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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어떻게’가 아니라 ‘무엇을’이 핵심

기사승인 2016.08.22  12: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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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정의 하루 3분 글쓰기 교실>

1980년대 표현적 글쓰기가 연구된 이래로, 많은 수의 비슷한 실험들이 시행되었다. 초기 연구들은 거의 대부분 질병으로 인해 병원을 방문한 횟수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실험의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글쓰기는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훨씬 더 강력한 치료적 도구라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20년이 지난 지금에야 겨우 글쓰기의 잠재적 영향력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생물학적 효과(면역체계, 의학적 건강 표지, 생리학적 스트레스 지표)
●심리학적 효과(글을 쓴 직후 글쓴이의 기분이 변화된다, 장기적 기분의 변화)
●행동양식의 변화(학교 또는 직장에서의 업무수행, 사회생활의 문제 처리)

- <글쓰기 치료>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자음과 모음이 모여 이루어지는 글쓰기의 종류는 내용과 형식에 따라 달라진다. 시, 소설, 에세이, 인문서, 자기계발서 등등이다. 여기에 관점이 덧붙여지면 또 다른 종류가 나온다. 묘사적 글쓰기, 표현적 글쓰기(감정적 글쓰기), 설명적 글쓰기, 설득적 글쓰기 등등이다. 이를 통틀어 두 개로 정리해보면, 하나는 밖을 향하는 글쓰기이고, 다른 하나는 안을 향하는 글쓰기이다. 물론 밖과 안은 항상 상호작용하며 나아가는 것이지만, 어느 부분에 방점을 두느냐에 따라 글쓰기는 많이 달라진다.

사람들이 글쓰기를 힘들어하거나 어려워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무엇을’ 쓰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에 많은 비중을 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은 대상이고, 어떻게는 방법이다. 대상에는 나와 타자가 있다. 방법에는 기술과 기교가 있다. 나와 타자를 열심히 들여다보면서, 내가 아는 선에서, 내가 쓸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글을 쓰면 어떻게든 쓸 수 있다. 그런데 직유인가, 은유인가, 환유인가, 대유인가, 부사와 형용사를 가급적 쓰지 말라고 하는데, 단문으로 쓰라고 하는데, 신선한 표현이 안 나오는 데 등등에 신경을 쓰면 글을 쓰기가 어렵다. ‘어떻게’에는 사회적 비교가 있고 이에 따른 등급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무엇에’ 대한 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해 ‘어떻게’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설득적 글쓰기에 해당된다. 여기서 한마디 덧붙이면 자신과도 소통 못하고 자신도 설득시키지 못하는데 어떻게 처음부터 남을 설득시키는 글에 초점을 두고 글쓰기를 시작할 것인가. 이는 너무 조급한 것 같다.
글쓰기에 매력을 느끼려면 위의 글에서 말하는 표현적 글쓰기를 먼저 해보는 게 어떨까 한다. 꾹꾹 눌러 놓았던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쭉쭉 쓰다보면 위에서 말한 몸과 마음의 치료적 효과가 나타난다. 나는 이미 경험했기에 이를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이다. 관련 학위를 따는 공부는 하지 않았지만, 그전에 밖을 보며 소설을 썼던 때와 달리 안을 보며 글을 쓰니 ‘무엇(대상)’들이 더 본질적으로 다가온다. 강단의 체계는 없지만, 글쓰기가 주는 놀라운 효과만은 알고 있다. 그 글을 한 줄이라도 쓰게 하고 싶은 마음, 그것이 현재의 내 마음이다.

오늘 좀 길었지만, 위의 책 소개를 옮겨놓는다.

“상처 입고 고통받은 경험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그저 종이에 옮겨 적는 것만으로도 정신적, 육체적인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 미국에서 가장 인정받는 심리학자 중 한 사람인 페니베이커의 『글쓰기치료』는 지금 그 자리에서 바로 연습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강력하게 준비되어 있는 글쓰기치료 지도서이다. 각 글쓰기 연습은 세상의 가치에 대한 보다 선명하고 확고한 감각을 일깨워 줄 것이며, 비록 힘들고 절망적일 때조차 삶은 여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길러 줄 것이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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