수 있는 동지와의 끊임 없는 대화”와 “문제의식을 느끼고 변화를 시도하는 스스로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신대 신대원 민중신학회 모임인 ‘조우가 내리는 사회’는 매주 화요일마다 진행된다. 오는 29일(화)엔 박재형 박사(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가 강사로 참여한다. 문의는 학회장 김정모 전도사(010-5245-7460)에게 하면 된다.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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