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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

기사승인 2016.10.05  13: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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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소한 남자의 소소한 독서>

복음서는 예수에 대한 기록이다. 기독교인이 자신들 신앙고백의 대상인 예수 그리스도를 알려면 필시 복음서를 읽어야 하다. 기독교를 비판하고자 하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복음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완벽한 방법은 없다. 신학교를 다니는 것도 완벽한 해결책이 아니다. 이미 수많은 신학교 졸업자들이 복음서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음은 우리 주변에 만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정말 큰일이 아닌가? 

성서를 읽고 그 내용으로 항상 신앙공동체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다수의 신학교 졸업자들조차 그들 신앙의 근간이 되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기록인 복음서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다면 말이다. 이런 현실에서 신학교 졸업자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비신학도 출신의 “웹툰” 작가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책으로 출판되었다. 완벽히 할 수 없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복음서를 제대로 읽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한 기독교인으로서의 치열한 노력의 모범을 보여준 「마가복음 뒷조사」는 함께 읽으며 고민 할 좋은 자료라고 생각된다. 

작가가 「마가복음 뒷조사」를 작업하게 된 동기는 다음과 같다.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예수는 지극히 추상적이었다. 삶 속에서의 이런저런 신앙 경험들을 통해 직조된 주님의 이미지가, 복음서 자체에서 울리는 예수의 음성과 부딪힐 때면 그렇게 당황스러울 수가 없었다. 신앙의 대상이자 초월적인 존재로서의 예수, 복음서와 역사 속에서 한 사람으로 살아간 예수는 내 안에서 철저히 분리되어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작가는 복음서와 관련된 신학서적들을 탐독하게 되었고 그 결과물로 「마가복음 뒷조사」가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그가 얼마나 성실히 복음서와 관련 서적들을 읽었는지는 책 속에서 대번 드러난다. 

<마가복음 뒷조사>의 한 페이지

만화의 형식을 띤 「마가복음 뒷조사」는 주요 인물인 ‘하몰’과 ‘사판검사’의 대화를 중심으로 전개 된다. ‘하몰’은 예수가 예루살렘 입성 당시 탔던 나귀의 후손이란 설정이고, ‘사판검사’는 복음서에 의구심을 품고 복음서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사판검사’가 복음서를 신화로 치부하며 복음서를 고발한다는 내용으로 시작되는 「마가복음 뒷조사」는 첫 장을 읽는 즉시 향후 전개를 기대하게 만드는 흡입력을 가지고 독자들의 시선을 빨아들인다. 

이 책은 신학교에서 배우는 성서 비평 방법들을 녹여내고 있다. 본문비평, 자료비평, 양식비평, 편집비평, 사회과학비평등이 곳곳에서 사용된다. 분명 글로 접할 때 어렵게 느껴지는 내용들 임에도 불구하고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이 보아도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풀어내고 있다. 이것은 작가의 성실함이 한껏 드러나는 점들이고, 그동안 많은 기독교관련 만화들이 그 내용이 충실하지 못함 때문에 외면 받았던 것과는 분명한 차별점이다. 작가의 이런 노력의 결과는 비신학전공자들도 성서를 비평적인 눈으로 보는 것에 대한 부담 또는 거부감을 덜어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의문을 가지고 오랜 시간을 들여서 복음서를 읽고, 수 백 쪽이 되는 여러 권의 신학서적을 탐독하고 그 내용을 정리하여 글과 그림으로 녹여내는 노력을 한 이유는 결국 복음서를 성실히 읽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책을 통해서 복음서를 성실히 읽지 않음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말한다. 그것은 곧 작가 본인의 경험이기도 할 것이다. 

작가가 지적하는 문제점은 꽤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날 천국 가게 해주고 지금 내 기도를 들어주는 ‘신적 존재’로서의 예수를 원하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많은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가르침과 삶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게 되고, 십자가 사건만 알면 신앙에 별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착각하고 살아가는 현실을 꼬집는다. 

결국 이런 신앙은 현재를 외면한 기독교인들의 탄생 배경이 되었다. ‘하나님 나라’가 ‘하늘의 뜻이 이 땅에 임하는 것’임을 이야기한 복음서 속 예수의 말과 그 말을 행적으로 보여준 예수의 삶을 외면한 채 돈을 넣으면 물건을 뽑을 수 있는 자판기 같이 자신의 욕망을 채워줄 예수만을 원하는 ‘비복음서’적 신앙의 유행을 낳았다. 이는 예수가 복음서의 현재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아가던 모습과 매우 다르다. 작가는 이런 현실이 복음서를 성실히 읽지 않는 한국 교회의 풍토에서 기인함을 말한다. 

작가는 이런 경험을 토대로 자신과 같은 경험에 놓여있는 사람들에게 복음서와 그 속에서 드러나는 예수에 대해 성실히 읽어내는데 도움이 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가 「마가복음 뒷조사」에서 풀어 놓은 복음서의 역사·문화·언어적 배경에 대한 설명들과 여러 신학자들의 의견은 복음서를 성실히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서두에 말했듯이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예수 그리스도를 알기 위해서는 복음서를 성실히 읽어야 한다. 그리고 복음서를 성실히 읽어 간다면 현실에서 우리가 예수를 어떻게 믿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작가는 「마가복음 뒷조사」를 통해 이것을 말한다. 이것은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작업이며 평생 끊임없이 진행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이 작업을 진행해 나가는 사람들은 예수와 같이 현실 세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소홀히 여겨졌던 복음서를 성실히 읽는 일의 도움이 되는 자료로 「마가복음 뒷조사」는 그 역할을 훌륭히 해낼 것으로 생각된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성인까지 무리 없이 소화할 정도로 가독성이 높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이 책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정주현 (예사랑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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